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혈당 검사를 하고 석 달에 한 번씩 당화혈색소 검사를 한다.
10/5 혈당 185 당화혈색소 7.6
11/7 혈당 175
12/8 혈당 222
지난달에 혈당이 222였다. 너무 높았다. 이때까지 200 넘은 적은 세 번 있었는데 이렇게 높기는 처음이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되노? 골 때린다. 대책이 안 섰다.
유튜브에 혈당을 낮추려면 식후에 곧바로 30분 걸어라는 영상이 여러 개 있었다. 10분만 걸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의사가 올린 거다. 산책하는 것보다는 조금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12/19부터 식후에 30분씩 걸었다. 일주일 후인 12/26에 보건소에 가서 혈당을 재었다. 184였다. 생각보다 많이 내려갔다. 일단 성공이다. 식후 걷기가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안 그러면 다른 거 뭘 해서 일주일 만에 38을 내리겠나.
이번에는 발효식초인 홍초를 식사 후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물이나 우유에 타서 마셨다. 용기 라벨에 하루 섭취량은 100~420mg으로 나와 있다. 소주잔 한 잔은 50mg이다.
일주일 후인 어제 보건소에 가서 혈당을 재었다. 165였다. 와, 이렇게까지 내려가나? 내 눈을 의심했다. 식후 걷기 2주일 만에 57이나 내려가다니? 식후 걷기의 효과가 증말 대단하다. 홍초의 효과도 있었을까?
식사량을 줄이지는 않았다. 8월부터 하루에 두 끼만 먹고 있다. 아점은 10시 반. 저녁은 5시. 아침 시간이 여유가 있다. 그렇게 배고프지 않다. 저녁 먹고 나서는 잘 안 먹지만 사이사이에 이것저것 먹는다. 이 나이에 생배 곯아가면서까지 할 수 있나.
어제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사람 사는 맛이 났다. 오늘도 기분이 가볍다. 밥 먹고 걷는 게 즐겁다. 혈당 내려가는 소리가 슉슉, 들리는 것 같았다.
다음 주에 병원에서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잴 건데 무난할 것 같다. 서너 달 전에 의사가 약을 좀 더 센 거를 쓰자고 했다. 안한다고 했다. 당뇨에는 식사량과 운동 등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약은 그렇게 효과가 없다. 2020년부터 보조식품인 삼채환과 뽕잎가루를 먹고 있는데 지금도 먹고 있다. 처음에는 눈에 띄게 효과가 있었지만 그 후로는 별로다.
그 병원에 당뇨 때문에 16년째 다니고 있다. 좀 높았다가 정상으로 내려왔다가 늘 그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의사는 나하고 동갑이다. 얼마 전에 의사에게 말했다.
“우리 나이에 혈당 160선이면 정상인 것 같습니다.”
의사는 그냥 웃기만 했다. 대체로 수긍하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