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佛頭花)가 흐드러지게 피고 절간의 소식을 소문내려는듯 양귀비 꽃이 한들거리는 천안 태조산(목천) 도선사에 다녀왔다. 주지 스님의 호쾌한 음성으로 세상을 잊듯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속세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운듯 상쾌하다.
누구나 본인과 어울림이 충분한 종교 하나쯤 갖고 있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부처님을 만나면 참 좋다.
도선사의 부처님은 목불상(木佛像)으로 금박을 입힌 부처님을 세분 모시고 있고, 산신전에는 인자한 웃음을 가득 머금으신 산신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통나무로 된 일주문(一柱門)이 유명하였는데 수해(水害)로 지금은 일주문(一柱門) 없이 불자(佛子)들을 만나고 있다는 주지 스님 말씀으로 고찰이 아님에도 역사를 가진듯 평화로웠다.
더욱이 터를 잡을 때에 도깨비가 놀던 터를 도량으로 삼았다는 이야기에 흥미로움이 가득하여 그 자리에 놓인 석탑에 합장(合掌)을 하고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였고, 산중에 우뚝 서 계신 해수관세움보살의 위용(偉容)에 허리를 굽혀 합장(合掌)하는 나는 참 감사한 하루를 보냈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났다.
곧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이 20년 5월 30일(Am 09:30)에 열린다하니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섰다. 주지 스님의 배웅은 따뜻했고, 같이 계신 지정스님은 연신 안전을 말하는 통에 속도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