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게 두 딸이 있는데 성향은 아주 다릅니다.
큰딸은 정리정돈을 잘하고 깔끔하며 돈 관리도 잘하는 편이라 통장에 돈이 항상 있을 정도지만 둘째 딸은 책상이 언제나 너저분합니다. 옷도 여기저기 벗어 던지고 출근하기도 하고 돈은 여유 있게 쓰고 보자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깔끔한 큰딸이 우리 내외와 함께 자기네 차를 타고 외식하러 가는 중에 아내에게 “엄마! 내가 모은 돈 중에 천만 원 드릴 테니 남은 것은 할부로 하더라도 베뉴(HYUNDAI VENUE) 한 대 뽑아 아빠 타도록 해주세요!” 그런 딸에게 아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멀쩡한 차 두고 뭐하러 새차 뽑으라고 그러니?” 그런데 중간에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던 제 마음이 찡해졌습니다.
저는 2012년식 경차 스파크를 타고 다닙니다. 이것이 마음에 쓰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 역시도 차는 굴러만 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굳이 새 차로 개비(改備)할 마음은 없습니다. 하도 제 돈을 아끼고 쓰지를 않아서 별명을 ‘짠지’라고 부른 딸이 기특하게 여겨질 뿐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번 바꿔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