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태도의 문제
중국인 코치 영입 주장의 기본적인 전제는 영입할 코치는 중국 탁구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고 또 그것을 한국 선수들에게 잘 전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그런 결과가 안 될 확율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유럽 팀 중에서 중국인 코치를 두어 성공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의사소통의 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선수를 키워 내는 것도 많은 차이가 있지요.
유럽의 경우는 선수를 키워 내지 않으면 코치가 클 수가 없습니다. 우수한 선수와 코치는 같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선수에 코치들이 전력을 기울이지요.
그러나 중국은 기본적으로 항상 선수가 풍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키우는 데 코치의 역할이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중국의 선수 육성 시스템은 그야말로 적자생존입니다.
국가대표 팀이야 제가 경험하지 못 해서 알지 못하지만, 그 외의 주니어 단계의 선수들까지는 기본적으로 잘 하는 선수만 계속 올라가고 못 하는 선수는 중간에 도태되는 시스템입니다.
선수들의 성장은 그 속에서 자기가 노력하는 것입니다.
코치들이 잡아주고 이끌어 주고 하는 것은 한국이나 유럽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봐야지요.
일반적으로 한 코치가 담당하는 선수의 숫자 면에서도 한국과 타 국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학교 체육의 일환으로 탁구 선수가 육성되기 때문에 코치는 한 학교의 한 팀에 전담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여러 학교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가르치는 지역 코치 제도가 일반적입니다.
아주 예외적으로 클럽에 소속된 코치들이 있는데, 클럽에 소속된 코치들도 하루 종일 선수를 지도하는 일은 없고 정해진 날짜만 지도하지요.
어쨌거나 한국처럼 10명 내외의 선수를 전담하여 오래 도록 가르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봐야 합니다.
또 중국의 경우도 워낙 선수가 많기 때문에 코치 한 사람당 선수의 숫자는 매우 많습니다.
한국 코치들은 선수들을 때려서 말들이 많지만, 중국은 그럴 일도 없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짐 싸서 내보내는 시스템이지요.
한국 코치들의 폭행 관행은 사실 전 세계 코치들에게 쇼킹한 이슈입니다.
중국에서도 폭행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그 배경을 살펴 보면 환경 자체가 그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선수 수급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팀의 숫자만큼 선수들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떤 선수든 탁구를 시작했다고 하면 계속해서 데려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팀도 항상 보면 중도 포기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코치들은 그 선수들이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하죠.
그렇게 해서 중학교에 올라가면 또 중도 포기자가 생깁니다.
여력상 여러 선수들을 다 지원해서 키울 수는 없고, 일단 뽑으면 그 선수를 끝까지 데려가야 하는 것이 한국 탁구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잘 못 하는 선수들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하는 것이죠.
못한다고 방출 시키면 아예 단체전 멤버 구성이 안 되는 것이 대다수 팀들의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치들은 선수를 개별적으로 다 챙겨야 합니다.
중국처럼 잘 못 한다고 방출 시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우리 처럼 단체전을 중시하는 학교별 코치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 코치들이 팀성적에 연연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잘 못하는 선수도 무조건 가르쳐서 어떻게든 잘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현저하게 적습니다.
유럽의 쥬니어 선수들은 중도 포기가 필수적이죠.
잘 못 하면 다들 중도 포기하고 생활체육인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데요,
아무리 더 하고 싶어도 받아줄 팀도 없고 돌봐줄 코치도 없습니다.
일정 시기가 되면 가려서 선수들만 데리고 올라갑니다.
그래서 유럽의 경우는 부모들이 자비 들여서 선수들을 자꾸 훈련 캠프에 보내야 합니다.
그런 특별한 훈련캠프라도 가야 제대로 훈련을 받고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 나라 코치들은 자기 선수들은 다 잘 키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하면 팀도 해산될 수 있고, 또 단체전 멤버 자체가 구성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절박한 상황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최근들어 초등학교 마다 선수 수급이 잘 안 되서 고민들인데요....
주세혁 선수가 귀화 선수 문제를 지적한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약 선수들이 성장해서 들어갈 실업팀에 자리가 없다면, 선수 수급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은 뻔한 일이죠.
아무튼 이런 환경적인 차이 때문에 중국인 코치들은 정성 들여 선수를 키워 내는 관행 자체를 평생 보지 못하고 지내 왔던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한국 오더니 갑자기 선수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열심으로 지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네요.
열심히 하는 것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코치들은 가르치기 보다 잘 할 선수, 못 할 선수 구분해서 차등 대우만 하면 되는 그런 투양이 중국의 탁구 토양이니 말이죠.
중국의 탁구 학교는 각 층마다 탁구대가 쭉 놓여 있는 복층 건물들이 많습니다.
시합을 하다가 이기면 한 탁구대씩 거슬러 올라가고 지면 내려가는 것이지요.
잘 못하는 선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1층만 전전하다가, 결국 자기가 2,3층 올라갈 실력이 안 되는구나 느끼는 순간,
보따리 싸고 집에 돌아갑니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그들을 가르쳐서 요령껏 이기도록 도와 주는 코치를 기대하기 어렵지요.
그러므로 이런 환경적 차이가 코치의 태도를 어떻게 갈라 놓을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 팀이었던 것 같은데요.. 주니어 팀에 중국인 코치가 한 사람 있었는데, 동료 코치들의 평가가 기억에 남습니다.
....... 적지는 않겠습니다. ^^
다만 중국인 코치들이 열심히 가르쳐 줄 것이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생각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민족주의자이거나 국수주의자이거나 하지는 않은데요,
얼마 전에 들은 얘기가 기억납니다.
아랍 에미리트 항공사에서 600명인가, 한국 승무원들을 1차로 채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워낙 열심히 일을 하니까 기존 승무원들이 다들 그랬다고 해요.
처음 오니까 좀 열심히 하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그 승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열심히 일하니 모두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2년 후에 2000명의 한국인 승무원을 선발하겠다고 했지요.
제가 3-4년 전에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 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가면 열심히 일합니다.
그래서 양궁 코치들도 한국을 능가하는 외국 선수들을 길러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한국적 특성입니다.
낯선 환경을 극복하고 성실히 일해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우리 민족의 큰 장점이지요.
그렇게 우리 코치들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으니 탁구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국 코치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은 것도, 단순히 언어적 장벽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해외 대표팀 코치진이 중국인인 경우를 보신 일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인 코치들이 정말 열심을 내어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한국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경험이나 정보가 부족하고 또 중국 선수들이 왜 그렇게 잘 싸워 이기는지를 정말로 지식적으로 알고 있지도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평생 그렇게 열심히 한 가지 전형을 목표로 해 온 것일 뿐이지, 그것을 이론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지식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선수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하고 그것을 소화활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주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 코치들, 전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코치들입니다.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합니다.
잘 못 가르치면 금방 팀 해체 되거나 쫒겨 날 수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성장하는 분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코치진이나 탁구 훈련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수층이 얇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지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초등학교 선수들부터 잘 수급이 되어야 하는데, 이제 먹고 살 만 해진 우리 나라 경제 상황상,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운동을 시키려는 부모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 문제부터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첫댓글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점을 정확히 논리적으로 쓰신글 잘 읽었습니다. 적극 공감합니다.
감사함니다. ^^
탁구란 운동이 실업팀에 들어가서도 선수생명이 그리 길지 않고, 연봉도 인기종목에 비하여 너무 적고 하다보니 알면서도 안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더욱이요. 선수층이 두터워지려면 탁구의 훈련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돌아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죠. 그냥 한 코치 밑에서 맞고 하라는데로 하면서 훈련하고 시합있다면 시합나가고 그러다 입상하면 기대 한 몸에 받다가, 다음 시합에서 죽쓰면 또 맞고 버림받고..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에 대한 훈련 방식들이 완전 바뀌어야 초등학생 선수들이 더 많이 지원할 것 같습니다.
운동부 폭력으로 매체에서 기사로 엄청 때려대니 요즘 폭력은 많이 잦아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볼박스 훈련도중 본인이 약간 힘들자 보란듯이 라켓을 탁구대에 탁 놓고 그냥 쉰다고 하더군요. 코치로 있던 제 친구가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답니다. 이렇게 운동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코치들의 마음도 좀 이해가 갑니다만, 또 음주상태로 코치하거나 졸면서 코치하는 코치님들도 계신다니, 서로 상호보완하며 운동하고 싶은 환경 만드는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예.... 선수들이 처한 환경을 들여다 보면 속상할 때가 많지요... ㅜ.ㅜ
한편 코치 선생님들의 경우도 애환이 많습니다.
크게 보면 부족한 재정, 부족한 선수층...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네요.
인구많은 중국이 모든 스포츠 1위는 아니죠..^^;;
선수층 얇은건.. 어쩔 수 없다쳐도.. 현재 유소년 코치님들이 선수때 배운걸로 새싹들에게 기술 전수 해봤자 입니다.
뭔가 임팩트 있는 방안이 필요하죠..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유남규 감독이 있어도 중국을 못넘잖아요..ㅎ
예, 제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중국 코치를 영입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비효율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인 코치가 새로운 방안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방안은 아니라는 측면입니다. ^^
그 이유는 지금 계속 적고 있구요....
인구많은 중국이 모든 스포츠 1위는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탁구의 인기가 1,2위를 다투고 있죠! 그렇지 않아도 인구가 많은 곳에서....! 중국에서 탁구의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 다른 나라에서 밑바닥부터 저변을 넓히고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하거나(일본이 그것을 시도하고 있는 듯 합니다만), 혁신적인 기술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고서는(과거 핌플아웃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중국을 스피드글루잉의 스웨덴이 꺾었듯이), 지금의 중국을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중국코치영입이 효율적맞습니다!
탁구계에서 자기들 밥그릇만좀더줄인다면요~~
지금당장보단 앞을내다보아야겠죠~
울나라양궁코치 진출이 좋은예입니다!
울나라코치의 기존시스템.전략.기술.연구의수준은
중국과의 격차가점점더 멀어지면멀어졌지 근접할수가 없는구조입니다.
지금당장봐도 펜홀더로 평생탁구치던 세사람이 울나라 탁구계를 호령하고있죠~~
그렇다고 이둘을넘어서는 세이크코치레벨도 없는게 사실입니다
예, 의견 감사합니다. ^^
양궁이나 태권도 등등...우리나라 코치들이 해외로 나가서 성공하는 경우와 탁구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답니다. 중국의 일급 지도자들은 일단 해외진출 자체가 불가능하구요, 중국 탁구가 강한 이유는 물론 코치진의 유능함과 노하우 덕도 있겠지만, 워낙에 저변이 넓어서 강한 선수들이 자연히 추려내지는 시스템 탓이기도 하거든요. 일류가 아닌 어설픈 코치진 영입은 오히려 실이 될수도 있어요.
울나라 양궁이나 태권도코치가 나가서 그나라선수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거나 중국탁구코치가 외국나가서 그나라선수 수준이 올라가는게 어떻게 상황이 틀리다는거죠?
중국전문세이크 코치만해도 수천명에 이릅니다.
예... 현재 유럽에서 중국인 코치들이 활약하는 경우가 극소하지만 조금 있는데요,
실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제 글을 잘 보시면 왜 그렇게 되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단초들이 있지요.
중국 선수 수입과 중국 코치 수입은 매우 다른 문제이고,
중국 코치를 수입하면 그 분들이 중국의 모든 기술을 다 전수해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더 잘하게 될 것이다라는
그런 생각은 한국의 현실과 잘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실증적으로 그런 예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 상황인 듯 하네요. ^^
제가 독일 자르란트 주에서 활약하고 계신 중국계 여자 코치분을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분 외에는 성공
사례를 거의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자칫 하면 민족 감정이나 차별적인 발언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지만,
그것은 코치에 대한 기대 수준이 중국 내에서와 유럽, 한국 내에서 다르기 때문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중국 출신 코치들이 중국 러버가 아닌 타 용품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타국가의 선수 육성 환경도 충분히 감안해서
절충적으로 선수를 지도해야 하는데, 자신들이 세계 1위 국가이니 그렇게만 따라라...
이렇게 나오면 어렵지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대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언어 소통도 문제고 ....
결국 중국 스타일과 유럽 스타일을 놓고 코치진이 줄다리기 하는 형색도 될 수 있고..
선수들만 혼란 스러울 수도 있지요.
대표적인 예로 스텝이나 어깨 사용법을 들 수 있는데, 유럽형 스텝과 중국형 스텝은 많이 다릅니다.
만약 두 국가의 코치가 그 두 가지를 선수에게 다 강요하면 선수가 둘 다 배워서 아주 우수하게 될까요?
그렇지 않으면 한 중국인 코치가 체형이나 문화적 상황, 의사소통 등 모든 것이 다 다른데,
유럽 선수를 전담해서 평생 끌고 가면서 자기가 가진 중국식으로만 가르치면 좋은 선수가 될까요?
만약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국인 코치를 배제하고 중국 코치에게 선수의 모든 기본 자세부터 다 바꿔버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결국 중국 코치가 왕따 당할 가능성이 있죠. ^^
왕따 까지는 아니어도, 의사 소통의 한계로 인해 중국인 코치가 자국 코치와 협력이 잘 되기는 어렵고
또 각 지도자마다 맞든 틀리든 자기 지도 방식에 자부심이 있는데, 이것들이 선수를 사이에 두고 부딪히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질문을 해 보고 싶습니다.
중국인 코치를 들여 오면 무엇을 어디까지 배우게 해야 할까요?
기본 자세나 타점, 임팩트, 스텝 등 모든 것이 다 다른데, 지금까지 배운 것을 다 버리라고 하고 다시 가르칠까요?
아니면 아주 어린 선수를 처음부터 중국 스타일로 그 코치에게 맡길까요?
만약 한국식으로 다 배우는데 중국인 코치를 서브로 쓴다고 하면
볼박스 할 때 중국 선수들이 자주 하는 방식으로 넘겨 주면서 가르치는 정도의 제한적 효용 말고 다른 것이 뭐가 있을까요?
양궁의 경우는 코치가 국대 코치로 가서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바꿔 버릴 수 있는 경우였지요.
우리 나라의 경우도 히딩크 감독이 국내 모든 관행을 깨고 자신의 스타일, 유럽식 팀 운영으로 독주를 할 수 있었기에 그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구요...
그런데 탁구는 기본 자세, 스텝, 용품, 전형, 경기 운영 방식 등 모든 것이 나라별로, 또 코치 개인별로 조금씩 다르고, 그것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 코치를 영입하면 충돌, 배제, 비타협 등의 문제가 예상되고
최대한 잘 가르치도록 한다고 하더라도 선수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에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각 팀마다 중국출신 귀화선수들이 많이 있어서 사실 중국 탁구를 접하는 것은 실업팀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구요,
주니어 단계에서는 중국으로 전지 훈련을 자주들 가니까 역시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인 코치 영입은 한국 스타일을 버리고 중국 스타일로 탁구를 완전히 바꿔라 하는 요구일 수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은 힘들고 비효율적이며 또 결과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중국 탁구는 길러 내는 것이 아니고 지켜보고 관리하는 체제라는 점.
그것이 우리 탁구와의 현저한 차이이구요..
중국 출신 코치들이 중국에서 하던 대로 한국에 와서 하면
유소년, 주니어 때 팀이 잘 유지되기 어려울 거여요.
우선 타 팀과의 교류 연습 등에 있어 한국 탁구 내부의 네트워크 문제가 있을 거구요...
언어 등등... 아무튼 온다고 하면 서브 코치인데...
그러면 결과적으로 제한적 효과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중국인 코치 영입을 제가 다 반대하느냐... ^^
그런 것은 아니구요..
서브 코치로 분명 배울 것이 있고 긍정적 효과도 기대됩니다.
다만 한국 탁구를 버리고 중국식으로 가는 방식은 아니고, 한국 탁구에 플러스 알파를 하는 효과겠지요.
그렇지만 역시 예산, 인력 수급, 관리 등등 여전히 어려움이 있겠죠. ^^
정리하면, 중국인 코치 영입안은 제한적 용도 내에서 일정한 정도의 효용성이 기대되는 방안이고
한국 탁구가 중국에게 자꾸 지니까 그 대안이 중국 코치 영입이다..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효용성을 제한적이나마 취하기 위해서 우리가 치뤄야 할 비용이 있는데,
그것이 효율적이냐... 또 가능하냐....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있겠는가 ... 등등의 문제에 대해서
저는 부정적 측면에 더 많은 표를 던지겠습니다.
반면 한국인 코치들이 상대적으로 무능하냐... 한다고 하면 저는 절대적으로 중국인 코치들보다 더 우수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 속에 처해 있음을 봐야하고.. 또 한국의 탁구 지도 시스템이
그동안 겪어온 바로 이해하면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국인 코치 영입보다는 한국인 코치들이 중국 탁구를 분석해서 대항해 가는 것이 더 유용하리라고 보구요,
또 제가 이렇게 말하기 전에 우리 코치진들, 무지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어느 나라도 축구나 양궁처럼 중국인 코치가 자국 대표팀을 좌지우지 하도록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여러모로 중국 탁구계의 특수한 환경이 세계 시장에서 잘 안 맞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안탐색에서 적었듯이.. 현재 우리 차세대 선수들은 중국 차세대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노장들과 그 차세대 사이의 중간
세대가 약한 것이 좀 흠인데요, 그러나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장들이 오래 도록 뛰어 왔고, 신예들은 열심히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국 탁구에 대해서 너무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습니다.
비관적인 면이 있다면, 코치진의 문제보다도 저변 확대의 문제입니다.
예전과 달리 청소년기에 탁구를 접하지 못하고 자라나는 현재의 학교 문화가 저는 탁구 저변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그 결과 선수 수급 자체도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제 의견이 다 맞지는 않겠지만, 실제 각 나라의 훈련 환경들을 경험하고 또 유럽의 코치진들,
한국의 코치진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한 내용이기 때문에
참고하실 부분이 있을 거여요. ^^
제가 너무 길게 답글을 써서 죄송한데요... ^^
고독한중펜님의 답답한 마음이야 저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데...
(저도 만약 탁구일로 이렇게 여러 나라들을 돌아 다니지 않았으면 아마 똑같이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
현재 문제의 본질을 코치진의 교체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동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좀 길게 글을 썼습니다. ^^
양해해 주시구요...
그 애정과 관심은 너무 고마운 일이고, 저도 마음 만은 똑 같다는 점... ^^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
좋은말씀 잘읽었습니다.그렇지만 한번시도해보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이번에도 1회전에 북한한테도 거의질뻔했습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코치개편압력이 더 거세어졌겠죠~~결승까지 대진순이좋아 이겨서다행이지 남녀탁구보면 대세기술을 따르지못하고 막아내기급급한 탁구 눈에띄이게 보입니다. 자꾸 중국인코치에 대한 울나라협회와의조화.불협화음을 강조하시는데 글쎄 겪어보진않고 모르죠~10여년전에는 중국다음 2위였는데 지금은 독일.일본도 울나라추월했습니다.
그러면 방법이 뭘까요?
예,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맞는 말씀이네요~^^ 다만 우리 선수들에 대한 메달 기대감은 좀 줄여야 겠죠~^^
~^^
정말 가슴이 뜨거워지는 좋은 말씀 많이들 하셨네요^^ 쩝!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