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B48F395EFBF40232)
16세기 호남사림을 이끈 소쇄옹 양산보가 은둔하고 있는 소쇄원이다.
마치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고개를 내밀고 내닫고 있는 그 뒷산의
그 기세가 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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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보가 머물던 제월당(霽月堂)에서는 봉황의 움직임이 보다 선명하다.
산봉우리는 봉황의 등이라고 했다. 양쪽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의 모습이다.
그 봉황은 고개를 쑤~욱 내밀고 기세 좋게 힘차게 내닫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937415EFBF74C32)
봉황의 둥지에 해당하는 지점에서 바라본 뒤산(主山)이다.
그 산의 정상에서 봉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날개를 폈다.
머리 고개 등이 힘차게 움직이며 둥지로 기세 좋게 찾아드는 형국이다.
봉황의 둥지에 소쇄원이 안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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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에서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여기는 그 옛날 냇물이 넘실 거린 곳이라고 했다.
그 내(川)를 메워 새 길을 냈다. 그 옆 작은 내는 그대로 뒀다.
이 진입공간은 양명(陽明)한 양(陽)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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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 길은 오른쪽의 냇물과 함께 오다 꺽이고 있다.
그 냇물을 건너야 다른 공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궁궐이나 사찰 왕릉에서 만나는 금천(禁川)이다.
이 금천은 신성한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소쇄원 앞 냇물 위에 다리, 금천교가 있다.
금천교를 건너면 비로소 ‘신선의 세계’ 소쇄원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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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陽)의 세계에서 금천교를 건너 새로운 세계로 들어섰다.
대나무 숲 죽림(竹林)이 객(客)을 새로운 선계(仙界)로 인도하고 있다.
좌우의 울창한 죽림(竹林)은 또다른 음(陰)의 세계다. 그 음(陰)의 터널을 지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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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竹林) 그 음의 세계를 빠저나오면 새로운 양(陽)의 세계다.
스승 조광조를 잃고 실망과 분노를 삭히고 삭히며 낙향한 양산보다.
그는 고향에서 은둔(隱遁)하며 새로운 이상세계를 꿈꾸고 기다렸다.
그 기다림의 소쇄원이다.
1만4천 평의 굴곡진 산자락에 자연미를 그대로 살렸다. 그곳에 축대를
켜켜이 쌓아 정자를 들였다. 선비의 표상인 대숲과 송림이 어우러진
동산으로 가꾸었다. 그리고 철따라 꽃을 피우는 화초를 가득 가꾸어
봉황이 찾는 이상세계를 꿈꾼 곳이다.
그곳은 조선의 선비들이 꿈꿨던 그 풍류(風流)가 넘치는
신선(神仙)의 세계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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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풍류(風流)는 가히 일품(逸品)이다.
“풍류는 한 마디로 멋이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의 미(美)의의식이 바로
풍류와 멋이다. ”
-유동식 연세대 명예교수(신학)
풍류나 멋은 영어로는 표현할 수 없다.
여러 사람들이 영어로 표현해 보려고 애를 썼다.
제 맛을 내지 못했다. 그냥 멋 풍류라고 하는 게 옳다고 했다.
고운 최치원은 풍류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고유의 현묘한 도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 한다."
(國有玄妙之道 曰風流)
우리나라에는 고유의 오묘하고 심오한 도(道)가 오래 전부터
내려왔는데 그것이 바로 풍류라는 것이다. 옛 조상들은 이 땅에
유교나 도교 그리고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그 풍류를 만끽하였다.
이 풍류는 유교와 도교 불교의 종지(宗旨)를 다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풍류는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종교나 신앙 등 정신세계의 미(美)의식을 포함한 풍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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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는 바로 한이다.
한은 우리 한문화의 키워드다.
한은 ‘하나‘이면서 ’크다‘는 뜻이다.
풍류는 하늘과 사람이 하나로 되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을 추구한다.
소쇄원은 음(陰)과 양(陽)으로 공간을 조화 배치하면서 천인합일(天人合一)
그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신라 때 고승 의상은 일갈한다.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하나가 있다.“
(一中一切多中一)
그는 또 “먼지 한 톨에 우주가 다 들어있다
(一微塵中含十方)“고 말했다.
또 이런 겁나는 말도 했다.
“찰나의 순간이 영원한 겁이다.”
(一念卽是無量劫)
찰나(刹那)는 아주 짧은 순간이다.
1찰나는 75분의 1초다.
여기 명주실 양끝을 팽팽하게 당긴다.
잘 드는 칼로 그 실을 끊었다.
그 실이 끊기는 순간이 64찰나다.
겁(劫)은 상상 밖으로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사방 1m의 쇠 덩어리가
있다. 1백년에 한 번씩 선녀가 내려와
실크로그 쇠 덩어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쇠 덩어리가 다 달아서 없어지는
그 시간을 한 겁(劫)이라고 했다.
그 찰나가 바로 겁(劫)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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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보가 처음으로 지은 소정(小亭) 소쇄정이다.
소쇄정은 사방 한 칸의 초가를 올린 소박한 정자다.
계곡에 축대를 쌓았다. 그 축대를 대봉대(待鳳臺)라고 했다.
선비들이 꿈꾸웠던 이상세계를 봉황으로 여기고
그 봉황을 기다리는 곳 대봉대(待鳳臺)를 쌓은 것이다.
그 대봉대 위에 소쇄정을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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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 사람들은 소쇄정을 아예 대봉대(待鳳臺)로 바꿔불렀다.
待鳳臺, 봉황을 기다리는 , 그 봉황을 맞이하는 정자라고 했다.
봉황은 스승 조광조와 같은 군자를 뜻하고 유교의 이상세계를
의미한다고 했다.
산과 물 흙과 돌 나무와 꽃,
그대로는 산은 산이고 물은 그저 물이다.
흙도 흙이고 돌도 단지 돌일 뿐이다.
나무와 꽃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인간도 그저 인간일 뿐이다.
그 산수 간(間)에 정자를 들인다.
그러면 아주 달라진다.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고 연결되는 그런 공간으로 바뀐다.
정자가 들어서야 비로소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는
인문화공간이 된다.
그 산수(山水) 간(間)에 정자 소쇄정이 들면서
계곡과 그 물 나무와 꽃 새와 바람이 제각각에서
이제 인간과 소통하는 벗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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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공간 소쇄원은 흙 담이 새로운 세계를 인도한다.
높고 육중하고 위압적인 담은 아니다. 둘의 공간으로
엄격하게 나누는 담도 아니다.
정작 안과 밖을 봉쇄하는 문은 없다.
문다운 문이 없는 소쇄원이다.
문은 담이 뻥 뚫려 생긴 공간을 말한다.
다른 문처럼 나무나 철판 돌판으로
그 공간을 막아 문으로 설계하고 있다
오른쪽은 외부세계 바로 자연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이 내부의 세상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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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곳곳에 끊겼다.
담 한 곳에 오곡문이 있다.
그래서 소쇄원에 문은 있다고 한다.
담은 안과 밖, 자연과 인공을 구분하고
더러운 것, 세속적인 것과 깨끗하고 성스러운 것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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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으로 자연과 인공, 안과 밖이 차단되지는 않는다.
담 하나를 두고 교류는 무한히 계속되어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안과 밖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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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은 바로 그런 곳이다.
제월당(霽月堂)은 양을 받아들이는 전형적인 음(陰)의 공간이다.
이는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이다.
주인이 거처하면서 학문에 몰두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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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은 아래 있는 광풍각(光風閣)과 대비된다.
광풍각은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으로 손님을 위한 사랑방 역할을 했다.
계곡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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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향한 호남의 사림 양산보가 그 시인묵객들과 함께 벗 삼아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음풍농월 하면서 자연과 소통하고 호흡하던
소쇄원이다. 소쇄처사 양산보는 음(陰)과 양(陽)이 어우러지는 이곳에서
천인합일의 정신을 키우며 그 봉황(鳳凰)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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