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6.(토)
새해 첫 번째 맞는 정기라이딩은 남원 만행산을 다녀왔습니다.
용평제주차장에서 최단거리로 알려진 경로로 정상 찍고 하산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길래 제법 넓은 주차장이다.
만행산 안내도, 기우제단, 쉼터, 화장실, 용호정 등이 눈에 들어온다.
남원지역에 가뭄이 들면 남원 부사가 이곳에 와서 천황봉 천신에게 기우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용호정은 어느 선생님이 소풍하러 갔는데 비가 와서 학생들이 비를 맞아 그 이후 사재를 털어 정자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텅 빈 주차장은 날씨만큼 썰렁하다.
용평제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만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보현사인데 짧은 거리로 천황봉에 오르기 위해 오른쪽의 너적골로 진입한다.
만행산(909.6m)은 원점회귀가 가능한 산이다.
초반부터 가파른 포장 임도는 1.2km 이어진다.
임도 초입은 완만한 경사인 것 같아 만만해 보였다.
그런데 잠시 후 느닷없이 체인이 끊어졌다.
해이해진 마음에 경고라도 하듯 날벼락이 떨어졌다.
다행히도 비상시 가지고 다니는 체인링크가 있어 분리된 체인을 연결할 수 있었다.
만만하게 봤던 포장 임도는 고도가 높아갈수록 경사도 더욱 가팔라졌다.
급기야 등에서 송골송골 맺히는 땀이 나서 바람막이를 벗어버리고 오르막과 한판 대결을 벌였다.
헉헉!!!
“새해에는 황홀한 일출,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여름은 시원한 계곡과 녹음,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상고대가 산꾼들을 부른다”
특히 새해 일출 소망을 빌기 가장 좋은 산으로 알려졌다.
남원에서 지리산을 제외하고 많은 이가 만행산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인근에 사시는 세 분은 자주 찾는다고 하며 주차도 임도 끝까지 올라와서 했다.
곧이어 우리 뒤를 따라 올라온 목포산악회원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보듯 두 대의 차량이 하산할 때는 다섯 대가 되었다.
전북100명산은 등산객을 만나기가 드물었는데 만행산에서는 여러 팀을 마주쳤다.
포장 임도 끝에서 이어지는 산길은 메주보다 크고 작은 돌덩이가 깔린 너덜길이다.
짧은 거리로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가파르다는 것이다.
곧이어 갈림길이 나왔다.
천황봉으로 바로 가는 왼쪽 길로 오른다.
오른쪽은 작은천황봉을 거쳐 가는 길인데 조금 더 험하지만, 명품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중간에 쉼터가 있습니다.
쉼터 뒤로 보이는 임도가 아름다워 보입니다.
멜바를 할 게 아니라 저런 임도를 타야 하는데 그저 헛웃음이 나오네요.
100미터.
끝까지 자비가 없는 산을 이제 다 올라왔네요.
사전을 찾아보니 만행(萬行)은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닦는 온갖 수행”을 뜻하는 불교 용어라고 합니다.
“여행은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여행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낯선 곳에서 유영하며 진정한 나를 만나는 수행의 하나가 아닐까요.”
40여년간 150여개국을 순례한 어느 스님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겨우 80차 자전거여행을 하는 라이더와 잘 어울리는 만행산이 아닌가 합니다.
의식. 20번 남았네요.
산 아래 포장 임도 끝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인근에 사시는 세 분.
정상에서 만나면 자전거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부탁하셨죠.
헬멧까지 빌려쓰시고 멋지십니다.
탁트인 조망.
올라갔던 길을 따라 그대로 내려와서 보현사에 잠깐 들렀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체인 끊어지고
버너는 고장나서 점심 못 먹고 내려왔던 만행산
천황지맥 마루금에 있는 100명산
예상보다 수월했던(?) 80차 만행산~
수고하셨습니다^^
끊어진 체인
고장난 버너에도
챌린지는 계속되는군요. 멈추지 않는 대단한
열정들에
응원을 보냅니다.
으랏차차~~~
버너고장! 그 난감함이 어떨지 궁금해유!!
다행히도 짧은 구간이라서
내려와서 해결 했어요 ㅎㅎ
전북100명산 라이딩 응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버너 고장의 불 난리는 만행(蠻行, 야만스러운 행동) 인가요?
AS 보냈습니다
순간 식겁했지만 다행이였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