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경기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자기 팀이 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족구에서 서로 겨루는 두 팀의 실력이 막상막하인 경우,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서브에 달려 있다.
대부분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겠지만,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을 위하여 이 문제를 토론해볼까 한다.
통상 족구 경기에서 승패를 결정 짓는 득점율은, 공격에 의한 득점이 70 %, 상대방의 실수에 의한 득점이 30 % 정도가 된다.
공격수의 공격이 날카로워서 어떤 수비수라도 실점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실점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느 팀에서든 간에,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 실책(자책 골)이나 수비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 하겠다.
공격수는, 자기 팀에 점수를 벌어들이는 임무를 부여받은, 꿀벌의 세계에 비유하여 예를 들자면, 일벌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공격을 감행하다 보면 공격 실점이 나오는 것도 불가피하며 공격 실책이 나오더라도 이해된다.
실책이 두려워서 공격을 포기하거나 주저하는 공격수는 자격의 없다.
물론, 공격으로 얻는 득점수보다 공격 실점이 더 많은 선수는 공격수로서 자격이 미달이므로, 이 문제는 본 토론에서는 제외한다.
또한 수비 실수 역시 불가피하게 매 경기마다 수시로 발생하게 마련이며, 특정 선수가 수비 실수를 했다고 탓할 일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여도 기량이 부족하여, 아니면 판단 착오로, 혹은 동작이 다른 선수보다 느려서, 이런 저런 이유로 실수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마련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고 나 역시 수비 실수를 하기 때문에 동료의 수비 실수도 허용되고 관대하게 용서되어야 하며 탓해서는 아니 된다.
누구도 수비 실수를 하고 싶은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수 중에서 서브 실수만은 경우가 다르다고 할 것이다.
서브를 넣는 선수는 자기 팀 전체를 대표하여 서브 실수가 가장 적으면서도, 이에 더불어 그 서브가 상대방 리시버를 흔들어서 좋은 셋팅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방해하여 결국 상대방 공격수가 강력한 공격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 서브 수의 1차적 임무이다.
그런 와중에 운이 좋으면 덤으로 서브 자체가 득점으로 연결되면 더욱 좋고 말이다.
서브를 잘 넣는 선수란 바꾸어 말하면,
첫째 : 서브 실수가 4 명 중 가장 적으면서도,
둘째: 가능하면 빠르고 날카로운 서브를 넣을 수 있는 선수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서브 수는, 4 명의 선수 중에서 가장 날카로운 서브를 넣을만한 기량을 보유한 선수 중에서 실수가 가장 적은 사람을 전담 서브수로 지정하여 그만이 독점적으로 서브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서브 요령이라고 할 것이다.
기분에 따라서 그 때 그 때 아무나 서브를 넣어서는 좋은 경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어떤 팀은, 실수가 가장 적은 최상의 서브 수가 넣어야 하는 원칙을 무시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아무나 넣는 팀도 없지 않다.
아니면, 위 두 가지 조건을 가장 충족하는 선수가 아니라 팀 내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누군가가 독점적으로 서브 권을 행사하는 팀도 있다.
서브를 가장 안정적으로 넣는 사람이 아니라 독선적으로 나서서 서브를 넣는 사람의 서브도 그 자체로 날카로울 수는 있다.
이런 선수들은 주로 안전 서브를 넣기 보다는 발코로 강하게 차는 강서브를 선호하며 가믐에 콩이 나듯이 서브 득점도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발코로 날카롭게 차는 강 서브가 발의 옆 면으로 차는 안전 서브에서 보다는 서브 득점력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지만 발의 옆면으로 차는 안전 서브보다 발 코로 차는 강 서브에서 서브 자책점이 나올 가능성은 서브로 득점할 가능성보다 일반적으로는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순전히 서브 실력에 의하여 뽑히지 않고 독선적으로 서브권을 행사하는 서브 수가 한 게임에 서브 공격으로 1 득점을 하는 반면, 서브 에러로 2 실점 이상을 한다면 이 서브 수는 전담 서브 수로는 부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강 서브를 넣으면서도 서브 실점이 서브 득점보다 적은 극히 선천적으로 타고난 예외적인 서브 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강 서브로 인하여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사람은 강 서브를 넣어서는 아니 되며, 아니 이런 사람은 서브 수로 나서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 줄 알면서도 현실에서 보면 서브 실수가 많은 사람이 서브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도록 방치하는 팀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서브 1 득점에 2 실점은 그나마 봐줄만 한데, 어떤 경우는 한 게임에서 서브로 3 실점 이상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서브 실수로 인하여 자책점이 1 개 세트에서 2~3 개씩 빈발함에도 무모한 서브가 반복 허용되는 이유는, 서브 자책점이 나올 때 마다 팀 워크 손상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의 사기가 얼마나 저하되는지에 대하여 서브 수가 무신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선수에게 서브 에러를 반복하도록 방치하는 것일까?
어느 동호회든 간에 이런 폭탄은 있게 마련이고 이런 불발탄을 제거하고 싶지만, 서브 실수를 빌미로 특정 선수에게 서브를 넣지 말라고 하면, 이에 선선히 호응하여 서브 권을 동료 선수에게 양보하기 보다는 조언을 무시하거나 반발하고 제지하는 동료를 적대시 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다 조언에 수긍하여 한 두번은 서브권을 동료에게 양보했다가도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금방 다시 나쁜 버릇에 길들여진 그 선수가 다시 서브권을 찾아와서 넣으면서 자책점을 양산한다.
서브 에러가 많은 선수일수록 자신이 서브 실수를 하고 나면 금방 후회를 토로하지만 그렇다고 실점을 양산하는 나쁜 서브 습관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냥 서브 실수가 나올 때 마다 후회의 자책을 넋두리처럼 반복할 뿐 결코 시정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나머지 동료 중에서 이런 폭탄에게 서브를 넣지 말라거나 안전 서브로 넣으라고 조언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자꾸 제지할 경우, 잔소리로 받아들이고 조언을 하는 선수를 적대시하기 때문에 쉽사리 조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괜한 소리를 해서 나 혼자 동료와 척 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속으로는 분노를 삭이면서도 입에 자물쇠를 채워 버리는 것이다.
강 서브를 넣어서 서브 실수를 빈발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을 안면 몰수하고 강 서브를 왜 고집하는 것일까?
그런 사람의 심리 기저에는 세 가지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는, 열 번 서브 실수를 하더라도 어쩌다 한번 서브 득점했을 때의 희열이 뇌리에 더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선수가 획득하는 서브 득점을 허황한 꿈을 꾸다가 당첨된 로또 득점이라고 부른다.
둘째는, 다른 동료도 서브 실수를 하는 데 내가 하는 서브 실수만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는 이기적인 자기 합리화이다.
셋째는, 모든 공은 나만이 주도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무모한 독점욕이다.
공격 실점이나 수비 실점도 어차피 점수를 뺏기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왜 유독 서브 실수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는 것인가?
에러가 많은 서브 수가 서브를 전담하지 않았다면 실점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즉 사전에 예방 가능한 실점이기 때문에 서브 실점을 용납하기 어렵고 안타까워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서브 실책이 적은 사람이 팀내에 있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선수를 활용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서브 자책수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다.
강서브로 서브 실수를 반복할 경우 이런 선수를 혐오하는 이유는, 그 선수 때문에 경기에 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두 점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어디 한 두 번 뿐이겠는가 !
서브 실점만 없었다면 능히 우리가 이긴 경기인데 서브 실점때문에 석패하는 현상은 다반사로 발생한다.
서브 실점이 반복되면, 동료들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수비하거나 공격하여도 서브로 허망하게 실점해 버리는데, 나라고 실점했다고 대수냐는 생각으로 대충 경기에 임하게 되는 것이 인간 심리이다.
선수들에게 이런 부정적 마인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 그 팀이 승리하는 것은 어려워 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 번의 서브 실수는 단순한 1 실점이 아니라 1.5 점 이상의 역효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 선수가 넣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강 서브를 넣지 않았더라면 발생하지 않을 실점이기 때문이다.
각 팀에서 서브 수로 나서는 선수는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
서브 수만이 져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자각하고, 동료들은 서브 수에게 실점하지 말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