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이고 ‘만일기도’를 시작할 때 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왜 백일, 천일, 만일인가?
백일. 천일, 만일이 갖고 있는 유래 유래라고 할까? 이렇게 쭉 전통으로 내려오는 것이 있어요. 백일 기도는 나를 찾고 나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그런 시간이고 내가 중심인 그런 날들이랍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백일.
그리고 그 힘으로 이웃과 함께 가는 천일.다시 세상 만물들을 위해서 기꺼이 마음을 내어 살아가는 만일.
우리의 기도가 나와 우리, 그리고 온 우주의 일을 더불어 살아가는 기도가 되고 그 힘에 의해 절로 실천하는 원을 가지면 좋겠다 싶고요.
- 만일기도 100일회향글에서
첫기도 날 아침, 마음모아 촛불을 켭니다.
한님, 고맙습니다.
100일기도 첫날입니다.
오늘을 맞이하게 하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오늘하루도 선하게 시작했으니 선하게 살고 선하게 마무리 할 수 있길 염원합니다.
(그 사이 생각에 책에서 기도문을 살펴봐야겠다하고 있는데, 마음에서 작게나마 필사를 하러 가라는 소리가 올라옵니다)
고맙습니다.
뒷방으로 필사를 하러 갑니다.
다시 마음모아 촛불을 켭니다.
촛불켜고 자리에 앉으니, 책상꼴이 이렇습니다.
보다 만 책들과 뭔가 찾으려고 가져다 둔 책, 필사할 책과 여러 노트들이 그냥 두서 없이 쌓여있습니다. 매일아침 이곳으로 왔는데 오늘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어지러운 꼴 말입니다.
어지러운 꼴 사이에서 필사를 했습니다.
마음정리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걸 위해 명상도 하고 기도도 하고...
그러나 오늘은 몸정리를 하라는 대단히 중요한 날인듯 합니다.
마음정리에 늘 뒤로 밀려난 몸정리로 몇날째인지 모르게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해야겠습니다. 마음모아 촛불켜듯 살살 부드럽게 해보겠습니다.
“백일 기도는 나를 찾고 나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그런 시간이고 내가 중심인 그런 날들이랍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백일.”
이렇게 찬찬히 책상정리와 함께 시작하렵니다.
고맙습니다. 한님
백일을 맞아 회향을 하고 다시 백일을 시작하는 입재기도를 처음으로 드렸습니다.
입재기도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소현께서 알려주시고 설명도 친절히 해주셨습니다.
또한 두더지께서 나를 찾아가는 백일의 여정에 함께 공양보시를 해볼수 있는 제안도 해주셨지요.
뭔가를 새로히 알고 배우는 첫날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래 오늘부터 백여일동안 인연 닿는 분들이 각자가 매일매일 공양보시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각자가 봉투에 얼마씩이나마 하루하루 모아 또다시 백일이 되는 회향에 가지고 와서 다음백일의 입재기도날 함께 모아보는 것이지요.
제게는 10살터울의 큰언니가 있습니다. 20여년도 더 전에 큰언니가 매일 밥하기전에 쌀가마니 옆 주머니에 쌀을 한줌씩 넣는걸 보았습니다. 물어보니 한달동안 그렇게 모아 교회에 가져간다하더라고요. 아마도 십일조나 헌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나 생각해보니 언니가 매일같이 하는 기도와 다를바 없는 지극정성의 몸짓기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 모처럼 옛기억에 마음이 풍성해지면서 저또한 그런 염원을 담아 함께해보고자 합니다.
커다란 주머니로 준비해야하나? 즐거운 상상을 하며 첫날 첫 공양보시를 담아봅니다.
이 또한 고맙습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