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생에게 써달라”... 숙대 청소노동자, ‘퇴직금 절반’ 기부
입력2023.08.24.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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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으로 500만원 전달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 전경.숙명여대에서 6년간 일했던 청소노동자가 퇴직금에서 절반을 떼 장학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청소일을 했던 임모(67)씨는 지난 2일 500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면서 학교 발전협력팀에 전달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임씨가 ‘학교에서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일하는 노동자의 자녀 혹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2명에게 250만원씩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임씨는 1980년부터 34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하다 2016년부터 외부 고용업체를 통해 숙명여대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했다.
이 학교에서 약 6년간 근무한 임씨는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임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보람있게 써야겠다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했다”며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넬 때마다 큰 힘이 됐고 연말에는 장갑이나 떡 같은 선물도 (나에게) 챙겨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어렵게 살았었고 대학도 못 나왔다. 그저 학생들이 밝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며 웃었다.
임씨는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숙명여대는 임씨의 뜻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학생을 찾아 다음 달 기부금 전달식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