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짝쿠빨라[Cakkhupaala]
사왓티의 자산가인 마하수완나에게 두 아들이 태어났다.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마하빨라, 작은 아들에게 쭐라빨라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부모가 죽자 두 아들은 재산을 물려받았다. 붓다께서 제따와나에 머물 때 형 마하빨라는 붓다의 법문을 듣고 동생에게 가서 말했다.
“아우야, 이 집안의 모든 재산은 살아있는 것이든, 살아있지 않은 것이든 모두 너의 것이다. 네 마음껏 즐기고 누려라.”
“그러면 형님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나는 출가할 것이다.”
동생은 형의 출가를 막으려고 설득했지만 형의 결심을 돌리지 못했다. 마하빨라는 출가하여 5년의 기초과정을 이수한 후 60명의 비구와 함께 수행하기 알맞은 장소를 찾아 떠났다. 그들은 국경지방의 숲에 정착했다. 근처 마을 사람들이 적극 후원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뭇잎으로 꾸띠를 짓고 수행에 매진했다.
마하빨라는 장자불와(長坐不臥, 절대 눕지 않음) 수행에 들어갔다. 그렇게 용맹정진하던 중에 눈병이 생겼다. 의사는 그에게 안약을 처방해주었다. 안약은 누운 상태에서 눈에 넣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장자불와를 멈추지 않았다. 의사는 누워서 약을 넣어야 한다고 계속 권고했지만 그는 의사의 말을 무시했다.
‘눈이 중요한가 깨달음이 중요한가? 시작을 알 수 없는 옛적부터 윤회하면서 눈이 없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수많은 붓다께서 지나가는 동안 단 한 분의 붓다도 만난 적이 없었다. 이제 붓다를 만났다. 그리고 이번 안거 동안 절대 눕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눈이 없어지더라도 내버려두리라. 오직 수행만 생각하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하며 통찰지를 발전시켜 나아갔다. 마침내 그는 눈이 멀어버린 것과 동시에 모든 번뇌가 부서져 나갔다. 그는 순수 위빠사나로 아라한이 된 것이다. 이후로 마하빨라는 비구들을 가르치고 훈계했다. 그래서 안거가 끝나기 전에 모든 비구가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안거가 끝나고 비구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마하빨라 장로를 부탁하고 붓다에게 보고하기 위해 사왓티로 출발했다.
비구들이 사왓티에 도착했을 때, 쭐라빨라가 사원으로 와서 형을 찾았다. 비구들은 형이 맹인이 되어 함께 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쭐라빨라는 형을 모셔오기 위해 조카 빨리까를 보내기로 했다. 비구들은 재가자가 혼가 가기에는 위험하므로 사미계를 주어 가사를 걸치고 가도록 했다. 사미가 국경지방에 도착하여 마하빨라 장로를 모시고 돌아오는 도중에 한 시골의 숲에서 처녀의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사미는 장로를 길가에 기다리게 한 후 숲으로 들어가 처녀를 겁탈했다. 장로가 생각했다.
‘방금 여인의 노래소리가 들려왔고 사미는 간 지 오래되었다. 사미가 음계를 범한 게 틀림없다.’
사미가 일을 끝내고 돌아와 장로의 지팡이를 잡으며 말했다.
“이제 가시죠.”
“사미여, 너는 계를 범했느냐?”
사미는 후회스러운 마음이 몰려오자 가사를 벗어 팽개쳐버리고 속복으로 갈아입고서 말했다.
“스님, 저는 이제 다시 속인이 되었습니다. 제가 신심이 있어서 출가한 것도 아니고 단지 여행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자, 이제 가시죠.”
“속인이건 사미건 천박한 자는 천박한 자다. 형제여,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게나. 나는 여기 쓰러져 죽더라도 사악한 자에게 나의 지팡이를 잡게 하지 않겠네.”
장로는 이렇게 말하며 게송을 읊었다.
아아! 나는 눈을 잃고
험한 길을 비틀거리며 걸어왔네.
하지만 차라리 여기서 쓰러져 죽을지언정
악한 자와 함께 가지 않으리.
사미는 자신의 큰 죄를 저질렀다고 후회하며 숲으로 사라졌다. 이때 장로의 공덕의 힘으로 삭까천왕(도리천왕)의 홍옥보좌가 뜨거워졌다. 삭까는 천안으로 세상을 둘러보고 하늘에서 내려와 장로의 지팡이를 잡고 사왓티로 인도했다. 이후로 마하빨라 장로는 쭐라빨라의 보호를 받으며 제따와나에서 남은 삶을 보냈다.
*이 이야기는 법구경 게송 1번 주석(법구경이야기 1권 P111)에서 매우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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