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한하운 선생님께서 소록도에 거주하신 적은 없지만 소록도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임이 틀림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시인이기 이전에 이미 소록도 환우들의 선배로서 또 동료로서도 같은 슬픔과 애환으로 겪어내신 몸과 마음의 행로는 따가운 시선과 편견에 맞선 고독한 한 알의 밀알이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 심금을 울렸고 병역자의 아픔을 알렸던 선생님 일생의 은혜로운 행적과 그에 관련된 모든 자료들은 그분의 시 비가 새겨져있고 또 문화재로 지정된 다른 한센자료들과 함께 소록도에서 전시돼야 마땅한 일이었지만 누구 한 사람 관심 갖고 찾거나 수집하지 않다가 늦게나마 선생님의 여식이신 이복실 님께서 이곳을 다녀가시므로해서 빛바랜 사진틀 속으로나마 영면할 수 있는 오늘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여식께서 보내주신 선생님의 모습을 이제 소개해 올립니다. 비록 환우가 아닌 분으로 전주에서 자주 여행객으로 오시는 가이드 분께서는 올 때마다 다른 시 작품을 선생님의 보리피리 시 비 앞에서 읊어내시며 안내하는 고운 성의도 보인답니다. 또 많은 분들이 선생님의 시 '전라도 가는 길'을 '황톳길'로 착각하시며 확실한 제목을 묻곤 한답니다. 선생님, 너무 늦은 대면이라 송구합니다. 지하에 계셔도 큰 사랑의 은혜를 베푸시니 늘 든든한 감동으로 부족했던 모든 점을 깊이 반성합니다. <올린 선생님의 사진은 시인 이복실 님께서 보내주신 것입니다. 동봉하신 편지 또한 카피하여 같이 전시하였답니다.> **디카 수리하느라 늦게 올린 점 양해 바랍니다.^^** 하얀마을 2 초대합니다.
출처: 원불교 소록교당 원문보기 글쓴이: 하얀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