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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례음악 원문보기 글쓴이: 글라디오
최근 교황청이 미사의 성찬례 예식 중에 거행되는 평화의 인사를 가급적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나눌 것을 권고하는 회람을 전세계 교회에 내려보냈습니다.
교회 전례에 대한 규정을 총괄하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평화의 인사에 관한 지침을 담은 회람을 전 세계 교구장들에게 보내고, "영성체 전에 전례 회중을 산만하게 만드는 지나친 표현들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들도 적시했습니다.
먼저 전례 양식에 없는 평화의 노래를 부르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신자들이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거나 사제가 제단에서 내려오는 것도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제시했습니다.
세례식이나 첫영성체, 혼인성사, 사제서품식과 같은 특별한 예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축하 또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 위해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신성사성은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이 교육적으로 현명하지 않다고 여겨질 경우에는 평화의 인사를 생략할 수 있고, 때로는 생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교회의에 올라온 경신성사성 회람의 한글 번역판 주소입니다.
http://www.cbck.or.kr/bbs/bbs_read.asp?board_id=k1200&bid=13010925&page=1&key=&keyword=&cat=
경신성사성
회람
미사 중 평화의 은사를 나타내는 예식적 표현
1.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1) 예수님께서는 수난당하시기 전날 최후의 만찬 때에 제자들에게 평화의 은사를 약속하시어, 그들에게 당신의 영원한 현존에 대한 기쁨에 찬 확신을 심어주신다. 주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약속을 지키신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함께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 2) 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이 세상에 가져다주신 구원의 열매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주시는 은사로, 교회는 이를 증언하기 위하여 날마다 모여 성찬례를 거행한다.
2. 로마 전례 전통에서 평화의 인사는 그 고유한 신학적 의미 때문에 영성체 전에 자리하고 있다. 그 기준점은 파스카 신비에 대한 성찬례적 관상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제대에 현존하시는 3)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파스카의 입맞춤’으로, 이는 마태오 복음에서 영감을 받은 다른 전례적 전통으로 행하여지는 것과 대비를 이룬다(마태 5,23 참조). 영성체 준비 예식들은 전체가 하나의 잘 표현된 일치를 이루며, 그 안에서 각각의 예식적 요소는 고유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일치는 거행되는 신비에 성사적으로 참여하는 예식의 전반적인 순서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므로 평화의 인사는 주님의 기도와 빵을 쪼개는 예식 사이에 자리하며, 주님의 기도 뒤에는 평화의 몸짓을 준비하는 후속 기도가 이어지고, 빵을 쪼개는 예식 동안에 우리는 하느님의 어린양께 그분의 평화를 달라고 간청한다. “평화와 친교와 사랑을 의미하는” 4) 이 몸짓으로 교회는 “자신과 인류 가족 전체의 평화와 일치를 간청하며” 주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모시기 전에 신자들은 교회에서 누리는 일치와 서로의 사랑을 드러낸다.” 5)
3.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의 성사」(Sacramentum Caritatis)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성찬례의 거룩함과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 신비감을 간직하기 위하여 본 성에 평화의 인사에 관한 문제를 검토하는 권한을 맡기셨다. 6) “성찬례는 본질적으로 평화의 성사이다. 미사에서 성찬 신비의 이 차원이 평화의 인사를 통하여 특별히 표현된다. 분명히 이 표징에는 커다란 가치가 있다(요한 14,27 참조). 두려움과 갈등으로 가득한 우리 시대에 교회가 자신과 온 인류 가족을 위하여 평화와 일치의 선물을 간구하며 끊임없이 기도하여야 할 임무를 더욱 의식하게 되어, 이러한 몸짓은 보편적 정서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그래서 우리는 전례 거행에서 평화의 인사가 흔히 활기를 띠게 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서 이 몸짓을 좀 더 자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가 하는 논의가 있었다. 사실 이 몸짓이 과장될 수 있고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영성체에 앞서 회중이 산만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의 인사가 미사 거행의 올바른 정신을 보존하도록, 예를 들어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절제 있게 이루어진다 하여도 이러한 몸짓의 커다란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7)
4.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평화의 예식과 인사의 참된 의미를 더욱 분명히 밝히시기보다는 그 커다란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이 평화 예식이 신자들의 기도와 증언과 마찬가지로 현대인들의 가장 심각하고 혼란스러운 불안감을 덜어주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모든 것에 비추어 교황님께서는 이 예식이 보존되고 이 전례적 몸짓이 종교적 감수성과 절제로 거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셨다.
5. 본 성은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요청에 따라 이미 2008년 5월에 각국 주교회의에 평화의 인사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이를 행하기 위하여 그 순서를 지금처럼 영성체 전에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순서를 다르게 하는 것이 좋은지 의견을 물었다. 본 성은 심사숙고 끝에 로마 전례에 나오는 전통적인 순서에 따른 평화 예식을 유지하고 『로마 미사 경본』을 구조적으로 변경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평화 인사의 내용을 더욱 잘 설명하고 영성체 전에 전례 회중을 산만하게 만드는 지나친 표현들을 자제시키기 위하여 몇 가지 실질적 지침을 아래와 같이 제공하고자 한다.
6. 이 주제에 관하여 숙고하는 것은 중요하다. 만약 신자들이 그들이 행하는 전례적 몸짓을 통하여 평화 예식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직접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교적 평화의 개념이 약해지고 성찬례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앞선 성찰이 몇 가지 지침을 제공하여 적절한 교리교육을 위한 기초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각국 주교회의가 신중하게 숙고하도록 몇 가지 실질적 제안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ㄱ) 성찬례의 맥락에서 평화 예식은 기도와 평화의 나눔에 대하여 이미 나름의 깊은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야 한다.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적절한 평화의 인사는 예식 자체의 의미를 풍성하게 하고 예식을 더욱 완전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신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기계적으로’ 나누라는 권유는 분명 아니다. 만약 특별한 상황 때문에 평화의 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또는 어떤 경우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이 교육적으로 현명하지 않다고 여겨질 때 이 예식은 생략되어 질 수 있고, 때로는 생략해야만 한다. 미사 경본의 다음과 같은 규정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이다. “이어서 경우에 따라 부제나 사제는 말한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십시오.’”(굵은 글씨는 강조한 부분임)8)
ㄴ) 이러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나라마다 『로마 미사 경본』 표준 제3판을 번역하여 출판하는 경우, 또는 앞으로 『로마 미사 경본』의 개정판을 출판하는 경우 주교회의들이 기존의 평화의 인사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하여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의 경험에 따르면, 친숙하고 세속적인 인사의 몸짓으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던 곳이라면 경우에 따라 더욱 적절한 몸짓으로 대체할 수 있다.
ㄷ) 어떠한 경우에든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 아래와 같이 과도한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로마 예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평화의 노래’를 도입하는 것. 9)
- 신자들이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 위하여 자리를 이동하는 것.
- 사제가 신자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려고 제대에서 물러나는 것.
- 예수 부활 대축일이나 예수 성탄 대축일과 같은 일부 상황, 또는 세례식과 첫영성체, 견진성사, 혼인성사, 사제서품식, 수도자 서원식, 장례미사와 같은 예식을 거행하는 동안 이 예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축하, 기원, 또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 위하여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10)
ㄹ) 주교회의들은 로마 전례의 평화 예식의 의미와 이를 미사성제 거행에서 적절하게 구현하는 것에 관하여 전례적 교리교육을 마련하라는 권유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신성사성은 이 회람에 도움이 되는 지침을 첨부한다.
7. 기도의 법칙(lex orandi)과 신앙의 법칙(lex credendi)의 내밀한 관계는 분명 삶의 법칙(lex vivendi)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오늘날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룩하기 위한 신자들의 중요한 의무는 그리스도교적인 평화의 의미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 이는 개별 교회들이 평화의 은사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간구하며 전례 거행에서 그것을 표현하는 진지함에 크게 달려 있다. 이 문제에서 진일보된 조치들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촉구되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 성찬례에 참여하는 정도와, 참행복에서 표현되었듯이 평화의 사절과 일꾼들과 함께하는 효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11)
8. 결론적으로 말해, 주교들과 그 지도를 받는 사제들은 이러한 의견들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미사성제 거행과 사제들의 영성적 전례적 양성, 그리고 신자들을 위한 적절한 교리교육에서 평화 예식의 영성적 의미를 심화하도록 권고 받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평화12), 곧 예언자들과 천사들이 예고한 거룩한 평화이시다. 그리스도께서 이 평화를 당신의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세상에 전해 주셨다. 부활하신 주님의 이 평화가 전례 거행 안에서 간구되고 선포되며 퍼져나가고, 인간적인 몸짓을 통해서도 거룩함의 영역으로 드높여진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4년 6월 7일 경신성사성에서 마련한 이 회람의 내용을 승인하고 추인하셨으며 이를 발표할 것을 명령하셨다.
경신성사성에서
로마, 2014년 6월 8일
성령 강림 대축일
장관 안토니오 카니사레스 요베라 추기경
차관 아서 로시 대주교
주)
1. 요한 14, 27.
2. 요한 20, 19-23 참조.
3.『로마 미사 경본』 (Missale Romanum), 거룩한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발행하고 여러 교황들의 지도로 개정하고 추정한 표준판, 1962, 지켜야 할 예식, X, 3 참조.
4. 경신성사성, 지극히 거룩한 성찬례와 관련하여 준수하거나 회피해야 할 일부 문제들에 관한 훈령 「구원의 성사」 (Redemptionis Sacramentum), 2004.3.25., 71항, 『사도좌 관보』 (Acta Apostolicae Sedis) 96 (2004) 571.
5.『로마 미사 경본』, 거룩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개정하여 교황 바오로 6세의 권위로 공포하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지도로 수정한 표준 제3판, 2000.4.20., 바티칸 인쇄소, 2008 개정판,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2항; 참조: 베네딕토 16세,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의 성사』 (Sacramentum Caritatis), 2007.2.2., 49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6.「사랑의 성사」, 49항 각주 150번.
7. 「사랑의 성사」, 49항.
8. 『로마 미사 경본』, 미사 통상문, 128항.
9.로마 예법에서는 전통적으로 평화의 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만 평화의 인사를 나누도록 극히 짧은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화를 위한 노래는 평화 인사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10.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2항: “그러나 각자는 가까이 있는 이들하고만 차분하게 평화를 표시한다.”; 154항: “사제는 봉사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할 수 있다. 이때 거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언제나 제단에 머문다.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사제는 신자 몇 사람과도 평화의 인사를 할 수 있다.”; 「구원의 성사」, 72항 참조.
11. 마태 5,9 참조.
12. 에페 2,14 참조.
첫댓글 저의성당은 차분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우리나라 실정을 두고 한 것 같기도 하네요. 특히 청년, 청소년 미사...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그러면서 영성체의 중요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런 비슷한 내용을 전례음악 카페에서 본 것 같아요.
저희 성당 청년 미사는 차분한 편인데요.
볼일이 있어 다른 동네 성당 청년 미사에 갔다가 평화의 인사 때 박수치고 노래 부르는 걸 보고 좀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어요.
이런 지침이 내려온 만큼 청년 미사 때나 청소년 미사 때 본질에 어긋나는 일들들 안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