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파출부로 일하시며 노숙자들을 섬기는 어머님에 대한 아들의 글을 실어봅니다. 사업에 실패해 도망자가 되어 노숙자로 살아가던 아버님이 머물던 곳... 그곳이 노숙자들의 식사 자리였는데 자기 아이를 그 자리에 데리고 가는 어머님을 나무라니...
추워지는 날씨, 우리 모두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계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노숙인들의 식사 자리’
어느 집사님의 간증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만 해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를 맞게 되었고 그 이후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하셔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채권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렇게 힘겹던 시간이 지나고, 저는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무료 급식소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데 때로는 저희 아이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 중에 노숙인도 있다 보니
혹여나 저희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왜 그런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냐고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명절날, 어머니는 당신이 봉사하는 곳으로 저를 데려가셨습니다.
구석진 자리에 저를 앉히시고, 식판에 밥을 떠 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거기가 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자리다. 사업이 망하니까 친척도, 친구도 모두 네 아버지를 버렸는데 유일하게 네 아버지에게 따뜻한 식사를 줬던 곳이 여기야. 난 여기서 식사를 하는 이 사람들을 보면 너희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아프구나."
전 울컥하는 마음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가끔 어머니를 따라서 자원봉사를 하러 나가곤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더욱 외롭고 배고프고 추운 이웃들이 눈에 보입니다. 그동안 받은 수많은 은혜를 기억하며 이웃들에게 그 사랑을 나눠주고 살겠습니다.
[마태복음 25:40, 45]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노숙인이었던 분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독거노인이었던 분도 없습니다. 그들 모두가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가족들입니다. 작은 민들레 홀씨가 퍼져서 민들레 밭을 이루듯, 믿는 우리들의 작은 손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하고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