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한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쏜살같이 어디로
사라진 것이다.
일본하면 청결하다는 선입 관념이 있는 외국인에게
는 실망을 줄 수도 있는 사건이었지만 순식간의 일이라
넘어 가기로 한다.
일본 내에서는 호불호가 나뉘어 진다고 하고 중산층
이상의 일본인들은 가길 꺼린다는 잡화점의 일종인
‘돈키호테’는 외국인들에게는 인기가 많은데 여권만
제시하면 부가세 10%는 면세가 된다.
일본에서 위스키를 사 오면 항공료는 빠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반값 정도에 각종 위스키를 살 수 있으니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나도 3병이나 돈키호테에서
사 왔다.
‘금각사’는 교토 여행의 필수 코스중 하나이다.이 금각사의
사리전은 1950년 정신병을 앓던 그 절 스님의 방화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가 3번의 복원 공사를 거쳤다고
하는데, 사리전 상층 부분의 지나친 금박이 좀 부담
스럽게 보인다.아름다운 연못과 잘 정돈된 정원이 없었
더라면 직업 여성이 천박하게 입술를 심하게 바른 모습
이 될 뻔하였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동아 일보에서 무릅을 꿇은 채 배에
붕대를 감고 일본 단도로 자신의 배를 찌르려고 하는
머리를 짧게 깍은 남자의 사진을 보았다.
대학생이었던 형에게 물어 보니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
오’라는 것이었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면서 내외신 기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할복자살을 하였다고 한다.
어린 마음에 왜 소설가가 소설만 쓰면 되지 저런 데까지
관심을 가질까?
형은 너는 아직 어려서 모른다고 하면서 자기는 ‘사상계’
잡지에 이 미시마 유키오 할복에 대한 소고까지 보냈다고
하였다.
비록 사진이었지만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조금도
두려움이 없이 보이는 모습이 내가 알지 못하는 세
계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은근히 그를 그때부터
존경을 하게 되었고 훗날 그의 작품 ‘금각사’까지
찾아서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미시마 유키오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이 될 정도의 일본
문학계의 거봉이었다.
정신병을 앓던 스님의 금각사 방화 사건은 미시마 유키오
에게 일본적 유미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설 ‘금각사’의
모티브가 되었고,이 소설때문에도 교토의 금각사는 관광 필수
코스가 되었다.
하지만,
빠리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꼽추 꽈지모도와 아름다운 에스
메라다를 찾을 수 없었던 것 처럼
금각사에도 말더듬이 학승인 미조구치도,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처녀 우이꼬도 보이지 않았다.
완전한 아름다움,행복,사랑 등은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반찬을 리필해도 추가 요금을 받지도 않을 뿐 아니라 반찬
가짓수도 많은 한국 음식을 일본 사람들은 좋아 한다고 하
는데,간결하면서도 정갈한 일본 음식 문화도 좋은 것 같다.
유명 맛집의 라멘이나 장어덥밥,규카츠,와규 등은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수년 전 토쿄 츠키지 시장의 유명 초밥집에 아침 6시에 도
착하였는데 대기 손님이 너무 많아 그 식당은 포기하고
다른 식당을 이용한 기억이 있다.
혹시 부평 시장의 ‘깡돼후’ 식당에 가 본 분이 있다면
그걸 상상하면 된다.
‘깡통 시장의 돼지고기 후라이드’를 줄여서 ‘깡돼후’라고
하는데 양념한 돼지갈비살을 튀김가루를 묻혀서 치킨처
럼 튀겨 낸 음식인데 가격도 적당하고 중독성이 있어
문전 성시를 이룬다.
일본에서 맞는 설날 아침이다.
객실 테이블에 엊저녁에 편의점에서 사 왔던 음식 몇
가지를 올리고 햇살이 드는 창문에 지방을 붙인 다음
제사를 모셨다.
교토역에서 간사이 공항행 특급 열차인 하루카 플랫폼
을 혼동하여 예매한 기차를 놓쳤다.표를 다시 끊어야
하나? 걱정하면서 역무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표를
다시 끊지 않고 다음 하루카를 이용할 수가 있는데
지정석이 아닌 자유석에만 탑승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하여 수평을 잡고 좀 나는구나 생각하면
벌써 부산이다.
반값에 사온 위스키로 친구들에게 생색을 한번 내야
지 하는 생각에 또 즐거운 내일이 기다려 진다.
첫댓글
일본 문화의 면모를 잘 보여주시는 글입니다
한국과 비교한 부분부분들
조리있게 섭렵하신 글이
제게도 낯설지 않음은
저도 교토에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Rotary Club 주관 하에
학생들 인솔하여(Littlerect)
함께 가서 짧은 1박 2일 다녀 왔지요
식당에서는 1인 1식으로
김도 나왔는데
너무 작게(약간 치사하단 생각 ㅎ)나와서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막 나가려는데
동방불패님 글이 올라와 급속 접속했습니다
한 주간도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홧팅!
하시옵기를 바랍니다
암튼 동방님의 글을 읽으면 실감이 납니다.
저도 일본에서 친구들과 갔다가 친구들이 면세 물건으로 위스키를 사는데
저는 "소주 한병" 과 "위스키 한병" 을 두고 공짜로 가지래도 소주파입니다.
내가 안 산다고 하자 친구들이 자기 몫으로 사서 내가 3병을 가지고 통관.
일본에서는 밥 한공기를 더 달라고 했더니 돈을 더 내라고 하고 반찬은 걍 주는 문화가 이상했고
사찰도 우리 사찰과는 전혀 다른 즉 두발이 긴 승려도 있었고 절을 할 때도 박수를 치고....
글 자미(?)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