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펌글
"이 애리수" 라는 가수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1928년 단성사에서 '황성옛터'를 처음 불렀습니다.
여러 곡을 히트시키며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가수였습니다.
한참 인기 절정에 있을 때 그녀는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녀가 자취를 감추자 사망설까지 돌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에 대한 기억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연 뒤에 숨어있는 내막은 "약속"이라는 두 글자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배00씨라는 대학생과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약속하고 시부모 앞에 섰는데
시댁에서는 가수라는 이유로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하였습니다.
그녀는 자살소동까지 벌였지만 시댁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시아버지와 굳은 약속을 하고나서야 결혼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체 가수라는 사실을 숨기고 향후 가수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결혼 생활 2년 후에 그의 시아버지는 소천하셨습니다.
그 때 남편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가수활동을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애리수는 거절했습니다.
돌아가셨지만 "약속은 약속" 이라고
그녀는 평생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98세가 되어서 그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고
그 이듬해 99세로 소천하였습니다.
그녀의 자녀들도 어머니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또 한 분이 계십니다.
안창호 선생님이 독립운동을 할 때의 일입니다.
그는 친척집 어린이에게 내일 모레 과자를 사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과자 봉지를 사들고 어린이를 찾아가는데 일경이 미행을 했습니다.
그는 일경이 미행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친척집에 갔다가 잡혀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고
잘 아시는 것 처럼 결국 옥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우직합니다.
그러나 우리 안창호 선생님은 이런 정직한 정신으로 독립 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살아있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