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현은 펜홀더2부이다.
생체시합에는 거의 나가지 않는 재야의 숨은 고수이다.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한동안 탁구를 못쳤고,
지금도 가운데 손가락이 제대로 구부러지지 않아서 쉐이크 라켓을 펜홀더처럼 쥐고 게임을 한다.
성재는 펜홀더5부이다.
작년 생체시합 6부 준우승으로 5부로 승급한 이십대 청년이다.
"어째서 젊은친구가 펜홀더를?"
"재밋잖아요!"
이리저리 쇼트로 가르고 지지고...
얼핏 십수년 구력탁구를 보는듯 하다.
둘이는 처음 만났다.
상대방이 몇부인지 누구인지 모른채로 맞다이 경기를 했다.
겁없는 이십대 청년은 과감하게 때리고 쭈셨다.
살짝 당황한 재야고수는 넘겨도 넘겨도 다시 넘어오는 볼에
등골에 땀이 쫘악 흘렀고 땀수건을 머리띠 삼아 질끈 동여맸다.
성재는 수남과 금순의 제자이고
준현은 그녀들의 스승이다.
그런 인연때문인지 서로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었다.
첫댓글 양기씨 글을 아주 재미있고 맛깔스럽게 쓰셨네요 한참을 웃었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