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 도서관이다. 경혜는 실험실에 가있고 나는 여기서 책 읽고 인터넷하고 그런다.
어젠 일요일이고 모처럼 경혜가 시간이 나서 호수주변을 산책하였어. 대개가 백인이고 남미인들이 더러있었으나 동양인은 다 어디 갔는지
우리 뿐이더라. 봄꽃들은 이미 다지고 새로나온 나뭇잎들이 정신을 맑게하더라. 연두색이 아름답다는 걸 해마다 봄이면 실감한다.
아침마다 나 혼자 한시간쯤 집주변을 걷는데 그럴 때 만나는 숲속의 정경이 이나라를 부럽게 만든다. 주거지가 다 숲속에 있는 셈이야.
나무가 많아 부자인 나라. 자연을 사랑하고생활에 적용하는 마음을 높이사고 싶다.
이상하게 이곳에 오면 나를 만나는 느낌이 든다. 아마 한국에선 이것저것 신경쓸일이 많지만 여기선그렇지 않아서인지도 몰라.
늘 게으르던 생활이 보이고 사소한 일에 마음졸이던 초조함도 생각난다. 여기선 그냥 편해지니 이상하지.
남동생이 늘 책을 읽고 사유하며 사는 걸 봐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아내와 아이들을 소중히하는 마음도 기특하고.
여덟형제나 되니 다 한마음일 수야 없겠지만 지금처럼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엄마 소원이시기도 하고.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다시 읽고있다. 경혜친구가 작년에 읽으라고 갔다줬는데 이번에 와보니
아직 찾아가지 않았더라.
경혜는 주로 추리소설을 읽고 친구들은 책읽는 취향이 나랑같아서 주로 그애들이 책을 갔다준다.
카페에서 경혜는 공부하고 난 사람구경하다 글쓰고 그러기도한다.
건강하게 잘지내.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