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도 합격 수기 쓸 날이 오게 되네요. 기쁜 소식을 듣자마자 썼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건 아닌지. ^^ 저는 서울과학기술대 문창과와 한신대 문창과에 중복 합격한 장보연이라고 합니다.
제가 문장학원을 처음 알 게 된 때는 고2 겨울방학이었습니다. 평소 공부를 하지 않던 친구들도 부랴부랴 독서실을 끊고 급히 공부를 시작하거나 또 다른 친구들은 미술이다 체육이다 예체능을 시작하는, 강제고3이 되는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의 저는 한마디로 그냥 멍-했습니다. 특성화 대안학교에 다니며 단 한 번도 수능 공부란 걸 해 본 적이 없었고 대안학교에서 입사제도를 통해 대학 잘 가는 다른 선배나 친구들처럼 포트폴리오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도 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저는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속에서 2년 동안 펑펑 놀았거든요.
그 때 살레시오 여고에 다니던 친구가 저에게 문장학원 책자를 건네주었습니다. 당시 겨울방학이라 학교 기숙사에서 광주 집에 내려와 있던 저는 상담 후 바로 문장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문장학원 친구들 상당수가 그렇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한 때 막연한 꿈이 작가였기에 ‘글 써서 서울권 대학 갈 수 있다’라는 문구를 보고 맘이 끌렸습니다. 그렇지만 초·중학교 독후감 숙제 외엔 제대로 된 글을 써 본 적이 없었고 게다가 시에 대해선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시제와 관련된 단어25개 찾기도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으로 쓴 것이 ‘신발’을 시제로 해서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나는 노숙자에 대한 시였는데 그런 구체적인 장면의 포착이나 계절 설정 같은 것,..정말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의 불안감을 떨치고 차근차근 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시기인 백일장 시즌이 왔습니다. 사실 이 때의 저는 다른 친구들의 수기처럼 쓸 수가 없네요.. 저는 백일장 대회 하나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저에게 주어진 기회는 무궁무진히 많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백일장은 많으니까.. 다른 선배들 수기처럼 나도 늦게 뭔가 터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학원에 그냥 대충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상은 그냥 터지는 게 아닙니다. 저는 다른 친구들처럼 장원 한 번 못 받고 아주 운 좋게, 뒤늦게 터진 대산 상이 크게 작용을 했습니다. 사실 이 상도 100% 저의 노력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지도+큰 운때문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시기인 만큼 순간의 집중력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후에 터진 연대 3등상과 대산 상으로 간신히, 겨우 지원 자격을 맞출 수 있었지만 아마 제 때 노력했더라면 그런 불안감 없이 대학에 넣을 상을 고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고 나면 수시 접수 기간이 옵니다.z 아마 백일장 시즌보다 수시 기간에 맞춰 자소서 쓰랴, 독후감 쓰랴 더 정신이 없을 거예요. 특히 자소서를 준비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이 있을 텐데요.. 자소서는 자기가 미리 준비해서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되면 막상 학원에서 어떻게든 해주겠지,, 하고 태평한 학생들도 있을 텐데 선생님들은 그 때 가장 바쁘시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챙겨주기를 바라지 말고 자기 것은 미리미리 아예 봄부터 자기가 챙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면접 준비두요. 절대로 닥쳐서 책 읽고 뭔가 하려고 하지 말고 평소에 미리 미리 문장선생님들과 의논해서 준비하세요. 안 그러면 원서 쓰는 것도 백일장도 다 놓칩니다.
고3 1월에 처음 학원 다니기 시작해서 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결국 처음 믿고 찾아왔던 문구처럼 글 써서 인 서울과학기술 대학과 한신대에 합격했네요. 수능 공부도 뭣도 제대로 하는 것 없던 제가 이렇게 12학번이 되었다는 것이 놀랍고, 또 그만큼 감사드립니다. 대학 쉽게 간 만큼 남들보다 안했던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죠,, 먼 지방까지 함께 백일장 다니면서 고생하셨던 노선생님, 박선생님 감사드려요. 그리고 때로는 엄격하게 조언해주시고 비단 문학에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좋은 수업 해주신 원장님 부원장님 감사드립니다! 아.. .. 그러고 보니, 참 긴 시간인 줄 알았는데 빨리 지나가버렸네요.
후배님들은 절대로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지 마시고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사세요. 문장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