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8. 오랜만에 오후에 그늘이 좋은 청통 거적지로 갑니다.
낚시자리에서 본 제방 및 우안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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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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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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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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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좋은 좌안상류 부근에 4대를 널고나니 땀이 콩죽같이 흐릅니다.
땀이 잘나지 않는 체질인데 덥기는 오지게 덥나 봅니다.
이마에 땀을 훔치며 어릴 적 땀을 뻘뻘 흘리며 마차를 밀던 기억에
씨익 쪼개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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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 가로수 그늘에서 먹이감을 노리는 매의 눈으로 지나가는 구루마와 달구지를 하나씩 스캔하다가
유난히 헉헉거리는 말이 끄는 달구지를 주목하는 한무리의 꼬마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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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에는 엄청난 양의 과일상자가 실린 탓에 말이 지쳐서 거품을 무는데도
마부의 채찍은 사정이 없습니다.
“이랴~!” 철석~! 이히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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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양이 많이 버거워 보여 꼬마들은 그 달구지를 손으로 가리키며
달구지를 모는 아저씨에게 다가 갑니다.
“아이씨~! 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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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지금도 경사가 좀 심하지만
우리 어릴 적 큰고개는 언덕을 깍아 경사를 낮추기전이라서 엄청난 고바위였었고
당시 많이 다니던 구루마나 달구지 등이 올라가기에는 좀 벅차서 두세번 쉬었다가
가던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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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강건너 동촌, 지저동부터는 과수원이나 논밭이 흔지만지여서 그 곳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수확하여 달구지에 싣고 칠성시장까지 팔러가는 유일한 길이
큰고개를 지나가야 했으므로 아양교를 건너 작은고개 큰고개를 거쳐가는 건 필수코스 였습니다.
차량이 귀한 시절이라 농산물 운송은 달구지가 담당하던 시절이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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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잔득 싣고 아양교를 건너면 만나는 아양초등 부근의 작은고개도 당시엔 꽤나
경사가 심한 고개였는데 많이 깍여서 지금은 거의 평지처럼 되어 버려 작은고개라는
명칭도 없어져 버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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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삼삼하지만 예전에 차장(안내양)들이
동촌방면으로는 큰고개-새마을-작은고개-동촌-방촌-반야월 순으로
시내방면으로는 큰고개-파티마-신암주차장-측우소-강남약국-신도극장-칠성시장-동인로타리-대구역순으로
외쳤는데 워낙 귀에 따까리 앉도록 듣다보니 거의 외우다시피 했었지요.
어릴 땐 반야월에서 서부정류장까지 전코스를 다 외웠었는데 세월이 흘러 기억의 삭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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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고개에서도 밀까요를 한번 했었던 듯 합니다.
땀흘리며 밀고 있는데 구역을 침범했다고 태태지기는 넘들이 있어
까닥하면 얻어터질 것 같아 조금 밀어 주다가 녀석들에게 넘겨주고 오면서
우린 분에 못이겨 넘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면서 아양초등앞을 지나던 기억이 어렴풋 하네요.
“에이 퉤퉤퉤~ 잣만한 것들 우리 동네로 오기만 해봐라 니들은 다 주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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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잔득 실은 마차가 작은고개를 가까스로 지나면
지금의 오거리 부근에서 시작되는 마의 큰고개!! 두둥~
당시 새마을앞 도로가에는 아이스께끼 공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 부근과 좀더 올라간 지점에서
일단의 꼬마들은 삼삼오오 있다가 마차를 상대로 밀까요를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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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까요는 주로 과일 달구지를 타켓으로 했었는데 행여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못된 이들이 있었기에 과일은 마부몰래 몇 개만 빼낼 수 있었지만
채소 등은 부도내고 가버리는 못된 이들에게 대응할 방법이 없어 과일 달구지만 밀까요한 것이지요.
물론, 과일상자를 실은 달구지가 가장 무거워 낑낑거리기도 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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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함 밀어봐라~!”란 아저씨의 허락소리와 동시에
서너명이 달구지 뒤에 달라붙어 달구지를 밀어 붙이면 헉헉거리며 빌빌대던 달구지가
탄력을 받아 고개를 올라 갔었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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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함 쉬시던 분도 있었고 쉬지않고 가는 분들도 계셨는데
지금의 동대구KT 좀 못가면 오르막이 끝났으므로 그 곳에서 밀어준 댓가로 정산을
한 뒤 아저씨는 칠성시장쪽으로 가고 우리는 다시 큰고개 아래로 내려 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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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준 댓가로 과일을 주는 분도 있었고 동전으로 주는 분들도 있었는데
워낙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이라 야박하게 줘도 좋아라하고 받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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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말로 떼우고 가려는 못된 아저씨도 있었고 그냥 가는 이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새가 빠지게 밀어준 값을 포기하고 그냥 물러날 우리들이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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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거리며 따라 가서 악착같이 받는 경우도 있었고
그래도 줄 기미가 안 보이면 한팀은 계속 따라가면서 달라고 징징대며 아저씨의 시선을 끌고
나머지 한팀은 달구지 뒤로 돌아가서 나무궤짝에 손을 넣어 과일을 몇 개 빼내어 돌아오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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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어렸지만
안주고 갈려는 자들은 괘씸하여 본떼를 보여주자며
밀어준 댓가보다 좀 더 많은 과일을 빼내기로 암암리에 약속했으며
그걸 불문율처럼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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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여름에서부터 가을까지 밀까요를 했었는데
요즘도 큰고개성당앞을 지나 가노라면
어린시절 땀 뻘뻘 흘리며 밀까요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곤 한답니다.
입질은 없으나 찌불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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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부터 어른거리던 살찐 반달이 구름사이로 들락거리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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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의 감미로운 찌오름이 있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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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잔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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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녀석
지느러미가 빨간게 지느러미병이 시작되나 봅니다.
별일 없어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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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경에 철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무더운날씨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옛날에 거적지 참 많이갔었는데...!
그래도 손맛은 보셨네요.ㅎㅎㅎ
감사합니다. 즐낚하세요.
옛날에거적지 갔던기억이있는데 그때도 10cm의 추억이.....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즐낚하세요.
준설이후에는 가보지 않은 곳이네요.
항공모함만 하던 잉어행님들은 무사하실까요?
수고하셨습니다.
준수한 외모의 잉어들이 많은 곳이였는데
덩치 큰 잉어 개체수는 줄었을 듯 합니다.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