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간밤에 가을비가
하늘과 세상을 말끔히 닦아놓드니
북촌철길에 메밀꽃이 피어
설원이 되었네
사마귀가 긴다리로
큰 눈을 부아리며 나를 반긴다
창포에 머리 감고 빗질하여
천궁을 꽂아 분 마르고
옥양목 입은 한 여인의 자태가
진눈깨비와 조롱박 흰꽃이
내려 앉은 것처럼 포근하여지네
뚝배기에서 도자기로 바뀌듯
초승달이 차오르면 보름달 되듯이
절기를 잘 지켜
그 세월은 쉬어가지 않는다
길손의 발자욱이 모여 길이 된다드니
코스모스 터널을 지나는 기차
감탄사 귀전에 맴돌아
꺼무스레한 묵채 생각에 침샘이 솟는다
경남 하동군 북천면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
2017. 9. 22ㅡ 10. 9
행사장 앞 조롱박 터널 조성
대구가톨릭문인회 성모당 시화전 출품
전시 2018. 5. 21ㅡ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