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문
유현하고 미세함을 쪼개어 나누며 마음과 경계를 환하게 비추어 텅 비우며이치를 다하고 법성을 다하여 불과(佛果)에 사무치고 인행(因行)을 갖추었으며 깊고 넓고 가득하여 넘치고 텅 비어 융화하고 넓고 커서 모두 다 갖춘 것은 오직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뿐이로다.
剖裂玄微하고 昭廓心境하며
부열현미 소확심경
窮理盡性하고 徹果該因하며 汪洋沖融하고 廣大悉備者는
궁리진성 철과해인 왕양충융 광대실비자
其唯大方廣佛華嚴經焉인저
기유대방광불화엄경언
제2門, 能詮을 찬탄하다[別歎能詮]
剖裂玄微하고 昭廓心境하며/ 窮理盡性하고 徹果該因하며/ 汪洋沖融하고 廣大悉備者는/ 其唯大方廣佛華嚴經焉인저/
유현하고 미세함을 쪼개어 나누며 마음과 경계를 환하게 비추어 텅 비우며[1. 能詮을 총체적으로 밝힘],
이치를 다하고 법성을 다하여 佛果에 사무치고 因行을 갖추었으며[2, 깊고 넓음을 따로 드러냄],
깊고 넓고 가득하여 넘치고 텅 비어 융화하고 넓고 커서 모두 다 갖춘 것은[3, 깊고 넓음을 결론으로 찬탄함]
오직 大方廣佛華嚴經 뿐이로다.[4, 법이 속한 곳을 결론지음]
제2門, 別歎能詮
能詮을 찬탄하다
별탄능전(別歎能詮) : 특별히 능전을 찬탄한다. 가르칠 전(詮)자를 써서 능전은 능히 가르친다, 능히 말한다, 능히 표현한다는 뜻인데 여기서 능전은 앞으로 공부할 대방광불화엄경이다. 능전의 상대는 소전(所詮)인데 이것은 가르쳐질 것, 설명되어질 것이고 법계 즉 진리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주관, 객관이라 하지 않고, 능(能 주된 것)과 소(所 객인 것)라는 말을 쓴다. 화엄경에서 능은 화엄경이고, 소는 법계이며 진리다.
제2문의 석줄은 화엄경을 설명하고 찬탄한다.
청량스님은 왕복서 제1문에 그 설명의 대상인 법계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리고 제2문에서는 법계를 설명하는 주체인 화엄경을 찬탄한다. 말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사람도 중요한 것처럼, 법계가 중요하지만 법계를 설명하는 화엄경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1, 能詮을 총체적으로 밝힘
剖裂玄微하고 昭廓心境하며
유현하고 미세함을 쪼개어 나누며 마음과 경계를 환하게 비추어 텅 비우며
*
부열현미(剖裂玄微)하고 :유현하고 미세함을 쪼개고 나눈다. 부열(剖裂)은 낱낱이 세세하게 쪼개고 나누고 분석하고 나열한다는 뜻이고 현미(玄微)는 아주 깊숙한 곳, 현묘한 곳, 먼 곳, 어려운 것이라는 뜻이다.
현(玄)자가 아득할 현자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 라고 해서 천자문의 첫구절이 천지현황(天地玄黃)인데 하늘은 검다라는 말은 색깔이 검다라는 흑(黑)이 아니라 아득하게 멀다는 뜻이다. 여기에 미묘하다고 하는 미(微)자를 붙였다. 부열현미라고 한 것은 화엄경은 아득하고 미묘하고 깊고 깊은 도리를 낱낱이 분석해낸다는 뜻이다. 화엄경이 얼마나 시시콜콜 세밀하게 말씀을 많이 했는가. 화엄경은 우리들 개개인의 마음과 또 마음이 상대하고 있는 세상사 경계들을 환하게 밝게 비춘다. 깊이 있고 미묘한 도리를 나누고 또 나누고 쪼개고 또 쪼개어 설명한다. 요즘 물리학으로 치면 분자니 원자니 하면서 온갖 물질을 쪼개어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이 화엄경은 아득하고 미묘한 것을 전부 분석해낸다. 현미하고 미묘한 것을 낱낱이 파헤친다.
*
소확심경(昭廓心境)하며 : 마음과 경계를 환하게 밝힌다.소(昭)자는 환하게 비춘다. 확(廓)은 넓을 확(廓)자인데, 텅 비운다는 말이다.
소확은 환하게 비추어서 텅 비운다, 마음과 경계를 텅비우는 것이다.미국이고 소련이고 아프리카고 어디 있든간에 그 세계를 전부 경계 혹은 대상 이라고 하는데 화엄경 가르침은 우리 마음세계를 이야기하고 내 마음 밖에 있는 경계, 대상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 마음과 대상을 환하게 비춰서 텅 비운다.
또 통하지 않는 것이 없도록, 전부 다 환하게 통하게 한다. 우리 마음의 세계도 환하게 밝혀주고 바깥세계도 환하게 밝혀 준다. 그것이 화엄경이다.
2, 깊고 넓음을 따로 드러냄
窮理盡性하고 徹果該因하며
이치를 다하고 법성을 다하여 佛果에 사무치고 因行을 갖추었으며
*
궁리진성(窮理盡性)하고 : 모든 이치를 낱낱이 분석해서 끝까지 다 파내어 그 본성을 다 드러내는 것이 화엄경이다. 궁(窮)은 다 한다는 뜻이고 진(盡)자도 다한다는 뜻이다. 이치를 다하고 성품을 다해서 우리 마음의 본성까지도 다 드러내서 파헤친다.
화엄경은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다 말한다. 해가 뜨고 지고,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四時)가 바뀌고, 사람은 왜 이럴 때 이런가, 저럴 때는 왜 저런가, 사람이 사는 일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대한 이치도 화엄경은 다 이야기한다. 이치를 궁구해 바닥까지 드러낸 것이 화엄경이다.
진성(盡性)은 다할 진(盡)자, 성품 성(性)자 성품을 다한다는 뜻이다. 이치는 나 이외의 다른 이치고 성(性)은 나, 나의 마음이다.
'사람 마음은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마음은 정말 오묘불가사의하다.
그런데 화엄경은 마음까지도 다 분석해 버린다.
궁리(窮理)라고 하는 말은 세상 이치를 다한다는 뜻이고 진성(盡性)은 우리 마음을 다한다는 뜻이다.
*
철과해인(徹果該因)하며 : 불과에 사무치고 인행을 갖추었다. 철(徹)은 사무친다. 과(果)자는 불과(佛果)를 말하고 인(因)은 인행(因行)을 말한다.
또 철과를 결과에 사무친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 결과가 왜 이런가,나는 무슨 팔자로 이렇게 됐는가 하는 원인도 다 갖추어서 해석을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발심했을 때를 인행이라고 한다. 모든 존재는 인과로 되어 있고 연기로 되어 있다. 화엄경은 그 모든 존재원리를 설명하면서 아울러 우리 수행의 발심에서부터 성불에 이르기까지의 지위점차도 자세하게 이야기 한다. 그래서 화엄경은 그 결과에 사무치고 원인도 지니고 있다. 불과의 이야기도 아주 자상하게 되어 있고, 발심해서 어떻게 하면 성불할까 하는 인행의 이야기도 다 갖추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인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없다.
수행을 해서 성불하는 문제라든지, 곡식을 심어서 가을에 거두는 문제라든지, 사업을 해서 그 사업의 결과를 얻는 문제라든지, 공부를 잘해서 그 공부결과, 기도를 해서 기도의 결과를 얻는 것이 전부 인과다. 화엄경 속에는 그런 문제도 낱낱이 다 갖추고 있다.
그 이치를 낱낱이 다 갖추고 그 설명이 풍부하다.
모든 인과(因果)의 문제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꿰뚫어서 이해시킨다.
결과는 결과대로 원인은 원인대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원인과 결과도 그렇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곡식이 어떻게 되고 세상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하는 것도 다 이해시킨다.
현대화되어서 옛날에 없었던 현상들이 이 세상에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역시 모든 것은 인과관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인과관계를 하나도 빠뜨리지 아니하고 다 꿰뚫어서 이해시킨다. 그것이 결과에도 사무치고 원인도 갖춘다고 하는 철과해인(徹果該因)이다.
그런 것이 또한 화엄경이다.
3, 깊고 넓음을 결론으로 찬탄함
汪洋沖融하고 廣大悉備者는
깊고 넓고 가득하여 넘치고 텅 비어 융화하고 넓고 커서 모두 다 갖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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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충융(汪洋沖融) : 왕양충융은 넓고 깊고 넘쳐나고 넉넉하다는 뜻이다. 왕(汪)은 깊고 넓고 가득하다. 양(洋)은 넘친다. 충(沖)은 텅 비었다. 융(融)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융합한다
이 말에서 얼른 바다를 상상할 수 있다.
파도가 쳐서 출렁거릴 때 그 드넓은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면 넉넉하고 물이 얼마나 많은가.
바닷물이 참 많다. 그 바다를 상상하면 왕양충융(汪洋沖融)이라는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화엄경은 모든 가르침에 대해서 그야말로 왕양충융이다. 태평양처럼 넘실대고 넉넉하고 끝도 없이 깊고 넓고 많다. 이것이 화엄경이다.
염불에 의하면 화엄경 글자는 ‘십조구만오천 사십팔자 대방광불화엄경’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81권으로 요약을 해서 보고 있고 81권 화엄경은 불과 몇 자 안되지만 염불에는 ‘십조구만오천 사십팔자 나무대방광불화엄경’ 이라고 되어 있어서 행자 때부터 종성할 때 염불로 외운다. 그야말로 왕양충융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화엄경은 깊고 넓은 태평양 바다가 출렁이고 넘실대는 것과 같이 풍부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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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실비자(廣大悉備者): 넓고 커서 다 갖추고 있다.
넓고 커서 어떤 내용이든지 다 갖추고 있다.
넓을 광(廣), 큰 대(大), 모두 실(悉)자, 갖출 비(備)자. 넓고 커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화엄경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법화경이 훌륭한 경전임에는 틀림없지만 화엄경에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고, 그 외 반야경이 많고 유마경이 좋은 경이지만 화엄경과는 아예 게임이 안된다.
화엄경이야말로 광대실비다. 넓고 크고 다 갖추었다.
화엄경은 왕양충융한 대경이다. 큰 경이고 호한(浩汗)하다. 호한하다는 말이 이 화엄경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그것을 청량스님은 왕양충융해서 광대실비라고 했다.
물이 가득하고 깊고 넘쳐나면서도 텅 비었다. 텅 비었기 때문에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따로 따로 독립되어 있으면 통일이 안 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텅 빈 그 존재의 실상이 있어서 통일할 수 있는 것이다.
4, 법이 속한 곳을 결론지음
其唯大方廣佛華嚴經焉인저
오직 大方廣佛華嚴經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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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유대방광불화엄경언(其唯大方廣佛華嚴經焉)인저: ‘~인저’라고 토(吐)를 달았다.
이것이 옛날 토다. 화엄경이로다.라고 하면 된다.
그 오직 대방광불화엄경이로다. 표현이 좋다.
그 모든 조건을 갖춘 것은 오직 대방광불화엄경 뿐이다. 제목을 ‘법이 속한 곳을 결론지음’이라고 하였다. 그 법계가 모두 대방광불화엄에 속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계를 참으로 잘 표현했다. 청양스님은 한마디로 불교 역사 속에서 글을 제일 잘 하는 분이다. 깨닫지 못하면 명함을 못내니까 깨달음이 물론 근본되어 있으므로 깨달은 사람으로서 글을 제일 잘하는 분이 아마 청량 국사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
첫댓글 廣大悉備者...넓고 커서 다 갖추고 있다...대방광불화엄경![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0.gif)
..고맙습니다_()()()_
汪洋沖融...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_()()()_
고맙습니다. _()()()_
汪洋沖融하고 廣大悉備者..고맙습니다_()()()_
단숨에 다 읽었어요!...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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汪洋沖融 廣大悉備者....공부 잘 하고 갑니다..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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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대방광불 화엄경().항상 들을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릅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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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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華嚴=\\\=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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