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七章
蔚山邑 西望鵄述嶺 東臨栗浦 栗浦者 先世堤上公出發日本時解纜處也 鵄述嶺者 公之夫人金氏與二娘 哭盡而化神母之地也 余來此地 記錄此稿者可謂奇緣 而癸巳夏稿終之日 有一羽靑鳩突現洞中 群兒追捕騷然 鳩去不見 至夕 忽然飛入於余室 坐於余臂 喙余衣裳 連發奇音 諸隣 見而駭然 余甚異之而黙視其狀 終與余同室一月而去 卽八月五日來九月四日去 經一月卽十月三日 又忽然飛來 同視余室 須臾而去 後無消息 陰七月旣望鳩在之日 與諸友 擧堤上公及神母追念式於太和江上 而洗此稿筆 此鳩分明知人之語者 隣人證之 可謂奇鳥也 鳩來之意 雖云來詳 當此千古記事整稿之日 有如是奇異事故 追記以存之
울산읍은 서쪽으로 치술령을 바라보고 동으로는 율포에 닿아 있다. 율포는 선세 제상공께서 일본으로 떠나실 때 닻줄을 푼 곳이다. 치술령은 공의 부인이신 김씨와 두 따님이 통곡하다 죽어 신모로 화하신 땅이다. 내가 이 곳에 와서 이 글을 기록하게 되니, 가히 기이한 인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계사년 여름 이 글을 마무리하는 날, 한 마리 푸른 빛이 도는 비둘기가 돌연 마을 가운데 나타났다. 동네 아이들 여럿이 이를 따라가 붙잡고자 소란스러웠는데, 비둘기는 날아가 보이지 않았다. 저녁이 되었는데, 홀연 비둘기가 날아와 내 방으로 들어왔다. 내 어깨 위에 앉아 옷을 부리로 쪼면서 연신 기이한 소리를 발하였다. 여러 이웃들이 이를 보고 해괴하게 생각하였다. 나도 참으로 매우 기이하게 생각하면서, 가만히 그 상황을 바라보았는데, 종래에는 나와 더불어 같은 방에서 한 달을 같이 지내다가 날아갔다. 즉 8월 5일에 와서 9월 4일에 간 것이다. 다시 한 달이 지나니 곧 10월 3일 이었는데, 또 홀연히 날아왔다. 전처럼 내 방을 같이 바라보다가 잠깐 사이에 날아가서는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음력 7월 기망, 즉 16일은 비둘기가 있던 날이다. 여러 벗들과 더불어 제상공과 신모의 추념식을 태화강 위에서 거행하고 다시금 이 글을 쓰던 붓을 씻었던 것이다. 이 비둘기가 사람의 말을 알아들었음이 분명한 것은 이웃사람들이 증명하는 것이니, 가히 기조, 즉 기이한 새라 할 것이다. 비둘기가 날아온 뜻은 비록 상세히 알 수 없다 하겠으나, 이 천고의 기사를 적은 글을 마무리하는 날을 맞아 이와 같은 기이한 일이 있음으로 하여, 추기하여 여기에 남긴다.
癸巳 仲秋
琴堂 朴 錦 記
(觀雪堂 五十五世孫)
계사 중추
금당 박 금 쓰다
(관설당 55세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