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저쪽 역이민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오늘 밤 스스로 삭제하고 탈퇴했습니다.)
어언 10여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역이민 카페가 있다는 걸 알고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정회원이 되고 특별회원까지 되면서
이런저런 번개와 모임으로 많은 분들을 만났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지라
그 중에는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최악의 경우도 있었고, 또한 어떤 분들은 나중에 노년을 함께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서 다음 카페 초창기 카페를 만들어 800명 규모의 카페지기(거기선 '쥔장'이라고 불렀다)
를 하며 절실하게 깨닫고 난 후 카페에 대한 내 소신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이다.
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너무 빠질 정도로 가까워서도 안되고, 이름이 잊혀질 정도로 너무 멀리하지도
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생활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몇 년은 그 기조를 유지하며 비록 미천한 재주였지만 수필같은 별 시덥잖은 글도 올리고 그랬다.
사람들과도 이래저래 만났지만 특별히 가까운 사람도 없었고
또한 사이가 틀어져 원수처럼 헤어진 경우도 없다.
그냥 물에 물탄듯 술에 술 탄듯 한 내 성격도 한 몫했을 것이다.
몇 번 기회가 있긴 했다.
자칭 글쟁이라는 카페지기인 추조(듀크)님하고 인연이 될뻔했다.
술을 좋아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거니와 나도 재주는 없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중에 나는 한국 문단에 수필가로 정식으로 등단했다. 뭐 등단이 대단한 건 결코 아니지만) 이메일로
교신도 하고 동부에 사시는 유명하신 청하님하고도 같이 몇번 교신을 나눈 적이 있다.
지금도 감히 말하자면 청하님은글쓰기에 있어서 하늘이 내린 '천재' 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분이라고 확신한다.
내 재주가 미천한 탓에 감히 그분들과는 더 이상 교류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5 년 전 시골농부님 댁에서 듀크님을 처음 만났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잔 찐하게 할 생각으로 좀처럼 하지 않는 외박까지 계획하고 모임에 참석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듀크님이 전날 동부에서 과음을 한 탓에 먼저 자야겠다며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속으로는 좀 황당했으나 뭐 사전에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동부와의 시차도 있으니 이해를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 '는 말을 입버릇 처럼 달고 사는 내 기준으로는
'이건 좀 아니잖아'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 후에 그 분의 글이나 여러 정황으로 보니 나하고는 결이 다른 분이라는확신이 들었다.
내가 쓴 어느 글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댓글에서도 마음이 상해 2년 동안 잠수만 해왔다.
이제 카페를 떠나는 마당에 생각해 보니 '불가근 불가원' 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후기
하나. 별로 존재감도 없는 제가 카페를 떠난다고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마는 십년여 세월 카페를 통해
즐거운 일도 많았었다고 생각합니다. 부탁이라면 이 글도 지우지는 말아주세요.
둘. 청하님 이번에는 청하님이 틀렸습니다.
절친이신 듀크님이 카페지기에 연연하실 분이 절대로 아니라고 하신 말씀에 나름 기대아닌 기대도
했는데 말입니다. '낙화' 라는 시를 올릴 때 청하님의 의중을 간파하길 바랬었는데...
셋. 올리마님, 돌산도님 두분은 살면서 가깝게 지내고 친해지고 싶었던 분들입니다.
살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요.
첫댓글 송삿갓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연이 다하면 소멸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다시 시작하는 소중한 인연 이곳서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송삿갓님, 저도 10여년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그 카페의 누구와도 연락안하고 지냅니다.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이번엔,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준비가 되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 평안합니다 ^^
2001 년 .. 수필가협회의 시상식에서 지인의 수상소식을 듣고 무척 자랑스럽고 기뻤지요.
송삿갓님도 그 수준 높은 곳의 회원이시고.. 이런 탁월하신 능력을 갖춘 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제가 쓰지는 못해도 엄청 독서량이 많아서.. 줄곧 읽습니다.
'허접한 질문' ' 협박' .. 이런 용어를 회원대상으로 쓴 그는 송삿갓님의 수준, 지성을 비교해보면 하늘 과 땅 , 차이입니다.
결이 다르다..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분의 아집과 그릇된 신념
먼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사람보는 눈과
판단의 그릇이 고작 그 정도였구나..싶어 한편으론 안쓰럽습니다
전 그쪽 카페 신입때 이미 그분의 글 몇개 읽고 어떤 성격이란걸 파악
했었습니다. ㅎㅎ 그러다 한번 정학 그리곤 결국 강퇴 당했죠. ^^
겉으론 성인군자... 쪽지 로는 또 다른 사람. 쪽지 사용을 강요 하는
목적이 그래서 아닐까요?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셨습니다.허접한 질문 보다도 거짓과 가식으로 글을 쓰는 자가 더 어리석은 것 같습니다.
저쪽에서 미쳐 못보여 주셨던 것들을
이제 우리 역이민 타운에서 맘껏 펼쳐 주시길 바랍니다.
그 분과 그 분 주변의 주요멤버들과 자주 교류한 때도 있었지만
결이 다름을 깨닫고 단절해 버렸지요.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또 직접 당한 일도 있었기에 ...
송삿갓님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에요.
유유상종 ㅡ깊이 생각해 봅니다. 그들만의 리그 라고...
인연은 스쳐지나가는 것이고
전처럼 좋은글을 기대합니다.
답글 달아주신 타운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저쪽 카페에 올린 글은 삭제하고 자진 탈퇴완료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이 곳에서 열심히 재미있게 살렵니다.
유구무언입니다. 더 좋은 인연이 필시 기다리고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