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뉴한산 아콩카구아 원정기
(1월12일~2월1일, 2018년)
첫째 날, 1월12일, 17명으로 구성 되었던 등반대는 1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하여총 16명이 이번 원정에 동참하게 되었다.
한편 2주전 개인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방문 중에 있던 이광운 대원은 현지 식량조달은 물론 현지 에이전트 안데스포츠와의
업무 협조를 도맡아 주어 많은 일들은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둘째 날, 1월13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비행기 스케줄에 따라 약 1시간 내면 모두 최종 도착지인 멘도사 공항에서 만나기로 되어있
었다. 그런데 칠레 산티아고 경유 팀 6명이 연착도 아닌데 약 2시여가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카고 백 6개가 도착이 안됐다 한다.
항공사에 클레임을 하고 호텔로 갔다. 카고 배달이 늦어지면 이미 짜인 일정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잘 되려니 생각을 하며 일정에
따라 등산신청을 하고 연료 등 필요한 물품을 준비했다. 한편 카고는 여러 수고로움을 거쳐 밤 11시경이 되어서야 호텔로 배달이 되었
다. 그러나 단장 1개의 카고 백은 소재지가 오리무중이다. 그 카고 백에는 2 세트의 텐트 등 외 소소한 공동장비와 단장의 등반에 필요
한 개인 장비와 의복 등 있었다. 만약을 대비해 현지 조달을 위해 목록 정리만 해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셋째 날, 1월14일, 오후 12시가 넘어서야 오늘 목적지인 프엔테 인카로 출발을 했다. 카고 백만 40개가 넘는다. 예정보다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아콩카구아 산자락 초입 인카에 도착했다. 인카는 바람과 비가 살짝 뿌리고 있었다. 이곳은 우리의 여름인
남반부의 겨울에는 스키 리조트 호스텔이다. 내일의 본격적인 등반을 위해 저녁식사 전에 베이스캠프 짐들과 이틀간 머무를 컨프렌셔
짐을 분리하여 놓았다. 이날 저녁식사는 어제 호텔에서 만났던 이탈리안 부부와 동석을 하게 되어 함께 식사를 하며 산정을 나누었다.
스키강사라는 부부는 알프스 마터호른 등 테크니컬 등반을 즐기는 건장한 산악 전문가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아콩카구아는 작년에
악천후로 실패하여 금년에 두 번째 정상도전을 한다했다. 이 부부와는 열흘 후 니도캠프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때 우리에게 정확한 우리 팀원의 소식을 전해 주는 깊은 인연이 시작되었다.
넷째 날, 1월15일, 10시30분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레인저 사무실과 트레일 헤드 지점에 도착했다. 레인저로부터 캠프에 도착하면
의무적으로 메디컬 검사를 받을 것과 하이캠프에서 지켜야 할 여러 주의사항을 듣고, 한편 'Carry in & out' 원칙에 따른 하얀색
쓰레기 봉지를 배급 받았다. 또한 하이캠프에서 사용 할 빨간색 변기봉지는 베이스캠프에서 입산 등록을 하면 지급 받을 것이란
설명을 들었다. 12시가 넘어서야 오늘의 목적지 컨프렌셔를 향해 출발했다. '컨프렌셔'까지는 3시간 거리라는 표지판을 보았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소요시간이 다를 텐데 하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평균치 3시간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능력치를
가늠 할 수 있겠다는 합리적인 생각이 들었다. 큰 개울을 건너는 현수교를 출발지로 3시간 후인 오후 4시40분경 컨프렌셔에 도착했다.
우리는 평균보다 약 30분 정도가 더 걸렸다. 입구에 자리한 레인저 사무실에서는 내일 메디컬 체크를 주문한다. 잠시 후 우리의 짐을
실은 노새가 도착했다. 곧바로 8조의 텐트를 설치하면서 원정 첫 야영 준비를 했다. 별도의 식당텐트에서는 최소영 주방장은 최애경,
배미현 두 대원과 함께 저녁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항상 여러 사람을 위한 수고에 감사 할 따름이다. 저녁식사를 마치자 밤하늘은
이미 구름 한 점 없이 쏟아지는 총총한 별들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앞으로 등반기간 동안 오늘밤처럼 밝고 맑은 날씨가 지속되길
기원했다.
다섯째 날, 1월16일, 쾌청하던 아침 날씨는 남쪽 산 아래 자락부터 구름이 몰려들었다가는 정상에 머무른다. 정상부에 구름이
머물면 원정대의 마음에는 걱정이 머문다. 오늘은 플라자 프렌시아(4000m)까지 약 600미터 고지를 고산적응을 위해 왕복산행을
하는 날이다. 8시40분 베이스캠프와의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는 플라자 프렌시아까지 5시간 소요로 표기했다. 그때 개울 건너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에는 20여명이 일렬종대로 힘들게 경사면을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내일의 우리 모습 같았다. 시작은 완만한데
도 3500미터의 고소 길은 아직은 숨이 찬다. 플라자 프렌시아 까지는 대략 10단계 오르막길이 펼쳐져있었다. 상단 급경사면은 한 단계
를 올라야 다음 단계가 보인다. 구구단의 숫자를 키우듯 차근히 한 발작씩 고도를 높여 4시간 가서야 아르헨티나 국기를 계양해 놓은
전망대에 도착했다. 오후 1시40분이 되었다. 여기서부터 플라자 프렌시아는 약 1시간을 더 간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평지 길이라
대개는 이지점에서 산행을 마치고 컨프렌셔캠프로 돌아온다. 내일은 베이스캠프로 올라야 하는 일정 때문에 오늘 중으로 메디컬
체크를 마쳐야하는 부담도 있어 오후 4시30분경 캠프로 돌아왔다. 메디컬 센터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어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갔다. 잠시 후 일몰이 지자 담당의사는 오늘은 늦었다며 중도에서 내일 오라한다. 우리는 일정을 감안하여 내일 아침
1시간 내에 검사를 마쳐 줄 것을 의사에게 약속 받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