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편지...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몇 가지 있는데, 오늘은 그 중
미팅에 얽힌 편지 얘기를 해볼까나.
때는 지금으로부터 이십년 하고도 일년 전...
어느 날,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자기네 동네 남친으로부터 미팅 제의를
받았다면서 같이 나가자고 했다.
"아니, 그런 걸 어떻게... 나 같이 순진한 아이가...."ㅋㅋㅋ
그 당시만 해도 미팅이란 단어가 그리 익숙하지 않았기에 선뜻 결정을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함께 다니던 친구들과 이마를 맞대고
소곤소곤하던 중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니? 여고 시절에 이런 추억거리 하나쯤 만드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
라던 한 친구의 말에 우리 핑거-다섯명이 늘 함께 붙어 다녔기에 그렇게
불렀음-들은 약속 장소로 나가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그렇게 미팅이란
걸 해보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미팅을 주선했던 친구가 둘둘 말린 종이 하나를
손에 들고 교실로 들어오더니 내게 건내 주었다.
리본을 풀어보니 그건 바로 드라마(그것도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서찰
이었다.
"아니 무슨 편지가 이렇담. 예쁜 꽃 편지지가 아닌 한지에다가 편지를 쓸
생각을 하다니...지가 뭐 조선시대 선비라도 되는 양 착각하는 건 아닌가.
참 희한한 아이로군."
하며 투덜거리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그 편지의 내용도, 그 아이의 얼굴도 희미하기만 하지만, 그 때 그
둘둘마리 편지는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희한한 아이가 아니라, 낭만과 멋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였던 것 같다.
첫댓글 다솜아! 부럽다 부러워 나는 지금 이날까지 미팅도 한번 못했보고 살았는데....어 믿지못하는것 같은데 진짜다.........
현희야 보고 잡다~~~~~~~~편지 여기서 끈내라~~~~나 아푸다``````````````~~~~~~~
이제야 한 사람이 부는구나!!!/ 나도 한지에다가 편지 많이 써 봤다. 꽃 편지지야 흔하게 늘린 거니까 아무래도 정성면에서야 한지에다가 붓글씨로 쓰는 것보단 못하다는 생각에서였지. 내 경험에 의하면 효과가 120% 였다./근데, 그 편지 아직도 보관하고 있나?
다솜아. 조숙한 니도 미팅을 했었나? 미팅 그러면 나 삼일 빵집에서 미팅한다고 여자들 불러놓고 빵 잔뜩먹고 도망가고 또 도망가고 참 공짜빵 마니도 먹었는데.... 물론 어른들께 드릴 빵도 잔뜩 챙겨서 내빼곤 했었는데... 그때가 그립다.
혹,한지로 보낸 편지가 영규가 보낸건 아니겠지?.니들둘 만났을때,혹 구면같은 친근감은 없었는지?...그런 낭만을 그렇게 꽁꽁 숨기고 있었다니...근데, 한번 뿐이었냐?ㅋㅋ.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결혼 전에 태워버렸지. 장샘처럼 타임캡슐로 만들어 보관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기만하다.
고등학교 때 절친했던 친구가 나한테 한지에다가 붓글씨로 편지하나 써 달라고 바짓가랭이 부여잡고 하도 간곡하게 부탁하길래 써 준 기억은 있다.ㅎㅎㅎ
편지는 계속 되어야 된다,,,,,조만간 나도 풀께,,,,,,,,,
좀 충격적이다. 여고때 미팅을~? 그것도 니가~?... 난...참 ... 바보처럼 살았군요........ 아~~생각난다... 겨울내내 우리 집.. 군불지피던 그 수많은 편지들... 내가 쓰고선 보내지 못한 수많은 편지들.
바이야~! me too. 내도 뭐했는지 모르겠다..니는 니가쓴 편지라도 태웠재...태울 편지도 없었던 난 너무 삭막하게 살았나봐!!
구콰! 지금도 늦진 않으니까, 태울 편지 보내줄까나?
고딩때 미팅장소하면 중국집 & 혁이처럼 삼일빵집 & DJ 가있는 음악다방 ,,, 날라리도 아니것이 폼은 다잡아봤네,,,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