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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 편
예루살렘에 가신 예수
. 중도자 위원회
. 1935년
125:0.1 예수의 생애에서 이 예루살렘 방문보다 더 가슴 설레게 하는 사건은 없었다. 혼자서 성전 토론에 참석한 일은 소년시절 초기에서 가장 뚜렷이 기억에 남는 사건이었다. 유월절 한 주 동안, 처음으로 책임에서 완전히 해방된 기간이었다.
여자들은 예루살렘의 유월절 축제에 가는 일이 드물었고,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예수가 굳이 어머니와 함께 가려했기 때문에, 다른 여인들도 이 유월절 일행에 합류하였고, 남자 보다 여자가 더 많았다.
나사렛을 떠날 때부터 예수는 기대에 차서 오랫동안 긴장하였다. 어린 시절 동안 내내, 공경하는 마음으로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 대하여 소문을 들어 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성전은 예수의 기대를 뛰어 넘었으나, 일단 입구에 들어서자 큰 환멸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의 시민으로서 성화예식에 참석하려는데, 어머니가 예식에 참여할 수 없음을 알게되었고, 어머니가 그렇게 부당한 차별을 받게 된 것에 온통 화가 났다. 그러나 몇 마디 아버지에게 한 것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한 주 뒤에 서기관과 선생들에게 던진 여러 질문에서 드러났다.
성화 의식이 형식적이고 일성적인 것에 실망했다. 성전은 한꺼번에 20만 명이 넘는 군중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해서 크케 감명을 받았지만, 그는 성전 의식과 관련된 예배의 영적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는 데 더 골똘해 있었다.
125:0.6 아름다운 것과 상징적인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의식의 참 중요성에 대한 부모의 설명에 그는 언제나 실망했다.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예배와 종교적 헌신을 예수는 인정할 수 없었다. 정통파 유대인의 교리를 수용하라고 아버지가 가볍게 고집했을 때, 예수는 “아버지, 내가 아무리 지혜롭지 못한 짓을 하더라도 아버지는 결코 내게 진노를 퍼붓거나 성내지 않으실 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하늘의 아버지는 얼마나 더 선이 가득하고 자비로 넘쳐흐를지. 땅에 있는 내 아버지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가 나를 덜 사랑한다는 것을 나는 믿을 수 없어요."
맏아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요셉과 마리아는 두 번 다시, 하나님의 사랑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비로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바꾸려 애쓰지 않았다.
1. 예수가 성전을 구경하다
125:1.1 성전 마당에 어디를 가도, 경건치 않은 마음에 예수는 충격을 받고 메스꺼워졌다. 이방인의 마당에는 시끄러운 속어, 떠들고 욕하는 소리, 양들의 소리, 환전상들, 희생 동물 등 기타 잡동사니 장사꾼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방인의 구역에는 경박한 창녀들이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감정이 분노로 끓어올랐다. 이러한 성전 훼손은 온통 젊은이의 분개심을 일으켰고, 그는 요셉에게 자기 생각을 서슴지 않고 표현했다.
예수는 성전과 예배에 대해 좋았지만, 지각없는 신자들의 얼굴에 비친 영적 더러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제 성전 앞에서 사제들이 동물을 도살하고, 피묻은 손 씻는 것을 구경하는 것, 죽어가는 짐승들의 소리를 자연을 사랑하는 이 소년은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아버지의 팔을 잡고 다른 데로 가자고 애원했다. 그들은 이방인의 마당으로 다시 갔고, 그곳에서 거친 웃음소리와 쌍스러운 농담조차 그가 방금 본 광경에서 안도감을 얻었다.
윗 마당 구역으로 돌아가서, 헤롯의 집이었던 아스모니아 궁전과 로마 경비병의 탑을 보았다. 예루살렘 주민만이 성전에서 매일 희생물 바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허락된다. 갈릴리 사람들은 유월절, 오순절, 그리고 10월의 초막절에만 올 수 있다고 요셉은 설명했다.
2. 예수와 유월절
125:2.1 베다니의 시몬이 그 일행을 위하여 유월절 양을 샀기 때문에 나사렛 다섯 가족이 유월절을 축하하려고 시몬의 집에 모였다.
그날 밤 그들은 구운 고기를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과 함께 먹었다. 새 언약의 아들이 되었으므로, 예수는 유월절의 기원을 설명하라고 요청을 받았고, 이것을 잘 해냈다.
이날부터 도살한 양 없이 유월절을 지내도 좋은지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이런 희생 제물을 기뻐하지 않는다고 확신했고, 나중에 피 흘리지 않는 유월절 축하 예식을 만들 생각을 하였다.
그날 밤 예수는 짐승이 도살당하는 꿈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유대인 예식 체계의 모순과 부조리 때문에 머리가 산란했고 마음이 아팠다. 부모도 마음이 온통 언짢았다.
성전에서 다음 날 예배는 비교적 마음에 들었다. 전날의 불쾌한 기억을 많이 지워버렸다. 다음 날 아침, 예수는 나사로와 함께 예루살렘과 그 근처를 체계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막아놓은 베일 뒤의 지성소(至聖所)를 몇 번 구경하였고, 대부분의 시간을 성전 근처에서, 강의하는 회의에서 보냈다.
125:2.6 예수는 계명의 아들들의 자리를 지켰고, 이스라엘 시민을 구별하는 난간 바깥에 앉았다. 따라서, 성전 회의에서 질문 던지기를 삼갔다.
예수는 수요일에 베다니에서 나사로와 함께 잠을 지내도록 허락을 받았다. 이날 저녁에, 나사로ㆍ마르다ㆍ마리아는 예수가 현세의 것과 영원한 것, 인간다운 것과 신다운 것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로부터 세 사람 모두 예수가 오빠나 형인 것처럼 좋아했다.
주말이 되자 예수는 나사로를 자주 볼 수 없었는데, 나사로가 성전 토론이 있는 바깥 구역에도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의 소년들은 만 열세 살이 되기까지, 성화 예식 참석이 허락되지 않았다.
유월절 주간 예수의 부모는 예수가 어린 나이에 두손을 괴고 깊이 생각하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하루 예수는 여러 문제를 곰곰이 생각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부모는 하루빨리 나사렛으로 아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가기를 바랐다.
나사렛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때 그의 머리 속은 해답을 찾지 못한 수많은 문제들로 가득차여 있었다.
125:2.11 요셉과 마리아는 예루살렘을 떠나기 전에, 예수가 열 다섯 살이 될 때, 최고로 이름난 랍비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나사렛 선생과 같이 주선해 놓았다. 학교를 찾아볼 때 예수의 무관심을 보고, 어머리 마리아는 마음이 무척 상했고, 요셉은 소년의 이상한 논평과 별다른 행동에 몹시 당황했다.
유월절 주간은 예수의 생애에서 큰 사건이었다. 성화예식에 참여한 수십명의 후보자들을 만났고, 이때 예루살렘에는 수천 명의 젊은 이가 와 있었는데, 예수는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로마 지방의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 배우려 하였다. 그는 극동과 아주 먼 서쪽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특별히 관심이 있었고, 세계를 돌아다닐 소망을 품기 시작했다.
3. 요셉과 마리아의 출발
125:3.1 유월절 축제가 끝난 다음 주, 첫째 날 늦은 아침에, 남자들이 한 무리를 이루고 여자들은 다른 무리를 지어서 갔는데, 이것이 예루살렘 축제 여행길의 관습이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 예수는 어머니와 여자들의 일행에 있었다. 이제 성화 의식을 마친 젊은이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아버지와 남자들 일행 속에 있을 거라 생각하였다. 예수는 성전에서 천사들에 관한 토론에 몰두해 있었고, 부모의 출발 시간이 지난 것을 깨닫지 못했다.
마리아는 예수가 남자들과 여행한다고 생각하고, 요셉은 그가 여인들과 함께 여행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리고에 다다를 때까지 예수가 자리에 없는 것을 몰랐다. 예리고에 도착하여 예수가 없는 것을 알게 되자 부모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4. 성전에서 첫째 날과 둘째 날
125:4.1 오후에 성전 토론에 참석했으나 토론에 끼지는 않았다. 토론이 끝났을 때, 베다니로 가서 시몬의 집에서 머물렀다. 세 아이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 날 저녁 그는 말이 거의 없었고, 명상하느라 많은 시간을 혼자 뜰에서 보냈다.
이튿날 아침 예수는 다시 성전으로 갔다. 토론에 끼려고 생각했다. 요셉과 마리아는 동이 트자 예루살렘까지 온 길을 되찾아 갔지만 예수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날 밤 어느 친척의 집으로 돌아갔다.
둘째 회의에서 예절을 차리면서, 질문을 던졌다. 성전 금지 구역에 모르고 들어온 이방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예수가 물었을 때, 비난이 담긴 소년의 말을 들은 어느 선생이 참을성을 잃고 노려보면서 나이를 물었다. 예수는 “열 세 살에서 넉 달하고 며칠 부족합니다.”고 말하자, "그러면 너는 계명의 아들이 될 나이가 아닌데 어찌 여기 있느냐?" 예수는 유월절에 성화 의식을 마쳤고 나사렛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고 설명했을 때, 선생들은 비웃으며 “짐작할 만하다. 나사렛에서 왔구나.”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자는 예수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몇 사람이 나가버렸음에도, 소년이 성전 토론의 생도로서 방해받지 않고 계속해도 좋다는 판결이 내렸다.
둘째 날이 끝났을 때, 예수는 다시 베다니로 돌아갔다. 명상하고 기도하려고 다시 뜰로 갔다.
5. 성전에서 보낸 셋째 날
125:5.1 성전에서 셋째 날, 갈릴리로부터 온 이 소년의 소문을 듣고서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었다. 이날 하루 종일 요셉과 마리아는 계속 걱정하며 예수를 찾았다.
날이 저물기 전, 성전의 주요 토론 집단은 예수가 내놓은 여러 질문에 집중되어 있었다. 여러 질문 가운데 다음이 있었다.
1. 베일 뒤, 지성소(至聖所)에 정말로 무엇이 있는가?
2. 왜 이스라엘에서 어머니들은 성전에서 예배하는 남자들과 따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3. 하나님이 그의 자녀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신의 은총을 얻으려고 이 모든 동물을 도살하다니 무엇 때문인가―모세의 가르침을 오해하고 있는가?
4. 성전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예배하는 곳이므로 속세의 물물 교환과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참석을 허용하는 것이 합당한가?
5. 올 것이라 기대하는 메시아가 다윗의 왕좌에 앉을 현세의 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영적인 나라를 세우는 데 생명의 빛으로서 활동할 것인가?
125:5.8 파고드는 이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그는 반드시 더할 나위 없이 공정하였고 사람을 배려하였다. 그는 상대편의 약점을 부당하게 이용하기를 꺼려했고, 이것은 후일에 그의 대중 봉사 전체에 나타난 특징이었다. 자기 중심의 욕구에 전혀 매이지 않는 듯하였고, 오직 한 가지에 최고의 관심을 가졌으니, 곧 영구한 진리를 선포하고 그렇게 영원한 하나님을 더욱 충만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날이 저물어서야 시몬과 예수는 베다니로 되돌아갔다. 도시와 성전을 보면서 예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고요히 예배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였을 뿐이다.
베다니에서 저녁 식사가 끝난 뒤뜰로 나갔다. 밤새 오랫동안 머물면서, 그의 삶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생각하고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영적으로 눈먼 동포에게 하늘 아버지에 대하여 전보다 더 아름다운 개념을 계시하고, 전통의 끔찍한 사슬에서 사람들을 해방하기 위한 최선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6. 성전에서 넷째 날
125:6.1 예수는 이상하게도 땅에 있는 부모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 때에도, 부모가 그때면 집에 거의 다다랐음이 틀림없다고 나사로의 어머니가 말했을 때도, 부모가 얼마큼 걱정할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 그는 성전으로 길을 떠났고, 아침 토론에서 율법과 선지자를 다루었는데, 선생들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성서를 훤히 아는 것에 놀랐다.
오후 회의에서 기도의 목적이 무엇인가? 란 예수의 질문에 사회자는 자기 옆에 앉아서 기도와 예배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펴라고 지시했다.
전날 저녁 예수의 부모는 율법 해설자들과 아주 재치있게 싸우는 이상한 소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년이 자신들의 아들이라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요셉과 마리아는 사가리아가 혹시 성전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성전에 들렸는데 예수가 선생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이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랐을까 상상해 보라.
요셉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놀란 부모에게 이제 인사하려는 소년에게 달려가서 마리아는 말했다. “아들아, 슬픔에 빠져 너를 찾은 지가 사흘이 넘었단다. "우리를 버리다니, 너는 무엇에 홀렸느냐?" 모든 눈이 예수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에 쏠렸다. 아버지는 나무라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25:6.6 예수는 아이로서 정규수업을 마쳤고, 율법의 아들로 인정받았으며, 이스라엘의 시민으로서 성화 의식을 거쳤으므로 자신을 젊은이로 생각하였다. 그래도 어머니는 모여든 사람 앞에서 가볍지 않게 그를 꾸짖었다.
어머니의 뜻하지 않는 꾸지람에 예수는 대답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찾았습니까? 아버지의 일을 할 때가 왔으니, 어머니는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나를 찾기를 기대하지 않으셨습니까?"
모두가 소년의 말하는 태도에 놀랐다. 그들은 부모와 예수만 세워두고 모두 조용히 물러났다. “자, 나의 부모님, 각자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일을 하였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이러한 것들을 예비하셨습니다. 이제 집으로 가요."
말없이 그들은 떠났고 그날 밤 예리고의 올리브산에서 멈추었다. 그 때 소년은 지팡이를 높이 들고 벅찬 감정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아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거기에 사는 사람들아, 너희는 무슨 노예인가―로마의 멍에에 굴종하고, 자신의 전통에 희생된 자여―그러나 나는 저 멀리 성전을 깨끗이 하고 이 사슬에서 내 민족을 구하러 돌아오리라!”
나사렛까지 사흘 여행길에, 예수는 거의 말이 없었다. 부모는 그 뜻을 넉넉히 알아듣지는 못했어도, 그들은 가슴 속에 그의 말을 소중히 간직했다.
125:6.11 집에 도착하자 예수는 부모를 사랑한다고 안심시키고, 앞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암시하며 중요한 선언으로 끝을 맺었다. "하늘예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해야 하지만, 나는 땅에 있는 아버지에게도 또한 복종하겠습니다. 나는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파라다이스 아버지의 뜻을 행하려는 그의 헌신적 마음과 일치되는 모든 면에서, 그는 땅에 있는 아버지가 바라는 것과 육체를 입은 가족의 관습을 아주 훌륭하게 따랐다. 찬성할 수 없을 때에도 그는 따르려고 최선을 다하려 했다.
요셉은 어리둥절했다. 마리아는 이 체험을 돌이켜보면서 위로를 얻었고, 결국은 올리브산에서 그가 입 밖에 낸 말이, 아들이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될 메시아의 사명을 예언하는 것으로 보았다. 예수의 어머니는 온갖 다른 방법으로, 아들이 다윗의 왕좌를 회복하고, 정치적으로 구속하는 지도권을 쥐도록 준비시키는 과업에 팔을 걷어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