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박하 런던미술관 여행기 11
다이애나비가 사랑했던 서펜타인갤러리
1. 하이드파크 생태공원 속 현대미술의 보고 서펜타인갤러리
1970년 하이드 파크 켄싱턴 가든에 문을 연 이래 영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갤러리 중 하나가 된 서펜타인갤러리(Serpentine Gallery)를 보기 위해 하이드파크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공원근처 서펜타인 호수가 있는데 그 이름 그대로를 사용했어요.
런던은 공원의 도시라 할 만큼 시내 곳곳에 많은 공원들이 들어서 있어요. 하이드파크, 레젠트파크, 세인트제임스파크, 그린파크
등등. 제가 런던 갔을때가 겨울인데 하이드파크를 찾았을때 끝도 없이 펼쳐지는 연초록 잔디들이 그대로 있는걸 보고
꽤 충격이었어요. 복잡한 도시 런던의 갤러리와 미술관 만 돌다가 여길 오니 도저히 도심속에 위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넓고 푸르른 것이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운 곳이었어요.
아쉽게도 당시 특별 기획전이 없어서 갤러리 내부 일부의 모습만 살짝 구경하고 왔어요.
잉글랜드 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가 처음 서펜타인 갤러리를 개관했을 때는 런던이 현대미술에서 그닥
주목받지는 못했어요. 북쪽에 노팅힐, 남쪽에 나이츠브리지, 켄싱튼 가든 등 비교적 부자동네에 위치해 있는데
화려한 장식미술과 고전 명작들을 다루는 빅토리아알버트 미술관이나 과학과 자연사를 다루는 박물관들 말고 현대미술을
취급하는 서펜타인 갤러리는 지역주민들로 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었어요. 여름에만 문을 한정되게 열고
공원 산책 나온 이들이 기념삼아 들러보는 정도의 동네 갤러리 정도였어요.
90년대 들어서 영국의 경제가 되살아나고 아방가르드한 문화와 현대미술이 발달하고 일부 영국의 미술가들이
세계 미술계에서 그 위용을 떨치던 때였어요. 이때 저번에 갔었던 워털루에 있는 헤이워드갤러리의 큐레이터 줄리아파이튼존스가
부임하면서 건물을 개보수하고 후원금 마련을 위한 파티를 마련하는 등 공격적이고 야심찬 꿈들을 실현해 나갔어요.
결정적으로 영국이 사랑하는 다이애나 황태자비와의 친분으로 서펜타인갤러리 전시 개막식에 다이애나가 모습을 드러내고
서펜타인도 그녀를 쫒는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어요.
요즘처럼 언론이 뭇매를 맞는 때가 없었을것 같은데요 암튼 '다이애나가 사랑한 미술관'으로까지 칭송받으며
그녀의 후광을 톡톡히 본 갤러리가 되어요. 보수공사도 끝나고 다이애나비가 죽은 이후에도 서펜타인의 명성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2. 따끈한 신상 건물을 맛보다~
파빌리온과 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
19세기 이래로 100년의 건축사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의 도시 런던은 건물의 변화가 거의 없다시피 고전적인 미를 지키려는
노력으로 신규건물이 지어질 일이 거의 없어요. 세계적으로 명망있고 실력있는 건축가들의 작품으로서의 건물을 런던에서
보기란 불가능했지요. 신흥국가들 아시아 중동지역에서 수시로 빌딩이 지어지고 스카이라인이 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지요. 그래 착안한 것이 서펜타인갤러리 옆에 세계 유수의 건축가와 설치미술가들의 작품을 일정 기간 전시하는
2000년대 대규모 건축프로젝트인 서펜타인 파빌리언(Serpentine Pavilion)였어요.2000년 자하하디드의 천막 건축을
시작으로 토요 이토, 램 쿨하우스, 프랭크 게리, 장 누벨, 피터 줌터, Ai Weiwei 등이 참여했어요.
서펜타인의 여러 도전적인 시도와 현대미술 속에서 선전에 힘입어 가까운 주변에 제2의 서펜타인이 문을 열게 되어요.
안타깝게도 저는 그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작년 2013년 9월25일 '서펜타인새클러 갤러리(Serpentine Sackler Gallery) 가
개관을 했어요. 매거진(The Magazine)이라는 무기창고로 역할했던 공간을 개조하여 (이 또한 자하하디드의
손길이 닿은) 미술 전시외에 복합문화 공간으로 제2의 서펜타인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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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파크 켄싱턴 가든 내에 있는 자그마한 갤러리, 사진에 보이는 데가 서펜타인 갤러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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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청년에 개와 산책 나온 사람들 등등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A40495368FBAF13)
공원 연못에 사는 조류에 관한 생태그림 자료인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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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비를 기념한 분수 알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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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71E71495368FBB515)
아까 그 생태 그림에서 봤던 개네들이 주욱 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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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만난 게이 할아버지들
런던에서 뮤지컬 보러갔을때도 그렇고 여러군데서 게이커플을 많이 본 거 같아요. 많이 정스러워 보이는 커플이예요
공원 산책하는걸 젤 좋아라 하는 박하는 런던에서 살아도 좋겠단 생각을 해봤어요. 이렇게 멋지고 좋은 공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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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안내 표시 화살표가 어지러워요. 서펜타인 갤러리 안내판도 보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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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설명드렸지만 유럽은 겨울에도 일교차가 크지 않고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겨울에도 이렇게 푸르른 초원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이거 넘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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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펜타인 새클러 갤러리 (© 2013 Luke Ha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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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공원에 자리한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알버트공의 추모탑이예요
1851년에 하이드파크에 새로 지은 수정궁(Crystal Palace)에서 열린 대전시회(Great Exhibition)는 알버트가 총책임을 맡은 것으로미술을 제품생산에 접목시킨 특별한 이벤트로 산업디자인의 효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1843년부터 영국미술가협회의 회장을 지냈기도 했어요. 대전시회는 성공으로 끝났고 18만 파운드라는 수익을 남겼어요. 당시 유럽 전역에 혁명의 기운이 가득한 때라 대 전시회 등으로 진보사상이 들어오지나 않을까 염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알버트는 영국의 지위가 격상되고 세계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있어 이런 대전시회는 반드시 필요하단 생각이었어요. 그 수익금으로 켄싱턴 남부에 학교와 문화시설을 만들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이었어요. 그의 업적과 그 넓은 땅을 마뜩하지 못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지역을 '알버토폴리스'라고 깔보기도 했어요. 예술과 문화의 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이를 실천해서 지역의 교육과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힘을 쏟았던 알버트공을 저리 럭셔리하게 기리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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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에선 마네 전을 하고 있었어요, 런던 지하철이며 거리 홍보판이건 가리지않고 이 전시 포스터를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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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알버트 바로 맞은 편에 포트넘메이슨이라는 유명한 차 가게 건물이 있어요.
1층은 차를 파는 매장이고 그 위에는 티전문 레스토랑, 음식점 등이 있어요. 혼자라도 티를 마시러 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나기도
하고 쑥스러워서 못들어갔어요. 그럴 맘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구요. 나중에 가시면 꼭 들러보면 좋을것 같아요.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티 제품파는 매장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티 외에도 쵸콜릿 쿠키류 와인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많았어요. 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맘껏 쇼핑하실 수 있는 곳. 그리고 런던에 다녀간 기념으로
선물 준비하실 때 여기서 사면 좋을 것 같아요. 싸구려 중국산 기념품보단 나은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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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넘메이슨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들인데요 예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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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분 선물로 찻잎이 그대로 들어있는 가장 기본 적인 베스트셀러 제품을 골랐어요.
과일차는 알록달록 이쁘긴 한데, 얼그레이차 클래식은 기본적으로 선호하는거니까, 티백으로 된 것보단 선물하기 고급스러워요.
나중에 받으시는 분이 좋아하셨어요. 아 저도 저런 차 우려먹으면서 음악들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ㅎㅎ
자 그럼 다음은 서머셋에 있는 코톨드갤러리로 갈께요. 런던여행이 이제 서서히 마감되네요.
파리에서 보리라 생각했었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작품들을 미리 원없이 보게 되요
그 유명한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이 거기 있어요^^
맘에 들었던건 그림앞에 줄도 없고 심지어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어요
세잔, 고흐, 마네, 드가.....
첫댓글 좋은 아침~ 박하님.^^*
아침부터 눈이 호사를 누립니다!
여여님 보시라구 휴일 저녁밤을 불태웠지 뭡니까 ㅎㅎ
사진이 좋아요. 다양한 정보와 시선으로 꽉 차있습니다~~^^
디아인님 잘 지내시죠? 답글도 넘 늦게야 올리네요, 얼른 코톨드 올리면 영국여행은 거의 마무리 될 듯해요
오! 새벽에 이런 글을 올릴때 쿨쿨잔게 죄송스럽네요^^
금박 건물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담달 이렇게 짠하고 읽어주실거 생각함 흐뭇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번 사진 설명은 담긴 내용들이 재밌어요, 저 금박 동상의 주인공은 빅토리아여왕의 남편 알버트공인데요. 순금을 입힌거라고 하더라구요. 실제 보면 진짜 번쩍번쩍 럭셔리해요,
온 몸에 금박을 입힌 동상이 의외네요
태국 이런 나라에서 있을듯한~^^
아,,,, 재밌게 읽고 가요 끝까지 같이 갈게요^^
@마네 그러게요 저도 보고는 중국이나 태국풍이라 낯설더라구요, 그 동네가 부촌이긴 하지만 넘 부티나서 오히려 촌스럽게 보였어요 ㅎㅎ
계속 응원합니다! 꽃보다 박하님!!!
파랑새님처럼 응원해주셔서 계속 갑니다~~~
서울에도 누가 포트넘메이슨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윤우님 차 좋아하시는구나, 포트넘메이슨 예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