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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 종밀 현담, 신규탁 번역 /정우서적 |
대승불교권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원각경>(원명은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을 해석하고 분석한 <원각경 현담>이 출간됐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신규탁교수(전 본지 논설위원)가 번역한 <원각경 현담>은 규봉 종밀스님이 현담(경전을 해석하고 주석을 단 해제)한 내용을 번역했다. <원각경>은 7세기 경에 한자불교문화권에 등장하는 대승경전으로 우리나라 전통강원에서 널리 공부하던 경전이다.
신 교수는 경전을 여는 개경게송으로 시작하여 경전 번역과 주석, 그리고 종밀의 10문으로 분별하여 <원각경> 주석서 ‘현담’을 번역하고 경전을 거두는 수경게송으로 마감하고 있다.
체계를 두고 단계적으로 본문을 나눠 신앙수행의 관점과 진리성을 추구하는 철학적 관점이 조화롭게 융화시키고 있다.
이는 원각경을 신행하는 이들이 경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수준 높은 교학을 어렵지 않게 섭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특히 역자의 서문과 부록에 실은 원각경 해제는 학문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해 주고 있다.
역자는 서문에서 “원각경은 해동의 독서계에는 일찍이 고려시대부터 널리 읽혀졌고, 조선 세종 때에 ‘훈민정음’이 만들어지자 간경도감에서 언해되기도 했다. 임진왜란을 지나면서 강원의 이력과정이 정비되자 <원각경>에 관한 주석을 비롯하여 규봉의 각종 저술은 승려교육의 교과서로 채책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려 이후에도 규봉 종밀스님이 선과 교 양 방면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래서 역자는 이번 번역을 통해 <원각경>이 전하려는 사상은 물론 <원각경>을 해설하는 종밀스님의 사상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곳곳에 보이고 있다. 또한 원문에서 한국불교의 오랜 전통의 독서법인 구결(口訣, 한문을 읽은 때 뒤에 들어가는 우리말)을 채택하고 있다. 일차 번역인 구결을 버리지 않음으로써 전통을 보존하고 유지하고 있다.
추천사를 쓴 성주암주지 재홍스님은 “원각(圓覺)에 이르는 길을 너무도 간명하게 제시하시는 부처님의 금구는 마음공부하는 수많은 단체가 난립한 시대에 공부하는 사람들의 교본으로 삼아야 교재중의 교재였고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설하신 말씀은 결코 어려운 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규탁 교수는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동경대학교 중국철학과에서 ‘규봉종밀의 본각진심 사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모교인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선사들이 가려는 세상> <화엄의 법성철학>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벽암록> <선과 문학> <원각경>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