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체육대회 날 순천대학교에서 한다는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학교에 공문까지 내려왔다더군요..
그래서 저흰... 순대 연극 동아리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발표회 같은걸 하는 줄 알았죠.
선생님께 회식(;)비로 돈 9만원을 받아서 부랴부랴 순대로 달려갔습니다.
순대에 가보니 그때가 축제 기간이었는지 좀 떠들썩 하더군요.
쩝.. 그리고 물어물어 강당으로 갔습니다.
휑- 하더군요.........................
고등학생은...우리뿐..
그래도 좀 기대를 했어요. 뭔가 좀 있어보였거든요.
근정이가 무대로 불려 올라가 목련OUR 소개도 하고... 가나도 끌려올라가다시피 해서 노래 한 곡 하고... 아- 그때까진 분위기 좋았어요~
드디어 무대의 막이 오르고.....
줄거리 : 작가는 관객들을 향해 자신이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글을 쓰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착상이 떠올랐을 때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설명하며 지금 방금 떠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번째 이야기 : 어떤 소심한 남자가 장관 머리에 대고 재채기를 해버리고, 소심하게 고민하다가 죽는다는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 어떤 세련된 바람둥이의 여자 홀리는 비법. 그러나 그 남자도 결국 참회하게 된다.
세번째 이야기 : 주인공 작가의 어린시절. 매우 개방적인 작가의 아버지는 아들의 19번째(?) 생일을 맞아 총각 딱지를 떼게 해줄 선물을 준비한다. 그러나 너무나 순진한 아들. 결국 아버지는 그 선물을 포기한다.
음.........................
(전 원래 '...' 많이 쓰는걸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재미있는 연극이었어요....
세번째 이야기에서 그 아이... 정말 귀여웠죠.
아...... 흥이 안나..... 암울.......
쩝. 그래요, 다 털어놓겠어요!
순대 사람들이 혹시나 제 글을 읽게 된대도 상관 없어요!
사실 정식 연극 동아리에서 준비 한 것이 아니라 문학동아리에서 축제를 위해 잠깐 연습 해서 공연한 것 같아요.
만약 더 많이 연습을 했다면 훨씬 괜찮았을거예요.
그 동아리에 남자가 부족했는지, 이 연극의 주인공과 세 이야기의 주인공 모두 남자인데, 그주인공 작가와 장관, 바람둥이 역할, 개방적인 작가의 아버지 역할을 모두 여자가 했어요.
아무리 여자가 남자역을 했어도,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죠.
완전히 '날 여자로 봐주오!'였어요. 목소리를 남자답게 낼 생각이 없어보이더군요. 글구 그 바람둥이는, 머리 자르기 싫으면 꽁지머리로 좀 묶던지. 모자 위로 숨기던지 하지-_-
그래요, 여자가 한 남자연기에 대한 불만은 둘째 치더라도,
그 어색하고 단조로운 억양과, 듣는이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지나친 뛰어읽기, 차라리 가슴을 두드리며 한숨을 쉬게하는 하는 몸동작.
그 어색한 말투는 흡사 대본을 처음 받아든, 그러나 매우 오바하기를 좋아하는 중학생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주인공 작가조차도 딱 정해진 그 똑같은 억양으로, 그 똑같은 몸동작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초장부터 이 연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그 소심한 인간은 단어 하나하나마다 숨쉬고 말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습니다. 전 정말 짜증났어요. 저 하마터면 "좀 한번에 들이쉴순 없어요? 좀 길게 말해주세요!"라고 소리칠뻔 했죠. <-진심으로로요.
두번째 이야기에서 그 바람둥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똑같은 억양으로 일관했구요.
다만, 세번째 이야기에서 그 어린 시절의 작가는 잘 했어요.
정말 순진한 남자아이(그래도 성인식을 치룬 남자)를 귀엽게 잘 했어요. 좀 쉬운 대사긴 했어도 꽤 잘 했구요.
처음엔 정말 저랑 자연이랑 근정이랑해서 호응도 잘 해주고 분위기 좋았는데..-_-
-_-
속없는 일학년 애들은 "와 전 진자 남잔줄 알았어요. 전 꽤 재밌었어요~" -_-
그래도 좀 좋은점 있었어요.
이렇게 하면 이꼴난다.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앞으로 잘해야 겠다는 경각심도 생겼어요.
그분들께는 정말 죄송해요. 어쩌면 연습 많이 하셨을지도 모르는데.
카페 게시글
무대 위의 이야기
순천대학교 축제-연극 '굿닥터'
쪼다빵
추천 0
조회 40
05.06.09 22:1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