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맛집(70) 톡 쏘는 홍어 맛, 30년 내공 담겼네
■ 목포 음식
흑산도산 고집 금메달식당 일본인까지 찾아오는 맛집
영란횟집 민어탕·전 유명 가격 비싸도 맛 믿을 만해
호산회관 낙지호롱도 일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hoto.hankooki.com%2Fnewsphoto%2F2013%2F02%2F15%2Fyoyo201302151539500.jpg)
금메달식당 ‘홍어회’
목포는 항구다.
목포는 먹을거리가 무진장한 도시다.
목포시와 신안군, 무안군은 이웃한 지역이다.
신안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행정구역이다.
내륙으로는 목포와 무안으로 연결된다. 목포가 내륙이라면 신안군은
목포를 감싸고 있는 외곽의 섬들이다.
현지에서는 목포와 신안의 차이를 짚는 사람들은 없다.
섬에서 뭍으로 오면 신안에서 목포로 온 것이고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면
목포에서 신안으로 가는 것이다. 섬과 내륙은 연결되어 있고 목포와 신안도
그렇게 어우러져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분할되지만 삶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목포는 인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인구 25만 명. 호남 서남단에서는 가장 큰 도시다.
신안과 무안 앞바다의 숱한 해산물들은 모두 목포로 모인다.
신안군 임자도의 민어와 흑산도의 홍어, 낙지, 갈치, 조기, 병어, 덕대,
세발낙지, 각종 장어 등이 모두 목포로 모인다.
당연히 목포에는 먹을거리들이 지천이다.
목포 중앙시장에서 만나는 생선의 종류도 만만치 않다.
길거리 웬만한 집에 들어서면 백반 한상에 20접시 이상의 반찬들이
줄을 잇는다. 물론 그중에서도 외지사람들이 찾는 생선은 따로 있다.
홍어와 민어, 세발낙지 등이다.
홍어는 영어로 'SKATE'다. 영국인들도 홍어를 먹는다.
가오리는 'RAY'라고 부르고 분명히 구별한다.
유럽인들은 우리처럼 홍어를 삭혀서 먹지는 않는다. 소비량도 적다.
홍어는 알칼리 발효를 한다. 잘 삭힌 홍어에서 두엄냄새와 재래식
화장실 냄새가 나는 까닭이다. 삭힌 홍어 덕분에
우리는 전 세계 홍어 생산량의 98%를 소비하는 나라가 되었다.
홍어는 '착한 물고기'다.
바다 바닥의 노폐물들, 불순물들을 죄다 청소한다.
바다의 청소부다. 한국과 칠레 사이의 FTA 체결로 칠레산 홍어가
많이 수입되었다.
칠레에서 "한국으로 홍어를 수출하는 바람에
칠레 앞바다가 흐려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칠레는 우리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고 따라서 칠레산 홍어는
우리 입맛에 맞는다는 속설도 있다.
흑산도 홍어에 비하여 칠레산 홍어는 반 가격이지만 이젠 칠레산도
귀해지고 아르헨티나 산 등도 많이 수입된다.
목포 어시장에 가면 아예 칠레산이라고 써 붙인 집들도 많다.
홍어집 사장들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역시 삭히는 공이 있다.
비싼 돈 주고 국산 고집하지 말고
잘 삭힌 칠레산 먹어라"고 권하기도 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hoto.hankooki.com%2Fnewsphoto%2F2013%2F02%2F15%2Fyoyo201302151539502.jpg)
호산회관 ‘낙지호롱’
원래 홍어는 서해안의 북쪽 백령도 등에서도 잡혔다.
수온이 달라지고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흑산도 일대에서 잡히는
국산이 가장 많다.
물론 나주에서 모든 홍어를 모아서 다시 유통시키는 바람에 한때
나주가 홍탁의 주요 산지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전 세계 홍어 소비량의 90% 이상을 한국이,
그중 대부분을 목포가 유통하는 셈이다.
목포에도 흑산도 산만을 고집하는 집은 드물다.
국산을 쓰다가 어느 순간 칠레산을 내놓기도 하고,
더러는 가오리까지 나타난다.
'금메달식당'은 30년 이상 꾸준히 흑산도 홍어를 고집하는 집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현지 사람들보다는 외지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심지어는 냄새난다고 야단법석일 법한데 일본인들까지 나타나서
홍어 삭힌 것을 찾는다. 낡고 조그마한 가게다.
주인아주머니가 혼자서 주방과 홀 일을 보고 가끔 '알바 아줌마'가 돕는다.
홍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질 좋은 흑산도 홍어를 가져다
'30년 이상 홍어를 만진 내공'으로 상을 만든다.
홍어 애와 코 등도 적절하게 섞어서 내놓는다.
민어民魚는 원래 이름이 면어鮸魚였다.
"백성들이 널리 먹을 정도로 많아서 민어라고 한다"
혹은 "백성들이 널리 좋아해서 민어라고 한다"는 말은 모두 엉터리다.
민어와 백성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원래 '면어'였는데 '면鮸'과
'민民'의 중국식 발음이 비슷해서 간단한 글자인 '민어'가 된 것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한치윤이 쓴 "해동역사"에 조기에 관해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석수어石首魚를 '면鮸'이라고…크고 작은 두 종류가 있다.…"
석수어는 조기의 머릿속에 돌이 들어 있어서 붙인 이름이다.
큰 석수어는 면어 즉 민어고 작은 석수어는 조기다.
민어와 조기는 사촌쯤 된다. 조기나 민어나 모두 농어목-민어과의
생선들이다. 크기가 다를 뿐 생긴 것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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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횟집 ‘민어회’
'영란횟집'은 민어로서는 전국적으로 가장 오래된 식당이다.
홍어와 마찬가지로 민어도 비싸더라도 믿을 만한 집을 찾는다면
역시 '영란횟집'이다.
민어는 크기에 따라 맛이 다르다. 다른 생선과는 달리 알밴 암놈보다는
수놈이 맛이 낫다. 10Kg 이상의 큰놈이 맛있다.
회보다는 탕이나 민어전이 낫다. 부레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민어부레는 특이하지만 대단히 맛있는 부위는 아니다.
'호산회관'은 오래된 낙지꾸리, 낙지호롱을 내놓는 집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스타일로 아늑한 분위기다.
원래 낙지호롱은
짚에 세발낙지를 감고 적당히 그을어서 내놓던 음식이다.
즉, 짚의 그윽한 향기를 동시에 느끼던 음식인데 이젠 좋은 짚을
구할 수 없으니 어디나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말아서 구운 후 내놓는다.
생선은 아니지만 잊혀져가는 안타까운 음식이 있다.
바로 목포의 쑥굴레다. 둥글게 만든 쑥떡을 팥고물과 버무려서
먹는 음식이다.
여학생들의 간식으로 널리 유행했던 음식인데 단 과자들이
많이 나오면서 잊혀져가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hoto.hankooki.com%2Fnewsphoto%2F2013%2F02%2F15%2Fyoyo201302151539504.jpg)
쏙굴레
주간한국 / 글ㆍ사진=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 dasani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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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홍어,정말좋아 하는데, 방장님(kyw) ,조만간 홍어삼합에 막걸리 출격함 하시죠,
알았습니다.우리가 만들어서 즐감할수있는 방법이있으면 다같이 함께 자리를 마련하면 좋지요.이제는 홍어에대한 거부감이 없으니 언제한번 실현합시다(K.y.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