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3 - 첫번째 이야기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믿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것이다)
1부. 우주
1장. 프롤로그 - 과학과 종교 그리고 철학 1
* 이 글은 <유레카3>의 글머리의 처음입니다. 우주와 생명에 대한 철학적 진실을 탐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부 우주, 2부 생명, 3부 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26장 73편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 글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이 제가 깨달은 것을 함께 깨달아, 지성의 즐거움을 함께 만끽하며, 인류와 모든 생명의 진보와 진화의 길을 함께 걸어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1. 문(門)을 여는 시(詩) - 노추산(魯鄒山)에서
인(仁)
율곡(栗谷) 선배(先輩) 기(氣) 빌리러
새벽바람 굽이 돌아 노추산(魯鄒山)에 왔습니다
얼음 녹은 시내의 은근(慇懃)은
성현(聖賢) 말씀 듣는 듯 하고
절벽 걸친 솔(松)의 절개(節槪)는
님의 초상 보는 듯 하더니
속세 찌든 발자국에
하얀 순결(純潔) 행여 티 묻었을까
눈을 뿌려 고이 덮어 주시니
못난 후배(後排) 반기시는 어짐(仁)이라 여깁니다.
의(義)
세상살이 쉽지 않아
산에 묻혀 눈에 묻혀 쉬려하며 오르는 길
절세절경(絶世絶景) 청아공기(淸雅空氣)
눈과 코는 즐거우나
오르막 걸린 숨에 심장 다리 고달프니
희비(喜悲) 고락(苦樂) 한살이 인생길
겹쳐 넘게 하더라도
옮음과 그름은 구별하여
한 길로만 가게 하소서
예(禮)
힘들여 너덜바위 건너뛰고
공들여 정상 턱 밑 첩첩 산중
배고프고 다리 풀려 주저앉고 싶은 터에
눈 덮인 누각하나 숨겨놓은 비경(秘境)일세
공부자(孔父子) 이성대(二聖臺) 앞에 서니
모질고 둔한 인생 고귀한 뜻 알까마는
사서삼경(四書三經) 다 알지는 못하여도
사람 사는 도리야 옛이나 지금이나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그 뜻이 경전이요 그 법이 예(禮)일지라
지(知)
정상에서 바라보니 너도 아래 그도 아래
하늘을 올려보니 나 또한 네 아래라
사람이 올라봐야 하늘님 발밑이거늘
어찌 그리 아옹다옹 잘난 놈이 저리 많나
사람들아!
노추산 마루에서 율곡과 마주앉아
세상을 내려 보며 막걸리로 술 취하고
공자님 맹자님을 안주로 삼았으니
부자가 부러우랴? 권세가 두려우랴?
내 큰 소리를 내어 하늘 뜻 외치느니
귀 있는 자여 듣느냐 못 듣느냐?
이천팔년 이월 이십사일 노추산에서
※ 노추산(1333m)은 강원도 강릉과 정선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신라 시대에는 의상(義湘)대사가 노추산에 입산하여 수도하면서 화엄종을 이룩하였으며, 그 후 설총(薛聰)은 노추산에서 수도하면서 이두(吏讀)문자를 창안하였고, 공자와 맹자를 기리고자 공자의 조국인 노(魯)나라와 맹자의 고향인 추(鄒)나라의 이름을 따서 노추산이라 하였다 한다. 또한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외가가 강릉이므로 강릉에 살았던 어린 시절 노추산에 입산해 학문을 닦았다 한다. 정선군에서는 매년 노추산 이성대 율곡제례를 열어 그를 기리고 있다. 이성대(二聖臺)의 두분의 성인은 물론 공자와 맹자이다.
※ 율곡의 후배를 칭한 것은 저자가 성균관대학교 출신으로 넓은 의미로 율곡선생과 동문인 까닭이요, 철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또한 대성현을 따라 가고픈 입장의 표현이다.
2. 특별한 시작
2014년은 나에겐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철학 동굴 탐험>
이 글을 철학 동굴 탐험이 끝난 후 세상에 나의 깨달음을 말하기 위한 스물여섯 개의 글의 3차 수정본이다.
원문은 2014년 2월과 3월에 18편으로 쓰여 졌고, 이를 보완한 1차 수정작업이 4월부터 10월 10일까지 이루어졌고, 2차 수정작업은 2014년 12월에 마쳤다.
이제 다시 3차 수정작업에 들어간다. 새로운 깨달음을 첨부하고 글에 대한 부연설명과 거친 부분을 정제하기 위함이다.
지금 다시 원본 글을 읽어보니 그 시작은 참으로 허술하기 그지없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작 시점에는 이 글의 마침을 깨닫지 못하였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는 시기에 저자의 철학사관은 율곡을 따르는 주기론(主氣論)과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적 물질론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 그러나 글을 쓰는 1년동안 새로운 깨달음은 이를 뒤엎는다. 나는 그동안 나의 감각에게 또 물질에게 속고 있었다. 처음 글을 쓰는 두 달 동안, 그리고1차 수정을한 6개월동안 양파 껍질이 벗겨지듯 진실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때마다 나는 허무와 두려움, 희망과 환희의 순으로 감정이 변해갔다.
돌이켜보면 이 글은 나 혼자 쓴 글은 아니다. 글이 막힐 때마다 항상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다. 마치 누군가가 나의 손을 잡고 끌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3장에 소개되는 반고(盤古) 신화와 같은 경우는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신화였다. 그런데 어떤 이상한 끌림으로 우연히 검색을 하게 되었고 1차 수정 때 그의 신화를 넣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그것의 의미를 몰랐다. 그러나 그로부터 6개월이나 지난 1차 수정작업의 마지막 글에서 나는 비로소 그 의미를 알았다. 그것뿐만 아니라 내가 일상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가냘프지만 은근한 끌림이 나를 이끌어 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10월 10일 나는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다. 나는 비로소 알았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 왜 있는지를.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기쁨을 많은 사람들 아니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6년전 노추산 설산에 올라 하늘의 뜻을 알려달라 소망했던 그 소망이 지금 여기에 있다.
3. 목적과 방법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내가 깨달은 것을 함께 깨달아 사람과 자연과 하느님이 함께 행복하고, 함께 인류와 생명의 진보와 진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철학적 사유의 글이다. 과학은 인용하였고 종교는 참조하였다. 과학은 증명을 하는 것이고, 종교는 믿는 것이고, 철학은 깨닫는 것이다.
나의 깨달음이 과학적 사실이 되기까지는 아마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과학은 고체와 같이 보수적이어서 할 수 있는 모든 반증과 실험을 다해 본 다음에 과학적 사실 여부를 말할 것이다.
아마 자신이 믿던 믿음과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여러 가지 반론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믿음이 옳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 그 믿음에 반하는 사유는 그것이 학문이든 종교든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학파가 생기고 종파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그런 분이라면 사유의 폭을 조금 더 넓히시라 권하고 싶다. 우리가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 그것이 사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당신은 착한 사람이다.>와
<나는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는 그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
믿음은 모르는 것을 믿는 것이다. 아는 것은 믿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냥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사실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이 철학적 사유의 동기가 된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석영 교수는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은, 우리가 우주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고 말한다. 인류가 지구상의 유일한 지적생명체라고는 하지만 인류의 지식은 참으로 미미하다.
그래서 종교가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종교가 인류 역사와 문명에 기여한 공로는 실로 위대하다. 인류 문명은 종교의 기반이 되는 토테미즘, 샤머니즘, 애니미즘과 같은 숭배의식이나, 고대신화, 고대 종교로 부터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미신들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그 사람들에겐 그것은 생활의 기반이었고, 그에 기반한 상상(想像)의 확장은 인류를 형이상학적 사유를 하는 지적생명체로 이끌어갔다.
철학은 논증이다. 과학적인 증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그 명제를 철학적 사유라 말할 수 있다. 하여 나는 철학은 액체와 같다고 표현한다.
이 글은 내가 깨달은 우주와 생명에 관한 여덟 개의 철학적 진실과 하나의 추측 그리고 그 진실을 통해 깨달은 진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소 과학이나 철학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나면 과학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철학에 대해서도 우쭐되며 이야기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존재이고 존재자에 대한 자각이다.
진실을 아는 만큼 진리가 보인다.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믿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것이다.
원본 2014년 2월 4일
1차 수정 2014년 3월 31일
2차 수정 2014년 10월 13일
3차 수정 2015년 10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