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죠!이런 별명을 가진 후배녀석이 있습니다.
오로지 포핸드 하나로 타이틀을 몇개 딴 녀석이죠...
여러분 중에 정말 테니스에 대한 열정으로 이런 별명 그리 싫지 않으신분 많으시죠!맞습니다.저는 블랙죠는 아니지만 학창시절에,지금 직장생활 하면서도 고객분이나 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제가 테니스를 친지가 13년 되었습니다. 건강해보이죠?"
저는 영업직에 일하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이미지메이킹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테니스를 필두로 저에 대한 소개가 시작되며 처음에 조금 부담스러워하던 고객분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합니다. 새까만 싸나이가 양복입고 왔습니다. 쪼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며,거부반응 있을 수도 있습니다.특히 여성분들에게는요...하지만, 저는 항상 요 테니스라는 놈을 빼놓지 않고 얘기합니다. 순식간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고객분의 얼굴표정이 바뀐것이지요...
저는 군대에서 테니스병을 하였답니다.쫄따구 때에는 고참들이 세월이라 놀리고 고참되면 휴일에도 테니스코트 지켜야 되고 물론 그 추운 대기실에서 잠도 많이 잤습니다만, 겨울이면 기름아끼라는 본부대장 말에 정말 못견딜 때 5분 정도 난로를 틀고 끄고 견뎠답니다.
눈이오면 갑빠를 씌우기위해 새벽 2시에도 달려나갔구요...비 온뒤 두명이 밀어야한다는 롤링기를 혼자서 낑낑대고 두면을 밀다보면 오전 나절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다시 대기실에 누워 땀을 식히며 왜 사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했습니다. 훈련소에서 노먼 필 박사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동아리활동 실력으로(허접) "잘 할 수 있습니다""자신있습니다"로 시작한 테니스병 생활이었거든요...테니스장에 롤러질 하러 온 지원병들은 두번 다시 안오더라구요...그나마 담치기해서 맥주에 새우깡 한봉지,초코파이 몇개가 나올 때만 가끔식 오려하구요...
담도 많이 넘었습니다.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도 많이 했구요...그리 어렵게만 느껴지던 생활은 아니었지만 남들처럼 토요일 오후에 축구한번 신나게 할 수 없다는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죠...
연대장님이 테니스를 좋아하셔서 체육대회 축구우승 휴가증이 2번이나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본부대장님이 압수, 다른 사람 보내줬지요.참 가슴아프더군요...연대장님이 따듯하고 같은 고향분이라 참 재밌게 대해주셔서 마음 편하게 생활 하였답니다.가끔씩 "땅이 와이리 갈라져있노?"하고 물으면 가슴이 철렁내려 앉았죠...차마,소금이 적어서요라는 말을 못했답니다...중대장님에게 깨지거든요...연대장님 오시기 전에 발로 부벼서 갈라진 부분 안보이게 하느라 발바닥 불이 난적도 있습니다.
병장을 달고 부사수를 받았답니다.경기도대표 출신이고 일산에서 코치를 했다는 녀석이죠...저는 1년을 요런 녀석 찾으려고 부사수를 안받았습니다. 근데 요녀석이 또 말썽이었습니다. 눈치없이 웨스턴 그립으로 간부들을 상대한 것이죠...저는 세미웨스턴이 이스턴으로 언제부턴가 그립이 바뀌었습니다. 이유는 아실 것입니다. 공격적이면 안되니까요...가장 치기 편안하게 줘야하거든요...근데 요녀석은 눈치없이 마음에 안드는 간부들에게는 사정없이 갔다 발라버렸습니다. 환장하지요...보좌관에게 두번이나 지적을 당한 본부대장의 긴 군화발에 1미터정도 몸이 날아가는 경험도 했습니다.군생활 중 처음 구타라는 것도 해 보았지요...구타가 아니라 한 삼십타 정도 된 것 같습니다."내가 어떻게 해주면 너 간부들에게 그리 안하겠니? "라는 물음에 고녀석 왈 "말로 하지마세요...말로 하는게 저는 제일 힘듭니다." 그럼 마지막 할 수 있는 방법은 얼차례나 다음은 아시죠...저는 거의 크레이지 되었답니다.이등병 갓 단 녀석의 입에서 나온 참혹한 말에...이성을 잃었지요...저의 가장 큰 오점입니다.
제대하기 15일전 연대장님이 부르셨습니다."니 언제 제대고?"예,24일입니다." "그래,그러면 지금 휴가 출발해서 제대하기 3일 전에 들어온나..."저는 30분내에 휴가를 떠났습니다.본부대장의 일그러진 얼굴을 뒤로하고요. 말년휴가가 4박5일이었는데 10박 11일을 갔다 왔습니다.연대장님의 마지막 배려였지요...
저의 테니스병 생활은 쉽지 않았지만 제가 테니스를 지금까지 계속 할 수 있는 구력과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하지만,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테니스병은 세월이 아닙니다. 단지 세월처럼 보일 뿐입니다.감사합니다.
첫댓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맘껏 웨스턴 그립으로 때리십시오...
같은 테니스 병 생활을 해본 동지 의식이 느껴지네요........... 그 순간 순간들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작은 추억과 지금의 삶을 살게하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며........ 90년대 노도부대 테니스병이...
같은 테니스 병 생활을 해본 동지 의식이 느껴지네요........... 그 순간 순간들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작은 추억과 지금의 삶을 살게하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며........ 90년대 노도부대 테니스병이...
저도 글 넘 잼나게 읽었습니다... 지금 군대를 가려고 하는데... 정말 테니스 병을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습니다. 테니스를 조금만 더 읽찍 배웠으면 했는데... 아쉽지만 이제 일상생활을 뒤로한체... 군대를 가려고 합니다.
아참...제 나이가 32살이니까 군생활은 95년도에 제대했군요... 지금은 씨게는 안때리지만 겜 잘하고 있습니다. 관악구에서 운동하는데요...봄대회 준우승했지요... 암튼 감사합니다...기회되면 한번 모두들 뵙고 싶네요...건강하세요...추운 겨울인데요...
ㅎㅎ 저도 똑같은 경험있습니다.. 부사수덕에 활주로 군장매고 얼마나 뛰었던지 근데 지금실력은 그때 절반밖에 안되여.. 아시죠 장교들 발앞에 갖다줘야 되는거... 제대후 졸업하구 먹구사느라 운동못하구 15년쯤 만에 다시 하구있어요...^^
지금 현역테니스병입니다...지금이나 예전이나..다른게 없네요^^;;축구못한다는게 젤 가슴에 와 닿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