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완전히 버림받았다는 느낌으로 무척 괴로워한 적이 있다.
가슴은 번민으로 아팠고, 머리는 절망 속에서 뒤죽박죽이었고, 손발은 거칠게 떨렸다.
나는 마루바닥을 뒹굴고 벽을 주먹으로 치면서 울부짖었다.
두 친구가 곁에 있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거기 있었다.
몇 시간쯤 지나자 마음이 웬만큼 가라앉았다.
그때까지 그들은 거기 있었다.
그들이 팔을 벌려 나를 껴안고, 어린아이에게 하듯이,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마루바닥에 앉았다.
친구들이 마실 것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도 말이 없었고… 우리는 계속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의 경험은 내 인생에 전환점(a turning point)이 되었다.
그날 거기 친구들이 없었다면, 그 어려운 시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내게 와서, 아내가 자기를 등지고 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앞에 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는지 알 수 없었다.
실제로, 아무 할 말이 없었다.
친구에게는 말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곁에 있어주는 친구였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았고… 우리는 그렇게 말없이 앉아있었다.
문득, 그에게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묻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러나 지금은 질문할 때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때는, 아무 말 없이, 함께 침묵하고 있는 것을 겁내지 말고,
친구로서 그의 곁에 있어만 주면 되는, 그런 때였다. (지금 그리고 여기)
첫댓글 그냥 가만이 곁에 있어 주어도 좋은 그런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빕니다. .. 샬롬^^
^^위로 받고 싶을때.. 동무의 침묵과 따듯함은 거울이 되어 비춰지더라구요...^^그리고 지금, 그리고 여기서 미소짓습니다. 고마운 일이여요^^
그렇게 침묵으로 함께 해야 할 순간을 ...쓸데없는 잔소리로 더욱 아프게 하는 어리석음으로 살고 있네요...
존재 자체로 위안이 되는 분들~ 지금 여기에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