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3월 11일 (월) 모니터링 일지 >
오랜만에 휴가를 받아서 기쁜 마음 가득 안고 장남들 모니터링을 위해 장남들판으로 향했습니다.
작년까지 모니터링단장으로 고생하셨던 유경숙선생님, 올해 모니터링단을 이끌어주시는 명인영선생님, 호주에서 막 돌아오신 이경호선생님, 이날 처음 모니터링에 참가해주신 오해경선생님, 늘 우리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우리 조성희국장님과 저 이렇게 이날 모니터링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간만에 만나는 모니터링 요원들이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만날 장남들의 동식물 친구들이 너무 너무 기대되어 흥분되었습니다.
우리를 반기는듯 멋진 해무리가 장남들판 위에 떠있었습니다.
아직 장남이와 세종이가 가지 않고 있을까 무척 궁금하였는데 평화롭게 두 흑두루미들은 들파에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봄이 찾아 오고 있으니 이제 곧 돌아갈 차비를 하겠지요?
다시 이 흑두루미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꼭 또 와서 반가운 안부 인사를 하길 바래봅니다.
문득 제가 예전에 환경지킴이를 할 당시에 이 흑두루미 중 한마리가 그물에 걸려 구조하고 충남야생동물응급센터에 보냈을 때가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그때는 무리에서 이탈되어 다시 볼 수 없을까 무척이나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도 구조되었던 흑두루미는 건강을 회복하고 방생되어 기다려주던 흑두두미 한마리와 재회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고 많이 기뻤습니다. 며칠을 합강을 오가며 힘을 비축하고서 두 흑두루미는 찬란한 어느 봄날 인사하듯 장남들판을 선회하더니 먼 하늘로 사라졌습니다.
그 후로 또 만날 수 있을까 늘 궁금하던 터에 찬 바람이 불어오면 해마다 그렇게 둘 또는 셋으로 장남들판을 찾아오는 모습에 감동스럽고 고맙기 조차한 감회가 들었습니다.
이날 장남이와 세종이를 또 만나니 기뻐서 옛 생각이 스물스물 아지랑이처럼 떠올랐습니다.
이런 감회에 젖어있던 저와는 달리 다른 모니터링 요원들은 부지런히 생믈종 조사와 장남들판 환경 파악을 위해 분주하였습니다.
우리 머리 위로 멋진 흰꼬리수리가 선회하면 반겨주어서 모두 사진 찍으며 감탄했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씨였는데도 정말 멋지게 잘 날아다니는 모습이 참 멋있었습니다.
따스한 봄기운에 신나게 뛰어다니는 고라니도 여러 마리 보였고 고라니 털갈이 자국과 고라니가 뛸 때 생긴 발자국, 어린 고라니 새끼 발자국 등도 관찰되었습니다.
수로 쪽으로 가보니 수달의 배설물을 발견하고 수달이 여기에서 활동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로써 금강과 합강습지, 장날들판의 생태통로 연결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사하던 도중 너구리 발자국과 여러개의 너구리 분장(너구리 공동 화장실)들도 여러개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으로 너구리들도 이곳에 많이 서식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삵의 배설물과 삵발자국으로 추정되는 것도 찾아내었습니다. 장남들판에 이렇게 다양한 동,식물들이 잘 어울려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생태공원으로 자리잡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들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니터링을 마무리하려던 차에 명인영 선생님이 아주 작은 꽃을 발견하시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보여주신 사진은 아주 귀엽고 예쁜 꼿이었는데 꽃이름이 꽃다지라고 하셨습니다. 노래 속에서만 알던 그 꽃다지라는 바로 그 꽃이라고 해서 무척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이날 모니터링은 소중한 장남들판의 생태 조사활동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새롭게 이 곳을 잘 지켜야겠다는 다짐과 싱그러운 초봄의 기운을 받고 힐링이 되는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직장일로도 힘드셨을 건데
글 쓰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