부산문화회관 재단 출범 기념 음악회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12월 6일 화요일 오후 7:30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음악저널] 12월호.
처음이라는 단어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하기에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길을 가야하는 사명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기에 의지를 불태울 힘도 생겨나기도 하며, 전문적 식견을 통한 소신적 행보를 기대하기도 한다.
내년 1월 1일이면 부산문화회관이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첫 걸음을 걷게된다. 이를 기념하여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이 펼쳐진다. 도쿄필하모닉은 일본 최초의 교향악단이다. 일본에 교향악 운동을 펼친 ‘처음’에 해당하는 교향악단이라는 의미이다. 그들의 초청음악회에는 부산문화회관의 재단법인으로서의 출발인 ‘처음’ 과 같이 비추어본다면, 아름다운 교향악단 운동의 ‘처음’으로 지금 세계무대에 이름올린 많은 일본의 교향악단을 이끈 ‘처음’의 의미를 바르게 해석하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올해로 창립 105주년을 맞은 전통있는 교향악단으로, 특히 올해 9월 지휘자 정명훈이 명예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우리나라 관객과도 친숙하다.
모든 것은 교육으로부터 시작됨을 다시 느끼게 하는 대목이 도쿄필하모닉에서도 나타난다. 1911년 나고야 시의 ‘마츠사카야’라는 포목점의 후원으로 소년음악대가 창단되었는데 이것이 시초가 되어 1938년 나고야에서도쿄로 옮긴 후에도 그 역사를 면면히 이어왔다.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오페라와 청소년음악회, 해외 초청연주회 등을 통해 그 명성을 쌓아왔으며 특히, 역사적인 오페라나 발레 무대에 서면서 일본 오페라, 발레계를 떠받쳐온 오케스트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창립 100주년이던 지난 2011년에 일본 음악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음악계에서도 새로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이번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부산공연에서는 그 이름만으로 경이로움을 불러 일으키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교육자인 핑커스 주커만(Pinchas Zukerman)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음악애호가를 만나게 된다. 또한 최근 20대의 나이에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임명되면서 화제가 된 안드레아 바티스토니(Andrea Battistoni)가 지휘봉을 잡게되어 그에 대한 부산의 음악애호가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28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휘는 물론 작곡과 저술에도 적극적인 안드레아 바티스토니는 2012년 24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리면서 ‘라 스칼라’ 오페라를 지휘한 최연소 지휘자로 음악계에 주목을 받았었다. 젊은 나이에도 수많은 국제무대의 오페라 작품을 지휘하면서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알렸던 바티스토니는 2013년 스위스 제노바의 카를로 펠리체 극장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게스트 지휘자, 2015년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 게스트 지휘자로 지명되었다. 젊은 지휘자 안드레아 바티스토니를 The Los Angeles Times에서는
“젊은 연주자들은 항상 그들이 동경하는 음악가를 한 명씩 두고 있기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주커만은 영원 불멸한 젊은 비르투오조이다. 그의 한없이 풍부한 표현력,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의 음악, 빈틈없는 테크닉 그리고 그의 끊임없는 음악가로서의 노력이 이를 반증한다. 늘 그렇듯이, 그의 음악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이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지난 수십년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기 가장 경이로운 음악가로 평가받는 핑커스 주커만은 그 이름만으로도 그의 음악이 증명되는 연주자이다. 이제는 연주자와 지휘자를 겸하고 있는 그는 2014년 런던 Royal Philharmonic Orchestra의 객원 수석지휘자로 영국에서 뿐 만 아니라 2015년 1월 플로리다에서도 그의 앙상블과 함께 연주를 가졌다. 또한 그는 콜로라도, 샌디에고, 캔사스시티 그리고 투손의 오케스트라에서도 객원 지휘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핑커스 주커만은 브루후의 대표작이자 낭만적인 선율의 매력과 화려한 연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만난다. 또한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르디의 ‘나부코’ 서곡과 거침없는 관현악의 울림과 낭만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부산문화회관 재단법인의 출범을 축하하게 된다.
정 두 환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