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10개국 지도자들이 2015년까지 통합 경제 공동체 출범을 위한 최종적인 기초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제20차 연례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중국의 헤게모니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놓고 회원국간 틈새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 마약 정책, 그리고 5억명의 인구를 포괄하는 소중한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제시된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운명"(One Community One Destiny)에 관한 전반적인 선언서 등의 핵심 문서들이 승인됐다.
회원국들은 또한 지난 주말에 있었던 미얀마 보궐선거에 이어, 서방국들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 및 그녀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새로 선출될 45석의 의석 중 대다수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남중국해에 위치한 남사군도(南沙群島, Spratly Islands)와 서사군도(西沙群島. Paracel Islands)에 대해 중국이 점점 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베트남 및 필리핀과 분쟁이 발생하는 점은 이 정상회의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지도 참조). 그리고 이 점은 분명 이번 회의를 주최한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Hun Sen) 총리를 화나게 만드는 점이었다.
(사진: Reuters) 기자회견 중인 훈센 총리.
훈센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종종 중국과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지역인 아세안에서 캄보디아가 중국의 비공식적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는 주장에 기분을 언짢아했다.
중국과 캄보디아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들 사이에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 전문가들이나 분석가들에게, 훈센 총리는 그들이 미쳤고, 게으르며, 어리석다는 딱지를 붙였다. 훈센 총리는 어떤 분석가를 지칭하면서, 그가 악의적으로 저술하는 "대머리 박사"라면서, 그가 "어리석고, 그릇되게 생각하며, 나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세안의 절차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도무지 아세안 의장으로서 기대할 수 있는 언행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또한 훈센 총리는 100명 이상의 외신기자단을 포함한 보도진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경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싫어하고 신물이 나는 것은 캄보디아가 중국을 위해 일한다거나 어떤 종류든 중국의 영향력 하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위엄을 지닌 국가이다. 우리는 기회주의적 정치를 하지 않는다."
훈센 총리는 이 같이 말하면서, 중국을 부대조건을 달지 않는 자비로운 은인이라며 절절한 그림을 그렸다. 이후 그는 중국이 '1997~1998년 아시아금융위기' 시기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구원하기까지 했다는 놀라운 주장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평가들은 중국이 그런 일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또한 캄보디아 야당에 대해 장황한 열변을 토했고, 원조에 대한 대가로서 캄보디아가 그 거래선들을 민영화하길 바랬던 어느 국제기구 관리를 호되게 질책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의 친구들은 내가 이래야 한다느니 저래야 한다느니 결코 규정짓는 법이 없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더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사진: Apichart Weerawong / AP)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수요일(4.4) '평화의 궁'(총리관저)에서 진행된 '제20차 아세안 정상회의' 폐막식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은 직접 원조와 저리차관, 그리고 여타 재정 지원의 형태로 최근 수년 동안 캄보디아에 거의 90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중국은 군사적 목적도 갖고 있는 개발사업을 위해, 캄보디아의 남부 해안지대에 위치한 섬들을 장기 임차하기도 했다. 훈센 총리는 2017년까지 중국과의 교역량을 현재의 2배인 50억 달러 수준으로 증대시킨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하지만 중국의 후진타오(Hu Jintao, 胡錦濤) 국가주석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바로 며칠 전에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했고, 이러한 일은 처음부터 업저버들의 의구심을 일으켰다. 후 주석의 방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서, 프놈펜에는 중국 국기와 현수막들이 내걸렸고, 그것들은 아직까지 걸려 있다.
또한 이 나라에서 가장 거대한 부동산 필지 중 하나일 왕궁 밖 공원에는 대형 사진들이 광고판에 게시되어 있어서, 캄보디아와 중국의 밀접한 우호관계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중앙에는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 캄보디아 국왕의 사진이 걸려 있고, 그 양쪽으로 후진타오 주석과 그의 부인인 류융칭(劉永淸, 좌측) 여사의 사진이 있다. 그리고 그 양쪽으로는 시하모니 국왕의 부모인 노로돔 시하누크(Norodom Sihanouk) 상왕과 노로돔 모니니엇(Norodom Monineath) 왕대비 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이러한 헌신적인 태도는 2012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의 캄보디아의 독립적인 역할에 대해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어, 일부 국가 대표단과 업저버들에게는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는 [돈에] 팔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훈센 총리의 이 날 기자회견을 중계한 캄보디아 민영 CTN의 방송 화면.
후진타오 주석은 자신의 국빈방문 기간 중 훈센 총리에 대해, 캄보디아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2002년에 체결된] <남중국해 행동지침 선언>(Declaration on the Conduct of Parties in the South China Sea: DOC)을 최종화시키는 작업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DOC는 남중국해에서 상황이 보다 악화되도록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어떠한 갈등도 피하고 마찰을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세안 회원국들의 대화 참여에 관한 구조적 수단이 될 것으로 상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선언은 완결된 것이 아니고, 중국은 남사군도를 포함하는 영유권 분쟁을 역내 차원이 아니라 [당사국과의] 양자 관계를 통해 다뤄나간다는 입장을 천명해둔 상태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또한 다양한 주장들을 하고 있다.
(동영상) 관련 소식을 전한 미국의소리(VOA) 크메르어판의 보도 화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필리핀은 중국에 대한 아세안의 통일된 전선 구축을 촉구함으로써, 남중국해 문제를 간신히 의제에 올릴 수 있었다. 베니뇨 아퀴노(Benigno Aquino)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아세안 내부의 중심적인 문서를 고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린 핏수왓(Surin Pitsuwan: 태국인) 아세안 사무총장이 중국이 이 규약의 초안 작성에 초대받을 수도 있다고 발언하자, 아키노 대통령이 이끄는 필리핀 대표단은 한 세션에 대해 "커다란 실망"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리핀 대표 한 사람은 중국이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하든 그것은 아세안 내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를 중국의 문안 작성 참여에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로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반대하려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우리는 중국이 문서 초안 작성에 초대되는 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의 아세안 회원국들은 브루나이, 버어마(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다. 그리고 동티모르(Timor-Leste)가 다음 회원국으로서 널리 권유받고 있고, 파푸아 뉴기니 역시 아세안 블록에 합류할 것이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훈센 총리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업저버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비꼬았다.
"지금 중국도 아세안에 가입하려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우리(아세안 회원국들) 중 많은 나라들이 그들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놈펜에 있는 많은 이들은 캄보디아가 의장국을 맡음으로써 그것이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깜짝 놀랄만한 보도이고, 제대로 맥을 잡은 글로 생각됩니다. 후진타오 주석의 프놈펜-시엠립 방문이 지금까지 여러 국가수반들의 방문과는 차원이 다른, 지난 2,000년 장쩌민 주석의 방문때와도 차이가 있을 만큼, 이번엔 성대한 환영행사와 도로를 가득메운 동원된 학생, 주민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도 한층 높았구요!
4월 2일 KBS라디오 24시에 캄보디아 뉴스로 리차드가 보도한 내용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후주석의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었인가? 바로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의제에 오르지 못하도록 의장인 훈센총리에게 부탁? 권고? 다분히 충고 또는 청탁의 성격이라 봅니다.
첫댓글 이 기사에서 정말로 중요한 내용은 말이죠..
중국이 캄보디아에서 임차(=토지사용 양허권 획득)한 섬에 대해
"군사적 목적"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네요..
이런 언급은 사상 최초의 언급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말이죠...
역시 <디플로맷>다운 심층적인 암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이기도 한데..
아마도 외형적으로는 카지노나 리조트 개발의 형식으로
중국의 민간 기업에게 임차된 것이겠죠..
이러한 언급은
트라이앵글(황금의 삼각지대) 지역에서
라오스 쪽 강변에 거대한 면적(마카오보다 넓음)에 들어서는
중국계 자본의 '킹스 로만스 카지노'에 대해..
폴 챔버스 같은 학자나 태국 군 장교들이
<카지노 개발구역 치고는 너무 방대하여, 유사시 군사기지로 사용할 목적>으로
의심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서방의 전문가들 사이에...
현재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중국계 기업의 대규모 개발사업 중 일부는..
유사시 중국 군대의 군사기지로 사용되는 것 아닌가 의심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네요..
그럴 경우
약간은 강한 국가들인 태국 및 베트남과 마찰을 피하면서,,
중국 운남성-라오스- 캄보디아를 축으로
인도차이나 반도 중심축을 따라, 태국 만의 바다로 접근하는 셈이네요..
놀라운 언급이네요..
깜짝 놀랄만한 보도이고, 제대로 맥을 잡은 글로 생각됩니다.
후진타오 주석의 프놈펜-시엠립 방문이 지금까지 여러 국가수반들의 방문과는 차원이 다른,
지난 2,000년 장쩌민 주석의 방문때와도 차이가 있을 만큼, 이번엔 성대한 환영행사와 도로를 가득메운 동원된 학생, 주민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도 한층 높았구요!
4월 2일 KBS라디오 24시에 캄보디아 뉴스로 리차드가 보도한 내용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후주석의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무었인가? 바로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의제에 오르지 못하도록
의장인 훈센총리에게 부탁? 권고? 다분히 충고 또는 청탁의 성격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