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채 시인의 시집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는 물에 흠뻑 젖어 있다. 이 시집은 마치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잠기지를 않아 그냥 콸콸콸 쏟아질 뿐”(「블루ㆍ2」)인 눈물로 흠뻑 젖어버린 손수건 같기도 하고 온몸에서 흐르는 핏물을 닦아내는 더러운 걸레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집은 물에 떠다니는 종이배 같기도 하다. 꿈과 희망을 실어나르는 이 종이배는 “꿈속의 아이가/ 종이배 만들어 띄우고 검정 고무신에/ 송사리 담아 살금살금 걸어가는”(「청계천의 여름밤」) 유년시절의 추억을 일깨우기도 한다.
저자 : 이현채 저자 이현채 시인은 1966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고, 2008년 계간『창작 21』여름호로 등단했다. ‘문학 IN’의 ‘따끈따끈한 시 IN’ 코너와 ‘오늘의 시’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지문학회, 현대시학회, 시에문학회, 시산맥 회원이며, 창작 21 작가회 회원으로 있다. 현재 마포에서 독서토론 및 논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1부다른 나라 다른 계절 도로시 다이어리12 공기인형14 선플라워16 이브닝 피존18 다른 나라 다른 계절20 빈 집23 거짓말을 디스플레이하다25 시간의 블라인드28 슬픈 영혼의 비망록29 블루1-날 바라보지 말아요 32 블루2-Do not enter into the danger34 Donna Donna-영혼아! 영혼아!36 흐린 날 연못으로 걸어 들어간다39 하늘이 내 안에 있다40 하늘을 나는 호수41 숨바꼭질42 겨울 동화-안데르센을 만나다43 . . 출판사 서평
이현채 시인의 시집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는 물에 흠뻑 젖어 있다. 이 시집은 마치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잠기지를 않아 그냥 콸콸콸 쏟아질 뿐”(「블루ㆍ2」)인 눈물로 흠뻑 젖어버린 손수건 같기도 하고 온몸에서 흐르는 핏물을 닦아내는 더러운 걸레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집은 물에 떠다니는 종이배 같기도 하다. 꿈과 희망을 실어나르는 이 종이배는 “꿈속의 아이가/ 종이배 만들어 띄우고 검정 고무신에/ 송사리 담아 살금살금 걸어가는”(「청계천의 여름밤」) 유년시절의 추억을 일깨우기도 한다. 숨기지 않기. 투명해지기. 맑아지기.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이러한 삶의 지혜를 물의 지혜는 일깨울 수가 있는 것이다. 시의 화자는 그러한 모습을 “나는 혼자 있을 때/ (중략)/나 자신이 되기 시작한다”고 고백한다. 물처럼 흐르는 것이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자기 자신의 근원에게로 나아가는 삶의 자세를 간직하는 것을 말한다. “절대적으로 순수하고 진지한 것”을 자신에게서 돌아보고 싶을 때 우리는 시의 화자처럼 물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이현채의 시를 읽다 보면 절망이 발자국을 찍는 것 같다. 시인은 “고독을 나의 귀중품”으로 삼고(<도로시 다이어리>), 금지된 숲이나 낯선 나라로 간다. 자본의 도시 어디에도 갈 곳을 잃은 시인은 “텅 빈 도서관으로 들어가 누에잠”을 자며 “머릿속에 음지식물”을 키우며(<공기인형>), “퉁퉁 붓”는 말을 하며 떠돈다.(<도로시 다이어리>) 그만큼 시인은 불륜의 사랑을 하며,(<선플라워>, 홀로 집을 지키거나(<빈집>) “무너진 방”들이나 바라본다.(<흐린 날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 결국 오도 가도 못한 시인은 <블루 · 2>나 <숨바꼭질> <겨울동화>에서처럼 늘 위험이나 환각 속에 빠져든다. 적어도 이현채 시인의 시는 이러한 추방된 도시에서 꾸는 환각(<기억은 잠들지 않는다>)이다. 몽유병자처럼 떠돌다가 시인은 어린 시절로 가기도 하고 동화의 나라로 가거나 환상의 새를 찾는다. 그의 유일한 동행은 음악이다. - 유안진 시인, 전 서울대 교수
이현채 시인의 시집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는 물에 흠뻑 젖어있다. 이 시집은 마치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잠기지를 않아 그냥 콸콸콸 쏟아질 뿐”(「블루ㆍ2」)인 눈물로 흠뻑 젖어버린 손수건 같기도 하고 온몸에서 흐르는 핏물을 닦아내는 더러운 걸레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집은...(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