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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비라도 봄비라면 운치가 있는듯 합니다. 다들 바쁜 오월이라서 인지, 보슬비탓인지 단촐한 25명의 식구들이 대구 비슬산으로 향합니다. 진달래평원을 한번쯤은 만킥하고 봄을 보내는게 계절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모처럼 산행에 나섰다.
대구쪽이 가까워지자 양옆에는 하얀 송이를 달고 이팝나무가 반긴다. 파릇한 신록들은 여름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그 밑으로 보리밭이 끝 없이 펼쳐져 보인다.
3시간 반가량을 달려 대구 달성 애미고개에 도착. 오늘은 비슬산 휴양림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대견사지- 참꽃 평원 - 비슬산 - 유가사쪽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한다
흐드러져 가버린 벚꽃보다 더 부지런하던 노란 민들레 친구들인 노랑제비꽃들과 산괴불주머니, 양지꽃들이 노란 웃음으로 맞아준다.
제법 가파른 길에 늘어선 침엽수림을 한시간 반가량 지나자 괴암괴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절은 허물어지고 빈터만 남은 대견사지터이다. 그래도 삼층석탑과 마애블상 우물등이 명백을 유지하고 있고 암괴류와 애추, 토르가 유명하다고 한것처럼 괴암괴석이 여기저기 보인다 .
이곳을 지나 건너편으로 넘어서자 거대한 꽃다발을 한 아름 만들어 하늘에 바치고 있는듯한 진달래평원이 펼쳐져 있다. 햇살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끝없는 분홍빛 꽃다발에서 풍기는 달콤함은 향기롭다 진달래 꽃잎 하나 따서 입에 넣어본다.
황홀한 광경에 넋이 나간듯 올려다본 비슬산은 운무를 걸치고 아름다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기상관측소이나보다
진달래에 취해 인증샷도 날린다
1시간 20분가량을 연분홍에 취하며 비슬산에 오르자 가을의 절경인 억새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돌고 도는 자연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흘러 오늘에 이르렀을것이다.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 (琵)나 거문고 (瑟)을 타는 모습이라고 해서 비슬산이라고 한다는 최고봉은 1084m의 대견봉이다. 햇살이 미안한지 잠시 잠시 얼굴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유가사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이다. 잠시 쉬어가라고 그루터기가 기다리고 있다.
1시간 30분가량을 내려오자 조성하고 있는듯한 거대한 시비들이 보인다.
그 아래로 보이는 절이 유가사이다. 신라에 증축되었는데 암석모양이 마치 부처의 형상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한다
그 아래로 자리잡은 유가사는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연등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애추와 토르를 주워 만들었는지 돌탑들이 웅장한 모습으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우린 돌도, 돈도 왜 쌓기를 좋아하는지.. 하늘에 닿고자 하는 욕심이 아닐까.
유가사 입구이다
정성들여 준비해주신 하산주를 먹고 6시에 떠났지만 집에 오니 10시이다. 또 이처럼 곱고 예쁜 계절인 봄날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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