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 어린이날 휴일을 하루 앞두고 근동으로 퇴근박을 다녀왔다.
서둘러 일과를 마무리 하고 약속된 장소로 길을 잡는다.
광주-대구간 고속도를 달리다 지리산 IC를 빠져나와 아영면 구상리 부동마을로 오른다.
오랜만에 찿아온 길인지라 마을 뒷편 부동저수지를 찿는데 몇번이고 차를 멈추긴 했으나 친절한 마을주민의 안내로
봉화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 들머리를 쉬이 찿을수 있었다.
띠엄띠엄 콘크리트 포장구간도 있긴 했으나 덜컹거리는 비포장를 따라 한참을 달려 능선과 마주한 쉼터에 도착한다.
능선 사면에 위치한 쉼터는 지리태극을 돌아 여원재,사치재를 타고 백운산,영취산과 연결되는 백두대간길과 접해 있다.
쉼터에는 10여대를 주차할수있는 공간과 정자가 마련되어 있다.
안전하게 주차를 하고 간단히 짐을 꾸려 일몰시간에 쫒기듯 봉화산정상을 향해 바쁜걸음을 재촉한다.
능선 안부에 위치한 봉화산쉼터...
시간를 넘긴탓인지 주변은 조용하고 텅빈 공터엔 내차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봉화산으로 오르는 초입에 이정표가...
봉화산을 넘어 숙영지가 있는 헬기장까지는 1키로 남짓한 거리다.
메고,들고 가벼이 계단을 오르는 여우비님...
등로 좌우로 연분홍 철쭉이 병열을 한다.
무명봉을 하나 오르니 봉화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능선을 따라 푸르른 연녹이 청량감을 주고 사이사이로 만개한 붉은 철쭉이 화사함을 준다.
봉화산 정상석...
넘어로 박지인 헬기장이 보이고,
뒤로는 복성이재로 떨어지는 능선이 이어진다.
봉화산정상에서 내려와 박지에 도착하니 봉성이재에서 올라온 일행 몇이서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박터를 고르고 있다.
묵혀둔 폐헬기장이라 거칠긴해도 일행이 쓸 천막 몇동을 설치하기엔 충분한 공간이다.
박터를 잡고 봉화산 정상을 올려다 본다.
석양 햇볕을 받아 더욱 선명해진 연분홍이 화사하게 다가온다.
화사한 철쭉 넘어로 지리 서북능선을 타고 뻗어온 대간길이 나즈막히 기어 오른다.
능선길 매봉 사면에 붉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능선을 넘어 우측멀리 시리봉이 검붉게 보이고,
좌측멀리 황매산이 희미하게 멀어져 보인다.
봉화산 정상을 한뼘 남기고 태양은 몸을 숨기려 능선을 넘는다.
황혼에 물들인 지리준령이 황홀하게 다가온다.
적당한 자리를 잡아 잠자리를 구축하고,
저무는 주변 풍경의 아쉬움에 쎌카봉을 들어본다.
그런데 몰골이 여~엉 아니다.
빛을 숨긴 정상쪽 풍경...
산중의 어둠은 빨리도 찿아 온다.
조촐한 안주깜을 덮혀 소주 몇잔을 들이킨다.
밤이 깊어질수록 취기는 더해가고...
사진놀이와 농염한 음담은 도를 더해간다...ㅎㅎ
얼마를 놀았던지 모두들 풀죽은 모습으로 멍때리고들 있다.
어둠속에서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 있노라니 한기가 몰려 온다.
취기에 우모복으로 갈아 입으니 온기에 졸음이 몰려온다.
쿨~~~~~~~~
새날이 밝아 온다...
황석산 넘어서 오르던 태양은 대봉산을 사이에 두고 더욱 빛을 발하며 원을 그린다.
조용한 움직임으로 해뜰역의 주변 풍광과 더불어 봉화산에서의 일출을 감상한다.
{{ 텐트친 풍경 }}
한동안 소원했던 나의 로제때가 천상의 화원에서 빛을 발한다.
참 예쁘게도 자리하고 있다.
우뚝 솟은 지리서북능선과 바래봉을 당겨본다.
봉화산의 화사한 철쭉과 푸른하늘,그리고 지리준령...
해가 중천에 차오르고,
밤새 맺혔던 이슬이 개이니 하산을 구상한다.
구상이라야 이별주를 한잔하고 가느냐, 아님 그냥 헤어지느냐,
의 문제일뿐 오던길을 되돌아 가면 그뿐...
헤어지는 아쉬움은 잠시...
서운함을 잊으려 눈을 들어 잠시 지리능선길을 올려 본다.
봉화산정상...
꾀 많은 시간이 흘러씀에도 인기척이 없다.
짐을 꾸려 주변을 둘러 본다.
고맙게 하룻밤을 내어주셨던 박터...
봉화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
어제 올랐던 능선길...
능선을 따라 좌로 영취산,우로 백운산,대봉산이 백두대간을 타고 흐른다.
우측멀리 황석산도 보이고...
등로 내림길에 예쁘게 피어있는 철쭉...
능선 아래로 아영면 구상리가...
뒤로는 지리주능이 마루금을 타고 이어져 있다.
어제 올랐던 봉화산쉼터 전경...
아직은 아무도 찿지 않은 모양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진 광대치,월경산 방향...
우리들의 이번 산행은 여기에서 멈췄다.
남원의 봉화산은 백두대간의 등줄기 구간이다.
남으로는 삼봉산과 지리산을 잇고 북으로는 백운산과 남덕유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본류 봉화산...
봉화산은 정상아래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철쭉 군락이 온 산을 뒤덮고 있어 마치 천상의 화원을 연상케 한다.
철쭉하면 바래봉을 연상케하나 봉화산 철쭉도 연분홍색 꽃들의 축제가 자연의 신비를 깨닫게 하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명산이다.
다행히 내게는 근동에 자리하고 있어 찿기도 어렵지 않은 산이다.
휴일을 하루앞에 두고 마음이 동한 산우 몇과 의기투합해서 이뤄낸 퇴근박...
더 없이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을 보냈다.
또다른 퇴근박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