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교과서 마케팅팀 주순진입니다.
대한교과서 사보 <책이 있는 자리>에서 아침독서운동 실천 학급을 취재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3_4월호에 실린 인천주안초등학교 6학년 4반 사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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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독서운동, 10분의 기적이 이루어진다!
-인천 주안초등학교 6학년 4반을 찾아서
8시 40분이 지나자 교실 곳곳에서 아이들이 하나, 둘 책을 꺼내기 시작한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새로 만난 친구들끼리 한창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3월 중순. 책을 펼치는 모습이 제법 의젓하다. 6학년 4반 구유미 학생은 “예전에는 아침에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느라 바빴는데 책을 읽으니까 차분해진 것 같아요.”라며 책 읽는 것이 마냥 좋단다.
1988년 일본 후나바시 여고에서 시작한 아침독서운동. 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10분 동안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단, 4가지 원칙이 있다. 다함께, 날마다, 좋아하는 책을, 그냥 읽기만 한다는 것이다.
강승숙 선생님은 올해 주안초등학교에 부임, 6학년 4반 담임을 맡았다. 원래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아 지금처럼 아침독서 열풍이 불기 이전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좋은 책은 돌려보게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우연히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라는 책을 읽은 뒤 규칙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작년에도 6학년을 맡았었는데, 그 때까지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는 아이도 있었어요. 그랬던 아이들이 책 한 권을 다 읽으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됐죠. 비록 10분이지만 그 10분 동안 아이들의 집중력이 대단해집니다.”
교실 책꽂이에는 강승숙 선생님이 직접 가려 뽑은 책이 가득하다. 10년 넘게 아동문학 비평 모임에 참여하는 등 책을 가까이하다 보니 책을 보는 눈이 남다른 것. 아이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만 모아서 3월만 되면 담임을 맡은 교실에 책을 갖다놓는다. 물론 책꽂이에 있는 책은 이미 강승숙 선생님이 읽은 것들이다. 책 내용이나 주인공에 대해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그 덕분.
학교에도 도서관이 따로 있지만 거기에서는 아이들이 컴퓨터를 하거나 혹은 학습만화처럼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먼저 보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침 독서 시간에는 선생님이 책을 추천해 주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맞춤 독서 지도법인데, 밥 먹는 것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집에서는 무엇을 먹든 편식을 하든 관여할 수 없지만 점심 급식 시간만큼은 전문 영양사가 정해주는, 영양이 골고루 함유된 식단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강승숙 선생님은 독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에게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었다는 아이에게는 장편을 권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화나 옛날 이야기, 짧으면서도 재미있는 창작동화부터 권한다. “며칠 지나면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책이 생겨요. 그러면 서로 돌려가면서 읽기도 하죠.” 10분 동안 선생님도 함께 책을 읽지만 그 사이 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읽는다. 책 읽는 모습만 봐도 저 아이가 책을 어려워하고 있구나, 혹은 재미있게 보고 있구나, 지겨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간혹 수업이 시작됐는데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막무가내로 야단치기 보다는 조금 기다렸다가 그래도 책을 계속 보면 ‘나중에 읽자~’하며 타이른다고. 6학년 4반 아이들은 그렇게 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당장 논술이나 입시 때문에 글쓰기나 독서가 각광받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에 특히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독후감 쓰기만 강조하거나 행사 때문에 독서를 강요하는 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잖아요. 아이들에게 책을 인생의 친구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중학생이 된 제자들이 공부하느라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강승숙 선생님. 하지만 책의 매력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다르다는 믿음이 있기에 요즘도 틈나는 대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서점에 가서 어떤 좋은 책이 새로 나왔나 살펴보는 것과 책 관련 신문 기사나 책 광고까지 스크랩하는 것도 강승숙 선생님이 거를 수 없는 일이다.
10분이라는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시간을 더 늘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도 이미 실험해 보았다고. “작년에 아이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시간을 15~20분으로 늘려봤어요. 그랬더니 계속 집중해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엉덩이를 들썩거리거나 떠드는 아이도 있었어요. 10분이 딱 적당한 것 같아요. 다 같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 10분!”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법. 그런 점에서 지금 아침독서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 500여 개 학교 학생들, 그리고 인천 주안초등학교 6학년 4반 학생들은 책에서 얻는 지식과 감동 이외에도 인생의 큰 가르침을 얻고 있는 셈이다. 뿌듯한 마음으로 책 향기 가득한 교실을 나섰다.
취재협조 아침독서추진본부
사진 설명
* 책나무
6학년 4반 교실 게시판에는 책나무가 있다. 큰 줄기를 만들어 놓고 중편을 읽으면 나뭇잎을, 장편을 읽고 나면 열매에다 자기 이름과 책 제목을 써서 붙인다. 그것을 보면 선생님은 아이들이 어떤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이들 역시 책 나무가 풍성해질수록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