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종일 밭을 매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고된 일 끝에 찬밥 한덩이로
부뚜막에 걸터 앉아 끼니를 때워도 되는 줄 았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해도
그래서 동상 가실 날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난 괜찮다, 배부르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더운밥 맛난 찬 그렇게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가 죄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이 깎을 수 조차 없게 닳아 문드러져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가 허구한 날 주정을 하고
철부지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죽여 우는 엄마를 보고도.....
아아,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속 사진으로만 우리곁에 남았을때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것인줄을 알았습니다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fs13.planet.daum.net%2Fupload_control%2Fpcp_download.php%3Ffhandle%3DNVNzZWFAZnMxMy5wbGFuZXQuZGF1bS5uZXQ6LzExMjM1MDYwLzEwLzEwODAuZ2lmLnRodW1i%26filename%3Dcolor_movie07.gif)
첫댓글 이시에서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끝나는
마지막 구절처럼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당연히 여겨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며칠전에 사회복지기관의 "부모멘토링"이라는 부모모임에서
강사선생님이 나줘 주신 시인디 너무 좋은시인 것 같구먼.
난 이시를 읽으니 어무이 생각이 나서 눈물이 글썽거렸다.
니네들도 이시를 시나미 읽고 니네 어무이 생각 많이해 보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