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거룩한 빛
神光이 不昧하여 萬古徽猷라.
入此門來하여는 莫存知解어다.
신령한 광명이 어둡지 않으니 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도(道)이다.
이 선문(禪門)에 들어온 이상 지해(知解)를 두지 마라.*
* 평전보안(平田普岸)의 말. ‘휘유(徽猷)’는 아름다운 도 또는 근본적인 진리, 영원히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도(道)를 뜻한다. 『景德傳燈錄』 권9 「平田普岸傳」참조.
評
神光不昧者는 結上昭昭靈靈也요,
萬古徽猷者는 結上本不生滅也요,
莫存知解者는 結上不可守名生解也라.
問者는 有凡聖出入義하니 如荷澤의 所謂, 知之一字가 衆妙之門也라.
吁라 起於名狀不得하여 結於莫存知解하니,
一篇葛藤을 一句都破也로다.
然이나 始終一解하고 中擧萬行하니,
如世典之三義也이 知解二字는 佛法之大害故로 特擧而結之하니,
荷澤神會禪師가 不得爲曹溪嫡子는 以此也라.
因而頌曰
如斯擧唱明宗旨하니
笑殺西來碧眼僧이로다.
然이나 畢竟如何오 咄!
신령한 광명이 어둡지 않다는 말은 앞에서 ‘밝디밝으며 신령스럽고 신령스럽다[昭昭靈靈]’고 한 말을 결론지은 것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도라고 한 말은 앞에서 ‘본래 생성하지도 소멸하지도 않는다[本不生滅]’고 한 말을 결론지은 것이다.
지해를 두지 말라고 한 것은 앞에서 ‘그 이름을 고수하며 지해를 일으키지 말라[不可守名生解]’고 한 말을 결론지은 것이다.
문이란 범부나 성인이나 모두 드나든다는 뜻이 있으니, 예컨대 하택신회가 “지(知)라는 한 글자는 모든 현묘한 이치가 나오는 문”*이라고 한 것과 같다.
아!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형상을 그릴 수도 없다는 것에서 뜻을 일으켜 지해를 두지 마라는 말로써 결론을 지었으니, 이 한 책의 언어문자를 한마디 말로 모두 부수었도다.
그러나 하나의 이해로 시종일관하면서 중간 중간 만행(萬行)을 들어 보였으니, 세전(世典)의 삼의(三義)와 같다.***
지(知)와 해(解)라는 두 글자는 불법에 큰 해가 되기 때문에 특별히 들어서 마무리한 것이니, 하택신회선사가 조계의 적자가 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뜻에서 게송으로 읊는다.“이와 같이 종지를 제기하여 밝혔다면, 서쪽에서 온 벽안의 스님에게 크게 비웃음을 샀으리라.”***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어떠한 뜻일까?
* 『金剛經纂要刊定記』, 『都序』등 참조.
** 세전이란, 세간에 전해지는 경전 등 각종 전적(典籍)을 가리키기도 하고, 불가에서 특별히 불교경전 외의 서적을 뜻하기도 한다. 삼의는 경서(經書)의 내용이 시(始)·중(中)·말(末)로 전개됨을 말한다.
『中庸』 「序」에서 정자(程子)가 다음과 같이 한 말에서 비롯된다.
“그 책은 처음 하나의 이치를 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중간에 수많은 사항으로 나누어 설명하다가 끝에는 다시 하나의 이치로 합해진다.”(其書始言一理, 中散爲萬事, 末復合爲一理.)*** 『證道歌頌』
頌
孤輪이 獨照江山靜하니
自笑一聲에 天地驚이로다.
밝은 달이 홀로 비추니 강산은 고요한데, 자신도 모르게 웃는 한 소리에 천지가 놀라네.*
*『臨濟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