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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열일곱은 되었을까?.. 싶은... 애를 데리고 들어온다
이번에 사채를 빌려쓴 40대 사업가 새끼가 자식을 버려두고 혼자 도망쳤다길래 괘씸해서 그새끼 자식을 데리고 오라고 한애가 바로 저애다
쑥이 기집애의 어깨를 툭치며 안으로 들여보내며 따라들어온다 그러면서 기집애를 바라보는 쑥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져 있다
한동안 침묵으로 그앨 쳐다봤다. 내 짐작대로 그앤 겨우 열일곱이다
얼굴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할을 했던 올리비아 핫세를 닮아있다 몸도 가냘픈게 영락없이
그리보인다 매끄럽게 내려오는 코선끝으로 깊고 뚜렷한 인중이 갈매기 날개처럼 그려져있고
붉은 빛기가 맴도는 입술 아래로 부드러운 곡선을 자랑이라도 하듯 매끄러운 턱이 있다
그리고.. 그애의 아래쪽으로 내려다 보는데 신은 신발은 슬리퍼로 정신없이 끌려오다 보니 제대로 신지도 못한 듯이 짝이 맞질 않다
종아리 중간중간 푸른 멍이 보이고 손등으로 핏기가 배어 있다 얼굴이 찡그려진다
아무리 사람들의 핏쯤이야 우습게 보는 나이지만 그래도 어린여자애의 손등의 핏기는 내 얼굴을 찡그리게 만든다
"짱 이애가 그 새끼 자식이야 한유리라고 해"
한 유리... 유리... 유진.. 내 이름과 같은 자가 하나 있다
"그렇게 부리지 말라고 했지..."
"미안해... 진..."
쑥이 미안한 듯 고개를 수그린다
"넌 나가서 일봐"
여전히 그 여자애를 힐끔 거리며 웃고 있는 쑥의 모습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쑥이 레즈비언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가.. 괜한 선입관이 쑥을 그렇게 보는건지는 모르지만 왠지 그애를 바라보는 쑥의 시선이 내 눈에 거슬린다
"이앨 데리고 나갈까?"
내 눈꼬리가 올라간다 그냥 놔 두고 나가라는 눈짓을 해보지만 왠일인지 쑥이 나의 그런한 시선을 무시하는 듯이 그애의 옷 꼬리를 잡아 당긴다
"맘대로 해... 참.. 이따 다섯시에 강남에 00호텔에 사시미파 뜬다고 했지... 감시 잘해... 이번에도 그 기집애들 집단 끝장내지 못하면 쑥 너! 끝이야..."
괜한 일로 쑥에게 경고를 준다 그 일이야 다른애를 시켜도 되지만.. 괜히 쑥에게 일을 시킨다
"알았어.. 진..."
내 경고성 발언에도 쑥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앨 쳐다보다 그애 등을 쳐서 밖으로 내 보낸다
쑥이 그앨 데리고 나가자 사무실이 갑자기 빛을 잃은 듯 어두운 기색이 띄인다
왠일인지... 그애를 잡아오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훗... 생각대로 쑥이 그앨 자기 깔개를 쓸려고 데려온게 확실하다 몇일째 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애들을 시켜서 쑥을 호출하니 반쯤 풀린눈으로 사무실로 들어온다
"사시미 애들은 어떻게 했어?"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다 당연하지 니가 그런거에 신경쓰고 있었겠냐?...
내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잡아서 쑥에게 집어 던진다 이런.. 하필이면 이미테이션 옥으로 만들어진
계란만한 라이터가 날아가 쑥의 머리에 정확하게 맞는다
억... 소리를 내며 쑥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그런 꼴을 보고 있으려니 더 화가 나 옆에 애들에게 쑥을
일으켜 세우라고 눈짓을 해 보인다
머리가 깨졌는지 피가 흐른다 병신같은 기집애.. 지집애한테 빠져서 조직의 일을 소홀히 하다니...
"너.. 경희 밑에 가서 붙어.. 이제 넌 구역담당이 아냐... "
쑥에게는 최대의 치욕이다 경희는 이제 막 제 구역하나를 담당하게 된 우리조직의 막내 대장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밑에 가서 붙으라는 건 일진이었던 쑥에게는 이제 조직내의 핵심 맴버가 아닌
칼받이 쫄따구로 전락한 셈이니 더구나 최고 아래 밑에 쫄따구라니....
내가 왜 이런 치욕으로 쑥의 권한을 마비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유진 말을.. 잘못한 거지..."
"뭐?"
잘못 알아 들을만도 하다. 다시 대드는 쑥에게 차가운 독사같은 빛을 보낸다
"경희 내말 잘 알아 들었지?"
쑥의 말을 자르고 일부러 경희에게 확인을 시킨다
"유진.. 내가 뭘 잘못했다고?"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손을 막으면서 나에게 항변을 하는 쑥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너무 했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내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는 법... 더구나 난 이 조직의 대장이다
"근무 태만이야... 너 하는 거 봐서 다시 결정하겠어"
일단 한발 뒤로 물러선다 하는 거 봐서 다시 결정하겠다는 말로...
그말에 쑥이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밖으로 나간다 열린 문틈으로 그애가 보인다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유리 그애가...
쑥이 그애 팔을 잡고 데리고 가려는게 보인다
"야.. 가서 재 데려와"
옆에 있는 녀석에게 유리를 데려오라고 한다 내말에 유리의 팔을 잡은 쫄다구를 쑥이 매섭게 노려본다 그러자 그녀석은 눈짓으로 내가 데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쑥이 순순히 그애의 팔을 놓고 물러선다 그러면서 치료 받고 데릴러 오겠다는 소릴
그애에게 한다 쑥이 가버리고 난 다른 애들도 다 물리고 그애만 있게 했다
일부러 보려고 한건 아닌데 그애의 표정이 처음 봤던 몇일전 모습과는 다르게 우울해 보인다
처음 본 날은 그래도 악에 받쳐 있어서 사람들.. 아니 정확히 나를 노려보고 있긴 했지만 우울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울해 보인다... 원망에 서린 눈빛도 아니고...
체념... 이랄까...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앉으라는 말도 없이 난 사무실 중앙에 있는 내 책상앞 의자에 앉아 책상에 두 다리를 올려 놓고 오른발을 왼발위로 올려 놓는 다리를 꼰 자세로 앉았다
아무런 말없이 서 있는 그애는 한참이 지나도 앉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빨리 이 사무실을
나가려고 하는 안달하는 모습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목 군데군데 검게 물린 자국같은게 보인다 흰색 블라우스에 도발적인 검은색 브라가 다 보이도록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훗.. 저건 분명 쑥의 옷 차림이다
흰색블라우스에 일부러 선명히 드러나라고 원색의 브라를 하는 그녀는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등을 속에 입는다 아마 지금 저애의 옷차림은 쑥이 강제로 시킨 듯 하다...
인터폰으로 비서실 정애에게 아래층 매장에 가서 편한 티셔츠를 흰색만 빼고 여러개 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정애가 티셔츨 서너개를 가지고 올라와 내 책상옆에 놓고 나간다
"이걸로 갈아 입어.. "
내 말에 그애.. 유리는 아무런 표정없이 날 쳐다볼뿐 움직이질 않는다
"그 옷차림 보기에 안 좋아 이걸로 갈아 입어.."
여전히 내 말에 아무런 대꾸가 없다.. 내 말을 씹은 거야.. 아무도 내말 한마디를 거역하지 못하는데..
어린네가?.... 훗...
하늘색 티셔츠 하나를 집어 들어 유리옆으로 다가가서 옷을 건넸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건네주는 티셔츠를 잡지도 않아... 불쑥 화가 날것 같다
셔츠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양손을 들어 유리가 입고 있는 블라우스를 양쪽으로 잡아당겼다
블라우스의 단추가 와라락.. 떨어지면서 옷이 벗겨진다
내 행동에 유리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차갑게 나를 노려본다
"여긴 다 레즈비언 밖에 없나보죠?..."
"뭐?..."
"당신도 나를 원해요?"
이런.. 제길.. 쑥이 이년이 기어이 이앨 건드렸군... 씨벌... 말없이 그냥 놔두는게 아닌데...
"난 아냐.."
그러면서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티셔츠를 잡고 유리의 머리부터 내려서 티셔츠를 입혔다
"다시는 이런 옷 차림으로 거리에 나오지 마.. 창녀 같다.."
"날 언제 놓아 줄꺼죠?"
"뭐?..."
"날 언제 놔 줄꺼냐고요..."
"우린 아무도 널 가두지 않았다...."
"흥... 아까 그여자가 내가 여기 있는 동안은 아빠를 잡으러 가지도 않을꺼고... 내가 하는 거에 따라서 빛도 없애 준다고 했어요.."
"빛... 너 빛 갚을려고 그 기집애 깔개 했냐?"
어디가나 인간은 다 마찮가지 인 듯 싶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고.. 빛을 청산하려고하고.. 이제 겨우 열일곱이라는 기집애 조차도 몸으로 때워서 빛을 갚으려 하고...
"나가 봐라... 그리고... 니 아버지 빛은 나에게 진거지 쑥에게서 진게 아니다. 쑥이는 맘대로 니 아버지 빛을 청산해 줄수는 권한이 없다.. 넌 지금까지 쑥이한테 속은 거야.."
내말에 유리는 작고 여린 몸을 들썩거린다 울고 있는 건가...
난 우는 것이 싫다 누가 내 앞에서 울고 있다면 차라리 울지도 못할만큼 패 버릴만큼 난 우는 것을 보는 걸 싫어한다 운다는 건 나 스스로를 포기하는 거니까...
하지만.. 유리의 울음은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가라니까..."
목소리의 언성이 높아진다
나가라는 소리를 치고 돌아서려는데 유리의 다리 왼쪽에 피딱지 같은게 뭍어 있다
제길... 돼지 목에 진주 목거리를 걸어도 분수가 있지
다이아몬드가 뭔지도 모르는 거지에게 다이아몬드를 줘서 거지가 그 다이아몬드를 아무렇게나 다뤄서
결국 다이아몬드에 흠집을 내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격이다
귀중품도 그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소중히 다루어 주듯이 거지같은 쑥이년에겐 저앤 다이아몬드 같은 존재다.. 저애가 왜 쑥이년에게 붙어 있는 건지...
"오늘부로 너의 아버지 빛은 없다.. 그러니 너도 쑥이 옆에 있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 집에나 가라"
제길.. 저애 아버지란 새끼가 내돈을 끌어 쓴게 얼만데... 그걸 청산해버리다니...
뭐.. 하긴 원금으로 따지자면 몇푼 안된는 돈이긴 하지만..
쑥이년이 머리를 서너방 꿰맸다고 와서 지랄을 떨다 간다..
집에 가라고 했지만.. 유리는 여전히 쑥이 옆에 있는 것 같다 쑥이를 좌천시켜 하는 일 없게 만든건
실수인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맨날 유리 그애만 끼고 다닌다고 한다
쑥이를 부르니 사무실 안으로는 혼자 들어서긴 했지만 밖에 그애가 있다는게 느껴진다
"보스 저기..."
쑥이가 날 보스라고 부를때는 무언가 큰거 하나 하자고 할때이다 빈정거려지는 얼굴을 겨우 돌리고
쑥이 하려는 얘기를 기다린다
"우리 가수 키우는 그 엔터테이먼트 회산 뭔가 하나 차리면 어때?"
웃음 띤 얼굴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내 책상 앞 소파에 널부러지게 앉으면서 말한다
"부탁이야? 아님 제안이야?... 부탁이면 거절이구.."
"아니.. 제안이야!"'
"제안이래도 거절이야.. "
뜬금없이 엔터테이먼트 회사라니... 있는 조직 하나 버티어 가기도 만만치 않은데...
"왜 그래?.. 요새 가수 하나 잘 키워서 돈 버는 회사 많어.. 그애들이 뭐 노래만 하는 줄 알어?
CF찍어서 돈 벌지.. 연기도 하지 콘서트하지.. 벌어들이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구..."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했어"
"진.. 우리가 언제까지 이걸 할수 있을 것 같애? 나이 먹으면 몸도 부실해지고 그럼 밑에 애들에게 먹히기 십상이야.. 그러기 전에 빨리 딴거 차려서 이런거 손 털어야 해"
"너 나가라.."
"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내 조직에서 나가라구... 너 같은 떨거진 필요없어"
"야 유진.. 너.. 아무리 네가 여기 짱이라고 해도 우린 친구잖아.. 친구에게 이렇게 말할수 있는 거야 진짜?"
"너 같은 친구 둔적 없어.. 넌 내 밑에 있는 다른 똘마니들과 다를 바 없어.. 그게 싫으면 당장 꺼져"
안색이 변한다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한건가?.. 쑥이 아무리 나에게 기어 올라도 이렇게까지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왜 이러지..
"유진.. 진짜로 그렇게 생각 해..."
"그래.. "
"좋아.. 나가지.. 니가 날 그렇게 밖에 생각 안하고 있다면.. 난 여기 필요없는 존재아니겠어..."
쑥은 필요이상으로 큰소리를 치고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입지가 많이 떨어진걸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도.. 지금은 아니다.. 지금 당장 쑥을 내 쫗으면 그래도 개중 몇 명은 쑥을 따라 나갈꺼고..
그럼 조직이 분열이 된다..
"진정해.. 진정하고.. 오늘부터 강남지역 니가 맡아.. 거기 애들 움직이기 시작한거 같다"
"싫어.."
싫다고 말하는 쑥을 차가운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본다 나의 눈빛에 쑥이 몸을 움찔한다
"알았어... 그렇지만.. 게 노래 잘한단 말야.. 그냥 잘하는게 아니라 무지 잘해..
그래서 그래.. 그애 가수 시켜보고 싶어서..."
"그애가 누군데?..."
"게 있잖아.. 우리돈 끌어다 쓰고 도망친 새끼 그애 딸.."
"돈 대신 잡아온 애를 말하는 거냐?.. 그 어린애!"
일부러 어린애라는 걸 강조해 본다
"어린애는 무슨.. 열일곱이야.. 그럼 다 컷지 뭐..."
"그래..."
"응 게 노래 무지 잘해 들어 볼래.. 지금 당장 불러 보라고 하지 뭐.. 야 들어와 봐.."
내가 뭐라고 말리기도 전에 쑥은 유리를 안으로 불러 들인다
"야 사장님이 너 가수 시켜주신댄다 그러니까 사장님 앞에서 노래 크게 불러봐.."
이미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말을 한다
유리는 쭈삣쭈삣 안으로 들어서서는 내 눈치를 보다가 쑥의 말에 얼굴에 미소를 짓더니 크게 심호흡을 한다 그러고는 갑자기 노래를 불러댄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라고 옆에 쑥이 말을 해주지만.. 난 처음 듣는 노래다..
목의 핏줄이 보일만큼 힘들게 부른다.. 소리는 크게 하면서... 팔 밖으로 뻗어가며... 몸을 흔들어 가며...
정말 힘들게 부른다..
"됐어.. 그만해..."
노래하는 모습이 예뻤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몸을 흔드는 쑥의 모습에 정이 떨어져 그만 중단 시켰다
"왜.. 노래 잘하는데..."
쑥이 아쉬운 듯 말하며 유리의 손을 잡아 자기 옆으로 끌어 앉힌다
"잘하지..."
저런 모습이 싫다 가끔 쑥이 옆에 계집애들을 끼고 있을걸 봤을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저 모습이 싫다..
"훗... 데리고 나가.. 저런 걸래 가수 키워봐야 스캔들이나 일으키고 회사나 말아먹기 십상이야"
내말에 경직되어 버리는 유리의 모습에 작은 희열을 느낀다
"그런일 없을꺼야.."
"나가.. "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저렇게 둘이 붙어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게 왠지 짜증이나고 기분이 나쁘다
"나중에 다시 얘기해.."
쑥이 일어서 나가며 한마디를 한다
쑥이 일어서는 걸 보고 서류에 눈을 돌리고 펜을 손으로 굴린다.. 훗..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감정없기로는 이바닥에 나만한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이만한 일로 감정이 흔들리다니.. 그 명성이 이제 끈길날이 멀지 않았나 보구나..
피를 안 봐서 그래.. 전에처럼 구역 싸움에 달려나가 싸우질 않아서...
다시 서류를 쳐다보려다 말고 책상에서 일어나 창밖을 쳐다봤다 제길.. 하늘 시퍼런게 무지 맑다
이런날 여기서 이래야 하는게 짜증이 난다... 후...
밖으로 나가야 겠다.. 아무래도 야외로 드라이브나 나가야 겠다..
몸을 돌리는데 문앞에 그애가 서 있다 잘못 본건가?.. 눈을 감았다 떠도 여전히 그앤 거기 서 있다
유리... 마음속으로 그애의 이름을 불러본다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아까 노래를 부를때는 그애가 입고 있는 옷이 무엇이었는지 몰랐는데....
전에처럼 속옷이 비치지 않는다 색깔을 맞춰서 입은 듯하다.. 훗...
옷걸이 걸려 있는 내 재킷을 집어 들고 그애 앞으로 다가섰다 내가 자신의 앞으로 다가서도 그앤 여전히 나의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만을 움직일뿐 몸을 움직이질 않는다
"비켜"
마음과 다르게 내 목소리는 메마르고 차갑다
비키라는 내 말에도 그애가 움직이질 않아서 밀치려고 손을 드는 순간 그애가 말했다
"내가... 걸래라구요..."
"훗.. 그렇게도 가수가 하고 싶냐?"
비웃음이 머금어진다 쑥이 밑에서 밀 붙어 있는 네 모습엔 이것밖에 보여줄게 없다
"네 아버지 빛은 이제 없다고 했는데 아직도 쑥이 옆에 있었던게 고작 가수라로 해 보고 싶어서 그랬냐?.. 그렇다면 나에게 직접 말하지 그랬냐... 나라면 널 건드리지 않고도 해 줬을텐데...훗..."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왼쪽뺨이 후끈 거린다 제길.. 이기집애가 감히 날 쳤어...
뺨을 맞은게 화가 나서가 아니라 쑥이 옆에서 빌 붙어 있었던게 화가 났던 난 그대로 손을 뻗어
그애의 가느다란 목을 눌렀다
숨이 막혀 헉헉 거리는 그앨 보면서 짜릿한 느낌을 받는다 핏기마져 사라지려고 하는게 더 날 흥분시킨다 발버둥을 친다 악.. 제길...
발버둥을 치던 그애의 발길에 내 정강이가 정통으로 맞았다 그애의 목을 잡았던 손을 놓고 정강이를 만지려고 몸을 숙이는 내 얼굴을 그애가 두손을 끌어당긴다
'읍...'
내얼굴을 끌어 당겨 내 입술에 키스를 해댄다 자신의 혀를 내속으로 밀어 넣고 내속을 휘젓고 다닌다
아까보다 더 짜릿하고 아찔함이 나를 짓누른다 밀쳐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그애의 얼굴을 끌어 당기고 있는 내 손길을 느낀다
한참만에 그애가 내게서 입술을 떼어낸다 그 순간 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듯이 자리에 주저앉았고 그걸 이용해 그애가 아예 날 바닥에 눕히고 만다 그리곤 내 배 위에 올라타 나를 내려다 본다
"어때 걸래한테 당해 본 느낌이?..."
훗.. 좋은데... 차마 그말을 입밖으로 내지는 못했지만 내 얼굴에 지어지는 미소로 그앤 분명 나의 마음을 읽었으리라...
"날 쑥에게서 떼어내 줘... 그럼 너한테로 갈게..."
"난 걸래한테 취미 없어..."
일순간 그애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차.. 말을 잘못했구나... 제길.. 생각없이 내 뱉는 말이 원수다 원수...
그애의 표정에서 이미 내말을 주워 담을수 없음을 느낀다
"이제 좀 비켜 줄래..."
일어나려는 나를 누르고 그애.. 내 몸에 누워온다 그애의 얼굴이 내 얼굴에 닿는다
"사......"
"뭐하는 거야 지금.."
나도 모르게 사랑한다는 말이 입밖으로 새어나가려는 틈에 사무실 문이 열리고 쑥의 목소리가 들린다
쑥이 내게 누워 있는 그애를 끌어 당겨 떼어 놨다 그리곤 일어서는 나를 노려본다
"훗.. 이 걸래가 날 유혹하려고 했어... 그 뿐이야..."
난 바닥에 떨어진 내 재킷을 집어 들어 먼지라도 묻은 듯 내 옷을 털어 냈다
사무실을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는 순간 '짝'하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쑥이 그애의 뺨을 때리고 있다 다시 한번 쑥의 손이 올라간다 그 순간 난 나도 모르게 쑥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잡힌 손을 보고 나를 보는 쑥의 표정이 무섭게 일그러 진다
"뭐야.. 너도 애 좋아해?"
"난 지지배는 취미 없어.. 더구나 네꺼는 더... 내 사무실에서 이러지 말고 나가.. 나가서 해"
"알았어"
쑥이 유리 그애를 데리고 나간다.
제길.. 말리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생각없이 말이 나가지...
밖으로 나가려던 취소하고.. 들고 있던 재킷을 옷걸이 집어 던지고 다시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두손을 머리에 대고 눈을 감았다
어느새 어둠이 내 사무실을 다 차지 하고 있다 밖에서 정애가 노크를 한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며 불을 켜려고 벽을 손으로 더듬거린다
"놔둬.."
멀리서 켜진 가로등 불빛으로 사무실이 조금씩 밝아진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있고 싶으니까 그냥 놔두고 퇴근해.."
"네 사장님.."
훗.. 여기가 여조직깡패가 차린 회사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월급만 많이 준다면 상관없다며
출근한 대단한 여자다.. 이제 스물두살.. 나하고는 세 살차이인데.. 난 왜 이렇게 늙은이처럼 행동하는 건지.. 정애가 나가자 난 일어서서 창밖을 바라봤다
쑥이 그애.. 유리를 데리고 나가서 더 팼을까... 제길.. 말을 그렇게 하는게 아닌데...
차를 끌고 쑥이 거처하는 빌라 근처를 배외하다 빌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차를 세워고 천천히 쑥의 거처로 갔다
빌라 앞에 서서 3층 쑥이 집을 올려다보니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망설이다 안으로 들어갔다 천천히 발소리 나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 옮기면서 3층으로 올라갔다
후..제길.. 어떤 놈 죽이러 갈때도 이렇게 조심하진 않았는데...
3층에 올라와서 쑥이의 현관문 앞에서서 심호흡을 하고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드는 순간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내가 왜 여기 앞에 서 있나.. 생각한다
한심하게도.. 내가 정말 그애.. 유리를 좋와하는 건가.. 쑥이처럼... 아니다.. 아닐꺼야...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안에 무언가 왕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난 순간적으로 현관문을 잡아 당겼다 문이 열렸다 잠가 놓지 않은 모양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쑥이 칼을 들고 유리에게 겨누고 있다 그릇하나를 들고 있는 유리는 두려움에 떠는 얼굴로 쑥과 마주서 있다
"말해.. 누굴 사랑한다고?"
"날 죽여도 상관없어 난 그여자를 사랑해 유진이 그여자를...."
"뭐.. 그럼 가수 하겠다고 한것도 유진이랑 어떻게 해 볼려고 한거였다 이거지...
가수로 뜨면 유진이 널 쳐다볼까 하고 말이지... 생각 잘못했어.. 유진인 여자 안 좋아야.. 특히 너같은 걸래는 말야.."
"아니.. 난 걸래를 좋와해.. 특히 유리 저애 같은애는 더욱 더..."
쑥의 등뒤에 대고 큰소리로 말했다 유리 저애를 좋와한다고...
내 목소리에 쑥과 유리가 동시에 놀란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본다 쑥은 나를 보고는 아예 몸을 나에게로 돌려서 나를 위협하고 있다 부엌칼 하나를 들고서...
"너 어떻게 왔어..."
"저앤 나한테 넘겨..."
"안돼... 잰 내꺼야.. 내밑에서 굴른애라구..."
"상관없어"
"너 같이 고상한 애가 왜 내 걸래를 탐내고 그래..."
"걸래... 훗.. 상관없어.. 그 걸래 빨아서 내가 수건으로 쓸게 얼굴 닦는 수건으로... 그러니 나한테 넘겨"
"뭐라고!"
쑥이 흥분해서 나에게 그 짧은 부엌칼을 찔러 온다 난 그 순간 벌쩍 뛰어 올라 몸을 돌려 뒤돌려차기로 쑥의 칼을 들고 있는 손을 쳐 낸다
넘어져 있는 쑥을 지나 유리에게 다가가 유리의 손에서 그릇을 빼앗아서 내려놓고 그 손을 잡고 쑥을 돌아봤다 쑥이 화가 난 얼굴로 나와 유리를 노려본다
"미안하다.. "
나를 노려보는 쑥을 놔두고 그애 유리의 손을 잡고 쑥의 집을 나왔다
계단을 내려와 빌라 입구에 서서 유리를 돌아보니 얼굴 여기저기에 피가 뭍어 있다
살짝 손으로 입가에 뭍은 피를 닦아 주고 그 입에 내 입을 댄다 혀로 그애의 입술을 핧아 주는데 그애가 아얏 하고 몸을 뒤로 뺀다 그러면서 나를 바라보는 그애의 눈빛이 부드럽다
처음으로 본다 나를 바라보는 부드러운 눈빛.. 한없이 나를 동경하는 듯한 저 눈빛...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다 나와 같은 여자에게서...
말없이 내가 그애를 바라보자 그애가 다시 내게 다가와 내 가슴에 손을 얹고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어 온다
--- The end --- -_-""
<돼지목에 걸린 진주목걸이를 뺏다..... 종결......>
첫댓글 이런 느낌 너무 좋아요!!
아 진짜 재밌어요 ㅋㅋ
제목 좋네요! 아주 잘 맞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