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을 제거한 경2 (S35:80)
Avijjāpahana-sutta
2.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그 비구는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3. “세존이시여, 그것을 제거하면
비구의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나는 하나의 법이 있습니까?”
“비구여, 그것을 제거하면 비구의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나는 하나의 법이 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그것을 제거하면
비구의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나는 그 하나의 법은 어떤 것입니까?”
“비구여, 그것은 바로 무명이다.
이 하나의 법을 제거하면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난다.” (*1)
“세존이시여, 그러면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면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납니까?
4. “ 비구여, 여기 비구는 ‘모든 법들에 대해서
[갈애와 사견을 통해서] 천착해서는 안된다.’ (*2)라고 배운다.
비구여, 이와 같이 비구는 ‘모든 법들에 대해서
[갈애와 사견을 통해서] 천착해서는 안된다.’ 라고 배워서
모든 법을 최상의 지혜로 안다.(*3)
모든 법을 최상의 지혜로 안 뒤 모든 법을 철저하게 안다.
모든 법을 철저하게 안 뒤 모든 표상들을 다르게 본다.(*4)
그는 눈을 다르게 보고 형색을 … 눈의 알음알이를 … 눈의 감각접촉을 … 느낌을 …
귀를 … 소리를 … 귀의 알음알이를 … 귀의 감각접촉을 … 느낌을 …
코를 … 냄새를 … 코의 알음알이를 … 코의 감각접촉을 … 느낌을 …
혀를 … 맛을 … 혀의 알음알이를 … 혀의 감각접촉을 … 느낌을 …
몸을 … 감촉을 … 몸의 알음알이를 … 몸의 감각접촉을 … 느낌을 …
마노를 … 법을 … 마노의 알음알이를 … 마노의 감각접촉을 …
마노의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나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다르게 본다.
비구여,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면 무명이 제거되고 명지가 일어난다.”
(*1) 무명이 제거되기 위해서 무명이 제거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되어 어색하다.
아무튼 무명이야말로 모든 족쇄들 가운데 근원적인 것이어서 이것이 제거되어야
다른 족쇄들도 모두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어법으로 이해하면 무난할 것이다.
(*2) “여기서 ‘모든 법(sabbe dhamma)’이란 것은 오온, 12처, 18계(요소)다.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갈애와 사견으로서 '천착해서는 안된다.(nālaṃ abhinivesāyā)'
무슨 이유인가? 거머쥔 상태로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비록 영원함[常]과 행복[樂]과 자아[我]를 거머쥐더라도
그것은 무상하게 되고, 괴롭게 되고, 자아가 없는 것(무상, 고, 무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천착해서는 안된다.”(AA.ⅳ.43)
(*3) “‘최상의 지혜로 안다(abhijānāti)’는 것은
무상, 고, 무아라고 안 것의 통달지(ñāta-pariññā)를 통해 그렇게 안다는 것이다.”(AA.ⅳ.43)
(*4) “‘모든 표상들을 다르게 본다(sabbanimittāni aññato passati)’고 하셨다.
여기서 ‘모든 표상들’이란 모든 형성된 것들의 표상들을 말한다.
‘다르게 본다(aññato passati)’는 것은 천착에 대해서
철저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는 것과는 다르게 본다는 말이다.
천착에 대해서 철저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표상을 자아라고 보지만
천착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는 자는 무아라고 보기 때문이다.
본 경에서는 무아의 특상을 설하셨다.”(SA.ⅱ.370)
각묵스님 옮김 『상윳따니까야』 4권 175-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