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강의]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처음 이 질문을 듣고서는 '행복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걸까?' 같은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질문은 강민지 선생님께서 현장에서 만나는 당사자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수영이 이야기
처음에 수영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곡선의 시선'에서 나오는 사례인 것 같아서 기억을 더듬으며 들었습니다.
수영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무엇으로 살까를 고민해보았을 때, '그림 그리기'라는 강점과 '친구'라는 둘레 사람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태, 강점, 관계를 생각하여 수영이를 돕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수영이에게 공모전 정보를 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출품비 또한 복지관에서 제공해줄 수 있지만,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사자의 일이게 거들었습니다.
당사자의 일에 다양한 둘레 사람들이 도울 수 있도록 관계를 주선하였고, 감사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습니다. 사례 한 편을 다시 읽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당사자와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이 당사자의 일이게 하는 방법이고, 당사자의 탄력성이 만들어지는 소중한 과정입니다. 문제가 있어도 살아갈만하도록 환경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렇게 도와야 관계가 풍성해지고, 잘 돕는다고 느꼈습니다.
샘물님 이야기
샘물님이 복지관에 찾아오고 주민모임에 참여하게 되는 이야기를 원고로 미리 읽고 왔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복지관 내의 자원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외부의 자원을 이용해보는 일이었습니다. 한 대학교의 역사강의를 직접 신청하고 참여하셨습니다. 함께한 핵사곤 이웃과 함께 손잡고 가는 모습, 가서 교정을 구경하고 학식도 먹어보고 강의실에 함께하여 강의를 들어보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 나이대 여느사람들처럼 지내는 겁니다. 그렇게 도우셨습니다.
그러다 샘물님께서 참여하던 주민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저 모임은 샘물님으로 시작한 모임인데 어떻게 하지?', '그만두는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던 중 강민지 선생님의 생각을 들려주셨습니다.
'기준을 두어 생각했어요. 그러면 그만두고 나서의 삶은 보편적인 삶인가? 그렇다면 아쉬워하고 붙잡을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했어요.'
사회사업은 결국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아가게 돕는 일입니다. 보편적인 삶, 여느사람들과 같은 삶을 꿈꾸는 일입니다. 강민지 선생님께는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셨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현장에 있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서 잘 돕기 위해서는 잘 돕는다는 것에 대한 '기준'과 '철학'이 바로서야 올바르게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갈등 상황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다 보니 모든 관계가 원만하고 좋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관계'를 잇는 사회사업가가 주민 간의 갈등 사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께서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하셨습니다. 오해인 것 같아서 화해를 도우셨다고 합니다. 샘물님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화해'라는 경험이 없었다고 합니다. '화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고 사람 관계에 있어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보편적이죠.
보편적인 경험이니 돕고 싶은 마음으로 화해의 경험을 설득하셨다고 합니다. 저런 갈등 상황에 놓였을 때, 당황하고 머리가 하얘질 것만 같습니다. 함부로 관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기준에 근거하여 잘 돕고 싶은 마음으로 행동하셨습니다.
다른 사회사업가 선생님들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셨을까요?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당사자가 빠져도 모임을 돕는 이유
샘물님이 빠졌어도 사회사업가는 모임을 돕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역사회는 약자가 살아가는 바탕입니다. 이런 바탕이 있어야 약자를 만났을 대, 소개하고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사례관리 사례를 살펴보면, 사회사업가 선생님들께서 주민모임이나 좋은 주민들을 주선하는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즉, 주민 모임을 돕는 일은 공동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공동체 안에 지역사회 어떤 사람이 와도 어울릴 수 있도록 주선할만 합니다. 그게 사회사업가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관계를 잘 주선하려면
'대화를 잘해야 합니다.'
'그러면 대화를 잘 못하면 사회사업가가 되기 어려운걸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에 그렇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걸 좋아하고 잘할까?' '이 사람은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 관심을 갖고 대화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당사자를 궁금해 하는 태도를 가지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 다 할 수 있다며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관계를 잘 주선하기 위해 사회사업가에게 필요한 '강점을 보는 눈'이었습니다. 문제보다 강점을 바라보았을 때, 관계를 주선할 실마리가 많이 보입니다.
강의를 듣고 나서
"즉,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사회사업가는 어떻게 도와야 할까?'와 같은 질문인겁니다. 강점으로 돕고 활동으로 돕기 위해서 필요한 질문입니다."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당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당사자의 강점을 바라보며 관계가 풍성해지는 모습을 그리며 가슴뛰게 일하고 싶습니다. 앞서 강의해주신 사회사업가 선생님들처럼 공부하며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회사업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지, 내게 사회사업가로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사회사업 잘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더 커졌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실천하는 사회사업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좋은 강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