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 잠재력만큼 성적도 중요… 지원학과 관련 교과성적 체크하세요
베테랑 진학교사의 입학사정관제 Q&A
약 3개월 후면 수시모집이 시작(9월9일부터 원서접수)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어떻게 이뤄지고,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입학사정관 활용 전형이 대세는 결코 아니다. 현재 입학사정관을 활용하는 모집인원은 4년제 대학 총 모집인원 37만8141명의 5%(2만800여명) 정도다. 더구나 서류 검토부터 면접, 최종 당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순수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인원은 약 4400여 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가 대입 전형의 결정적 변수라고 착각해선 곤란하다.
Q. 입학사정관제는 어떤 수험생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요?
A. 대부분의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 방법은 ①서류심사(지원자격, 학생부,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학생의 교육·가정환경 및 고교의 여건, 대학의 건학이념 또는 학과 특성에 부합 여부 등을 심사) ②심층면접·토론(사고력, 적성 및 역량, 표현력, 잠재력, 미래성장 가능성, 전공적응 가능성, 창의성, 인성, 흥미, 태도, 특기 등을 파악)등이다. 따라서 평소 독서나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심층 면접 등에 자신 있는 수험생, 어려운 교육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수험생, 확실한 진로 목표를 가지고 관심 갖는 분야에 열정을 쏟은 수험생,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신장시킨 수험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표1 참조>
-
Q.교과·수능 성적이 저조해도, 잠재적 능력과 소질, 진로 목표에 대한 열정만으로 선발될 수 있을까요?
A. 대학에서 비교과 활동이나 잠재력 부분 평가를 지나치게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 입학사정관제에서도 교과 성적은 중요하다. 다만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의 결과뿐 아니라 그 성취 과정을 재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즉 3개년간 교과 성적의 향상 추이, 지원학과와 관련 있는 교과의 성적은 아주 의미있게 본다. 특히 단계별 전형에서는 학생부 성적만을 반영하거나 학생부와 서류를 함께 활용해 2단계 전형 인원을 선발한다. 따라서 첫번째 관문에 해당되는 교과 성적을 무시할 순 없다. <표2 참조>
입학사정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일부 대학 및 전형에서 적용하고 있으며,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이 평가요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능 공부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표3 참조>
-
Q.봉사활동이나 수상 실적이 있어야만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할 수 있나요?
A. 봉사활동이나 수상실적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입학사정관제에서는 서류평가의 비중이 높아 수상 실적이나 공인외국어시험에 대한 서류가 있으면 좋겠지만, 수험생의 자발적 노력 과정이 포함되지 않은 수상 실적, 지원하고자 하는 학부와 관련없는 수상 실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보다는 경시대회나, 공인외국어 시험을 준비한 동기, 이로 인해 얻은 성과 등이 중요하다. 수상 실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진로 목표와 관련된 기록물, 예컨대 꾸준히 작성한 과학실험일지, 독서노트, 봉사활동 일지, 학교 및 지역행사 참가활동 사진 등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꾸준히 키워왔다는 과정을 보일 수 있는 개인 포트폴리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봉사활동은 양보다는 질, 그러니까 의미있고 보람있는 활동, 일관성 있는 활동이 좋다. 일회적인 해외의 해비타트 봉사보다, 동네 불우 이웃을 일관성 있게 돕고 보람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눈에 띌 것이다.
Q.잠재적인 능력과 소질을 입증하기 위해 전공과 관련된 스펙이 반드시 일관성이 있어야 하나요?
A. 지금까지의 성적위주 교육환경 속에서 시험에 쫓기고 끌려 다니던 수험생들이 잠재능력과 특기 능력을 이제 와서 신장하는 노력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초조한 마음에 '스펙'을 관리해준다는 '컨설팅 사교육'의 유혹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지원자의 잠재적인 능력과 소질 특기 등은 학생부의 기재 내용 중 진로지도 상황, 특별활동 상황, 체험학습 상황,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종합의견 등에서 이미 기록돼 있다.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학생부의 기록 내용, 자신의 활동 내력들을 자신의 진로 목표와 연결시켜 재해석하고, 이를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등에 세세히 담아내고, 심층면접에서 이를 표현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Q.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A. 자기소개서는 지원자 자신이 누구인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능력과 품성이 무엇인지,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에 적절한지 등을 알리는 글이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추상적으로 쓰기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인 실례나 일화를 들어 자신의 장점과 개성, 단점 극복 노력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즉 지원자의 독특한 특성과 능력, 경험과 체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주어진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 목표 달성을 위한 진지한 노력, 정규 교육과정에서 제공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성취하기 위한 노력 등을 솔직하게 기술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지원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임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 다른 사람이 대신 자기소개서를 써주거나 글을 다듬어 준 것은 평가 과정에서 노출된다. 투박하고 매끄럽지 못한 글이라도 자신만의 성장 기록을 진솔하게 쓰는 것이 좋다.
학업계획서는 지원 학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대학 및 학과 지원 동기, 재학 중 학업 및 계발 계획, 졸업 후 희망 진로까지 연결해서 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 대학의 학부(학과) 홈페이지를 방문해, 그 학과의 커리큘럼, 교수님들의 주 전공, 졸업생들의 진로 상황 등의 정보를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Q.지금 시점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해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①고3 재학생은 이제 한 번의 기말고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망학과와 관계되는 학생부 교과 성적을 최대한 향상시키자. ②3개년 동안 상승추세인 교과목은 무엇인지, 지원학과와 관련되는 과목의 성적은 어느 정도인지 체크하자. ③그동안 자신이 이룩해놓은 학업 경력이나,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적성에 부합되는 전형유형을 선택하고 지원자격을 파악하자. ④지원하려는 대학, 학과의 홈페이지를 찾아 대학이 선발하고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파악하자. ⑤학생부에 누락된 것(학교·학급임원, 동아리 활동, 개인적인 교내외 체험활동, 모집단위와 연관된 독서활동, 진로 탐색활동, 경시대회 참가 및 수상실적, 영어공인성적, 봉사활동 실적, 교과세부능력 평가 등)은 없는지 체크하자. ⑥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는 지금부터 쓰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지원 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해 양식을 다운받자. 쓸거리가 떠오를 때마다 틈틈이 기록한 글이 원서접수 때 허둥지둥 쓰는 것보다 훨씬 좋다. ⑦입학사정관제에서는 실적이나 경력이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시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환경과 여건에 비춰 성취하기 힘들었지만, 참여하려고 노력했던 경력도 놓치지 말고 꼼꼼히 챙기자. ⑧틈틈이 그동안 자신의 독서 이력을 기록하고 앞으로 무엇을 더 읽을 것인지도 파악하자. 또한 독서로 인해 감동받고 변화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기록하면 자기소개서 작성 시, 면접 때 큰 도움이 된다. ⑨학생부, 자기소개서, 대학 홈페이지를 참조하면서 모집단위에 대한 열정과 끼를 보여 줄 수 있는 면접 준비를 하자. 특히 입학사정관제에서 면접은 학생이 제출하는 모든 서류의 내용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일관된 진로 목표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므로 성실하고 솔직한 답변을 준비 하자.
조선일보 2009.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