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문 서예를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자가 마치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고 우리 문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 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이건 편견이고 헛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1. 먼저 한자는 글자의 하나 즉 문자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자는 매우 원시적인 글자임을 알아야 한다. 가끔 표의 문자니 뜻 글자니 하고 치켜 세우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은 그림 글씨 즉 상형 문자에 불과하다. 매우 원시적이어서 그림으로 말을 전달하는 언어다 보니 글자 수도 엄청 많고 그림으로 만 안되다 보니 뜻을 합성하여 만들기도 했다. 한마디로 원시적인 그림글씨인 것이다.
2. 심지어 중국 사람도 한자가 매우 불편하여 발음기호 소위 병음을 만들어서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병음은 영어 알파벳과 발음을 확용하여 표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옛날 한자가 복잡하고 쓰기 불편하여 간자체로 한자를 바꾸고 있다. 한자 원조 국 마저 한자의 불편함을 인정하고 이를 간소화 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한문을 하는 사람들은 이게 마치 크게 잘못된 것인양 떠들고 다닌다. 마치 한자의 심오함이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글자의 기본 기능은 말은 제대로 소리나게 표시하는 것이지 무슨 글자를 보면 물건이나 일이 떠오르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꼭 그렇게 하고 싶으면 차라리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린다면 이게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3. 중국 뿐아니고 한자 권에 있던 베트남 태국 등도 한자를 완전히 버린지 오래다. 베트남 같은 경우는 영어(로마자)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대한민국도 세종대왕 덕분에 한글 전용을 하고 있다. 너무 당연하고 대단한 일이다. 한마디로 과거 한자글 쓰던 국가들도 더 이상한자를 쓰지않는다. 일본의 경우는 한자를 많이 쓰고 있는 나라지만 길게 보면 잘한 일은 아닌 것이다.
4.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시면서 훈민정음 서문에 하신 말씀을 우리는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우리 말이 중국과는 달라서 백성들이 제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셨고 이 문제를 해결 하고자 훌륭한 한글을 만드신 것이다. 아마도 내 추측에는 해를 해라 하지 않고 일 이라 하고 달을 달이라 하지 않고 월이라 하고 뫼를 뫼라 하지않고 산이라고 하는 이런 엉터리 중국식 표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글을 만드신 것이니 잘 활용하여야 할 일이지 한글을 비하하고 한문을 높이 평가하는 어리석은 짓은 해서는 안 된다.
5. 세종대왕께서는 일찌기 한자의 적폐를 간파하시고 우리말 한글을 새롭게 만드신 것이다. 대단한 분이시다. 훈민정음 서문이 어떤 내용을 담은지도 모르는 한자 맹신자들이 한자를 써야한다고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글이 일찍 만들어 졌더라면 월화수목금토일이니 일이삼사오륙이니 하는 말도 우리말로 만들어 졌을 것이다. 즉 달불물나무쇠흙해라고 했을 것이고 하나둘셋넷다섯여설일곱여덟아홉열로만 수를 셋을 것이다. 한자 때문에 우리 글이 사라지고 묻힌 것은 정말 안타갑기도 하고 한심한 일이라 할 수 있다.
6.우리 말에는 한자에 어원을 둔 말이 많으니 한자를 배워햐 한다는 주장은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말이 한자에 어원을 두어 뜻을 잘 모를 수 있다 한들 굳이 모든 국민이 한문을 배워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천이라는 글자가 있다면 천에는 하늘을 뜻하는 의미도 있고 숫자1,000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고 천박하다와 같이 아주 품위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고 배우면 되지 그에 해당 되는 가각 다른 한자를 읽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7.. 억지를 부리며 한자 예찬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배 하면 먹는 배인지 타는 배인지 사람 배인지 모르니 한자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나라의 언어는 하나의 단어가 여러가지 뜻을 가지는 겨우가 많다. 한자도 이런 경우가 많다. 배는 순수 우리말이고 각각의 배에 대하여 배 발음이 나는 한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꼭 이런 배를 구분하고 싶다면 수식어를 붙여 구분하면 되는 것이지 한자를 써서 구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필요하면 괄호안에 영어로 표기해도 될 일이지 굳이 한자를 써서 바다의 배는 선으로 사람의 배는 복으로 먹는 배는 리라는 한자는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정부를 예로 들기도 한다. 政府인지 情婦인지 모르니 한자로 쓰면 구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자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어가 여러가지 뜻을 가진 경우는 어느나라나 많이 있다. 중국 한자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것은 문맥의 앞뒤를 따져 구분하면 되는 것이고 필요하면 보충설명을 하면 된다. 요즈음은 영어를 병기할 수도 있다. 사실 처음 부터 한자를 쓰지 않았다면 완전히 다른 한글로 표기했을 것이다. 나라살림군과 바람피운 여자 라는 식으로 만들어 졌을 것이다.
8.황당한 억지도 있다. 중국과 일본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람이 있지만 우리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한자를 쓰는 나라는 문학적 소양이 높아 진다는 억지 논리다. 그러면 영어나 불어를 쓰는 나라는 왜 더 많은 노벨상이 나오느냐고 한다면 아무 말도 못한다. 우리 나라에 노벨 문학상 수장자가 없는 것은 한자를 안써서가 아니고 한자 매워 글쓰고 일제 침략에 일본에에 눌려 한글 소설이나 문학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번역 능력이 부족하여 일어난 문제지 한자 안쓴 탓은 아니다.
9.매년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 쓸데 없이 4자성어 쓰는 정치인들을 본다. 우리의 좋은 말을 두고 왜 중국의 고사성어를 쓰는지. 사용하는 경우라도 그 뜻을 우리말로 해석하여 말하면 될 일이지 굳이 중국말 흉내내면서 어려운 사자성어를 쓰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그 뜻을 우리말로 알리면 될일이다.
10. 도덕 교육과 윤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한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중국의 서사서삼경에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말로 쉽게 변역을 잘하여 가르치면 될 일이지 굳이 한자를 읽히고 한문으로 뜻을 전해야 한다는 어리석은 발상은 어디서 나오진지 모르겠다. 중국의 효경에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는 말이 있다. 이를 굳이 한자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은 털 하나까지도 부모로 부터 받은 것이나 함부로 손상을 시키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라고 우리 말로 가르치면 될 일이다. 독일의 철학을 배우려면 독일 말을 배워야 하고 영국의 사상을 배우려면 꼭 영어로 배워야 한다는 발상을 잘못이다. 우리말로 번역을 잘한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읽으면 될 일이다. 논어나 맹자도 번역을 잘하여 우리 말로 그 내용을 배우면 될 일을 꼭 한자를 배우면서 익혀야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고 알맹이 없는 이야기다.
11. 한자는 간결하게 뜻을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글도 요즈음 젊은이들은 많은 약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도 약어가 많다. 말이 길게 되면 자연 스럽게 짧은 말로 조어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다.
12. 그야말로 서예라는 취미로 한자라는 그림 글씨를 쓰고 배우는 것은 좋으나 이로 인하여 한글을 우습게 알고 한문을 모든 사람에게 가르쳐야 된다는 식으로 시대를 거꾸로 가는 허튼 발상을 하여서는 알 될 것이다. 한자는 매우 원시적인 그림 글자로 발달되지 못한 글자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집트의 상형문자나 같은 것이다. 특히 한문 적폐의 하나는 한자어는 높임말이고 한글은 낮은 말이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그래서 인지 모든 법률 용어가 한자로 되어 있다. 심지어 논과 밭을 전,답이라고 하고 있다.
요즈음 젊은이 들은 축하를 추카라고 많이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소리나는 대로 적어 한자말도 순순 우리글화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본다.
2017년 7월 6일 조 현 익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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