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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네가지 요소
집을 이루는 네가지 요소는
벽체와 지붕과 바닥, 그리고 불입니다.
벽체가 있어 바람을 막아 주고,
지붕은 비를 막아 주며,
바닥이 있어 몸을 누일 수 있고,
불이 있어 실내를 따뜻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집짓기를 이에 따라서 나누어 살펴보면
1)벽
ㄱ)기초돌쌓기
ㄴ)문틀/창틀짜기
ㄷ)황토와 소나무로 벽체쌓기
ㄹ)벽체미장
2)지붕은
ㄱ)전병통만들기
ㄴ)대들보 걸기
ㄷ)서까래걸고 개판치기
ㄹ) 방수처리및 마무리
3)바닥은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ㄷ)상,하수도 설치
ㄹ)바닥미장,장판깔기 등.
4)불은
ㄱ) 전기 설비 및 기타 생활편의시설.
★ 길, 전기, 물
위의 세가지 요소 중 한가지라도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집짓는 일은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집짓기 전 맨 처음 준비를 해두어야 합니다.
길이라 하면 지적도상의 길에서부터 집짓는 현장까지의 진입로를 말합니다.
저의 경우엔 밭을 집터로 전용했기 때문에
진입로의 땅이 다져지지를 않아 자재를 운반하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
지름이 대략 20mm 정도의 쇄석을 돌을 깨서 파는 공장(이런 곳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에서 사다 깔았습니다.
보통 덤프트럭 기사에게 부탁하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모든 크기의 돌을 구할 수 있습니다.)
쇄석은 쇄석만 깔릴 때보다는 흙과 섞여야 땅이 단단히 다져집니다.
잡석을 깔아 흙을 다지고 난 후 조경용으로 다시 깔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입로에 쇄석깔기]
전기.
우선은 공사에 사용할 전기가 필요한 것이므로 보통 임시전기를 신청하게 됩니다.
신청방법은 [전기공사면허업체]를 선정한 후
전기사용신청서 등 구비서류를 준비하여 관할 한전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필요한 서류는 농지전용신고/허가서등 집을 짓는다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 신분증등이며 보통 전기공사면허업체에다가 서류를 주면 알아서 대행해 줍니다.)
집내부의 전기공사를 위의 전기공사면허업체에 맡길 경우엔
별문제 없지만, 직접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경우엔
가능하면 주소지의 [전기공사면허업체]를 선정하는게 좋습니다.
임시전기는 한전에 보증금으로 20만원을 납부하며(저는 그렇게 납부했지만 바뀌었을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돌려받습니다.)
신청을 대행해준 [전기공사면허업체]에도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개인은 전기공사면허가 있지 않는 한 신청할 수 없습니다.)
[가설된 임시전기]
물.
다행히 기존의 상수도 시설과의 연결이 쉬운 곳은 별문제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물은 반드시 확보해놓고 집짓기에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은 관정이라고 부르는, 지하수가 흐르는 수맥에 파이프를 박고, 펌프등을 이용해 끌어 올려 사용하게 되는데
이 방법이 물사용에는 가장 편리하며, 비교적 풍부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전성등에서도 크게 염려가 없지만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물이 부족한 곳일 경우엔 그 비용이 매우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각자의 환경에 맞게 준비하면 됩니다.
[관정을 뚫기 위한 기계의 설치]
★ 우천시 대비를 위한 준비
황토 흙집을 지으며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비가 내릴 때였습니다.
지붕을 덮기 전까지는 황토벽이 그대로 내리는 비에 노출되어,
자칫 폭우라도 내리면 그동안 쌓아 올린 벽이 허물어 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방법은 비가 새지않는 방수처리된 갑바등으로
커다란 천막을 만들어 집전체를 천막을 치듯 덮는 방법이었습니다.
가로 20m * 세로 10m의 천막 두개를 만들었는데,
비가오며 강풍이 부는 데에는 어쩔 도리 없이 천막의 이음새 부분이 찢어지고 뜯겨,
한번 쓰고는 못쓰게 되었습니다.
[쳐놓은 천막 ]
그래서 두번째로 생각한 것이 비닐입니다.
폭 180cm의 비닐을 사다가 벽을 둘러가며 일일이 덮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꼼꼼히 눌러두거나 못을 박아 두었습니다.
이 방법은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아무리 심하게 불어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지만,
최대 단점은 한번 치고 거두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일기예보만 믿고 있다가 갑자기 내리는 새벽녘의 소나기에 놀라 현장으로 달려오기도 수차례 반복하였습니다.
[꼼꼼히 비닐로 덮기]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비용은 조금 들겠지만 집전체를 덮을만한 가설건물(비닐하우스와 같은)을 미리 지어둔다거나,
아니면 공법을 조금 달리해 지붕을 먼저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대비를 해두시기 바랍니다.
물론 돈이 제일 적게 드는 방법은 단순하게 비닐을 덮는 것일 테지만요.
I. 벽
일반적인 집짓기는 보통 나무나 철제빔등을 이용해 먼저 기둥이나 보등의 집의 뼈대를 먼저 세우고 난 후,
지붕을 덮고 이어 외벽및 내벽을 만드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제가 지은 집은 뼈대 없이 벽을 올리고 지붕을 덮는 방식입니다.
기둥을 세우거나 기둥을 서로 연결하고 보를 거는 일 등은 목재를 다루는 일에 숙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고,
당연히 집짓기는 처음해보는 입장에서는 감히 엄두조차 내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런 형식으로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벽을 쌓아올리는 원리만 이해한다면 그리 어려울건 없습니다.
혹시 기둥이 없어 안전이 걱정이라면
아마도 40cm 이상되는 벽체를 보신다면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느끼게 될 겁니다.
ㄱ) 기초 돌 쌓기
요즈음은 보통 집을 지을 때 기초를 콘크리트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이 앉을 자리 전체에 거푸집등을 대고 레미콘을 불러다 콘크리트를 부어 굳혀 기초로 삼지요.
하지만 황토집은 줄기초(벽을 따라 하는 기초)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의 경우엔 집터가 너무 물러 집주위로 1m아래에 돌을 채워 넣었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의 땅에서는 높이 15cm정도의 줄기초를 돌로만 쌓아도 충분합니다.
[기초쌓기 - PVC관 묻어두기]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넓이 50cm정도로 벽이 놓일 자리를 따라 미리 돌로 기초를 쌓습니다.
돌로 기초를 쌓을때 주의할 점은 보일러관과 전기,상수도등이 통과할 수 있도록
미리 지름 50mm이상되는 PVC관을 각각의 통과되는 지점에 2개정도 묻어둡니다.
그리고 하수도 빠지는 관도 바깥으로 미리 묻어둡니다.
(보통 정화조및 기타 위생설비(상,하수도)를 집을 짓기전 터를 닦으며 먼저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맨 뒤에 했기 때문에 제가 공사한 순서에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구들 놓을 곳의 기초 높이와 넓이]
구들을 놓을 경우엔 위의 사진과 같이 10cm정도의 여유를 두고 턱을 내어 기초를 쌓습니다.
나중에 구들돌이 걸리게 하기 위함이지요.
제가 놓는 방식의 구들은 높이가 높아 원하는 높이만큼 기초를 미리 쌓아두어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제가 한 방식은 아니지만 옛절이나 궁궐등과 같이 집주위로 기단을 쌓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집이 주변보다 높아지니 습기가 아무래도 덜 차 오르고,집이 앉은 자세도 위풍당당해 집니다.
단,집지을 터가 기단을 앉히는만큼 더 필요하고 또 그만큼의 비용이 더 필요한것만 뺀다면요.
[(보물제55호) 봉정사 대웅전의 기단(基壇)]
터를 닦으며 한번쯤 고민해 볼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초를 쌓으며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문세울자리를 고려하라는 겁니다.
요즈음은 문지방의 턱을 거의 두지 않고 바닥의 높이와 같게 평평히 두는 것이 흐름인것 같습니다.
제가 지은 집은 문틀을 미리 가공해 온 원목으로 짜기 때문에
바닥에 놓을 원목(문지방)의 높이만큼이 바닥보다 더 높아지게 됩니다.
기초돌을 쌓을 때 문이 놓일 자리를 조금 낮춰 둔다면
나중에 바닥과의 높이차 때문에 고민은 하지 않게 될 겁니다.
[바닥과 문지방의 높이차가 많이나 흙으로 바닥 채우는 중]
경험이 없었던 탓이겠지요. 또 그러면서 한가지 확실하게 배웠구요. ^^
돌을 다 쌓은 뒤엔 틈새에 작은 돌을 채워넣고 사모래를 비벼 채워주면 됩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앞의 [012. 벽 올릴 자리 기초 돌 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ㄴ)문틀/창틀짜기
집의 전체적인 외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창(窓)입니다.
그러기에 신경을 써야 할 것도 많은 곳이 또한 이곳입니다.
원형으로 벽을 쌓아 올리다 보니 벽체의 전면을 창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창의 크기가 제한을 받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방식으로 전면창을 못할 것도 없겠지만 비용과 실제 효용성을 생각해 본다면 비추천입니다.)
좋은 창, 멋있는 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부지런히 창틀이 될만한 나무를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멋지게 휜 적당한 두께의 소나무를 구할 수 있다면 최상입니다.
미리 거래할 제재소에 두께 30cm정도의 휜 소나무는 이러이러하게 제재해서 보관해 달라고 하여 한 일년정도
꾸준하게 구하는 것이 최상입니다.
제재소측에서도 휜나무는 제재할때 손실이 많이 생겨 좋아할 것입니다.물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구요.
그런데 문제는 직경이 한 자(30cm)이상되는 우리나라 소나무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쓰는 것이 수입목인데 수입목은 직재만 있지 곡재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 누가 못 쓸 휜나무를 수입하겠습니까? ^^;;;)
목재는 적어도 집짓기 일년 정도 전부터 준비해야 원하는 형태의 나무를 마음껏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문틀/창틀로 쓸 나무를 구했으면 제재를 해야 합니다.
제가 제재한 방법은 윗판과 옆판에 쓸 나무는 직경 15cm로 제재했고,아랫판은 직경 7.5cm로 제재하였습니다.
즉,원목을 윗판과 아랫판은 이등분하고,아랫판은 4등분한 것이지요.
그리고 아홉자(270cm)짜리와 열두자(360cm)짜리를 적당히 섞어 제재하여 손실을 최소화 하였습니다.
[문/창틀 재단 예]
보통 집의 방문은 높이가 204cm,너비가 84cm정도(기성문의 경우,문틀제외)됩니다.
이를 위하여는 길이 204cm 옆판 2개, 길이 114cm 아래/윗판이 각 한개씩 필요합니다.
옆판을 세우기 위하여 아래/윗판은 각 옆으로 15cm씩 필요해서 84+15+15=114cm입니다.
창 또한 마찬가지로 계산하여 가로 210cm, 세로 135cm 정도 되는 창이라고 하면,
옆판은 아홉자짜리를 한번만 자르면 2개가 나오고, 윗판과 아랫판(240cm필요)은 열두자(360cm)짜리를 잘라,
나머지(120cm)는 아까 문의 윗판과 아랫판에 사용하면 되겠지요.
이런식으로 계산하여 필요한 원목의 갯수와 문과 창의 크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문틀과 창틀을 재단할 경우 가장 주의를 해야 할 것이 자르기전 한번 더 길이를 정확히 확인하고 톱으로
자르라는 것입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실수하는 경우가 꼭 생깁니다. 확인 또 확인하는 습관...결국 자재를 아낍니다.
또, 나무가 잘리며 톱이 대략 나무의 1cm정도 두께를 먹고 들어갑니다.
그러기에 한번에 자를 위치를 전부 그려놓고 절단하면 나중에 길이가 당연히 짧아집니다.
한번 자르고, 다시 측정하여 재단하고 다시 자르고를 반복하여야 합니다.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리고, 맞춤문이 아닌 기성문을 쓸 경우엔 특히나 더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옆판을 자를 경우엔 직각으로 잘리도록 하여야 합니다.그래야 윗판과 아랫판에 정확히 밀착되고,
높이도 정확해집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체인엔진톱으로 벽체용 나무를 절단하며 그렇게 연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전문가인 목수들이 문/창틀을 짤 때에는 홈을 파고 거기에 정확히 판을 끼워넣고 완전히 짠 다음,
크레인등으로 올려 세웁니다.
이런 방식은 보기도 깨끗하고, 나중에 창이나 문을 끼울 때에도 정확히 들어 맞아 나중 일이 수월해집니다.
그러나 저같은 초보자가 홈을 깨끗이 파내기란...엄두조차 나지 않아 이미 시작 전에 포기해 버릴 일이고,
아마도 내손으로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할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모이고 모이면 직접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아예 물건너가게 됩니다.
약간 비뚤어졌을진 모르겠지만 현재 살고 있는 이 집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또 어떤분들은 그런 비뚤어짐을 오히려 우리집이 갖고 있는 예술적인(?) 장점으로 칭찬해 주십니다.
당연히 일을 하는데 있어 전문가와 같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의 연재 목적은 초보임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찾아 직접 집을 지어 보자는데 있습니다.
문틀/창틀짜기의 자세한 방법은 앞의 [017. 문,창틀짜기 & 설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ㄷ)황토와 소나무로 벽체쌓기
드디어 진짜 벽을 쌓는 일에 들어 갑니다. 벽체를 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비한다면 실제 벽쌓는 일은
쉽고 아주 재미있습니다. 물론 힘은 들지만요.^^;;;
황토는 자주 물을 뿌려 두어야 떼어 낼 때 힘이 덜듭니다.그렇다고 너무 질어지면 쌓아지지를 않으니
적당해야겠지요.
[보관하는 황토엔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 두어야 쓸 때 편합니다]
황토를 퍼내는 방법은 여러가지를 써보았지만 일반삽이 가장 좋더군요.
삽으로 그냥 푹 떠서 필요한 자리에 올리면 됩니다.
한번에 쌓는 높이는 60~80cm정도(2단높이)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황토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높아지면 아래가 쳐지며 넘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사실 벽을 쌓다보면,초보자니 당연히,똑바로 쌓으려고 해도 어딘가로 치우치게 됩니다.
쌓으려는 방의 구조가 둥그런 원형인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둥근벽이기 때문에 안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벽을 쌓아 올리면 안으로 기울어지며 서로 지지해
주기 때문에 벽의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바깥으로 기울었다 싶으면 이건 바로 붕괴입니다.
바깥으로 통나무의 끝부분이 튀어나가기 때문에 무게중심도 바깥으로 쏠립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이 받쳐두기도 하지만 황토가 굳기까지는 어느정도 나무아래의 쌓아올린 황토가 밖으로
쏠린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바깥으로 많이 튀어 나온 나무는 이렇게 받쳐 두어야 뒤로 쏠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통나무와 통나무 사이의 간격은 어른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좁으면 멋이 없고, 너무 넓으면 황토를 그만큼 더 쌓아야 되니 힘이 듭니다.
통나무는 비슷한 크기의 것을 일렬로 배치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크기의 통나무를 사용하게 되면 그 자체로
집이 완성된 후 인테리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처음에 쌓을 때에는 우선 황토를 5cm두께로 깔고, 통나무를 놓은 후 황토를 놓고 통나무 사이사이를
손가락을 이용해 꼼꼼히 밀어넣어야 합니다.
이것이 꼼꼼하지 않으면 황토와 통나무가 들떠 틈이 생기게 되고 안에서 밖이 보이는(-,.-)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철물점에서 파는 두꺼운 고무장갑을 끼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 흙을 꾹꾹 밀어넣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고 자고 다음날 일어나면 손가락이 퉁퉁부어 장갑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통증도 심하고요. 이를 방지하기위해 자기 전에 맨소래담로션이나 안티프라민을 손에 듬뿍 바르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자면, 다음날 일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벽을 쌓는 방법은 아래의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방식 1)
방식1은 그림에서와 같이 삼각형으로 쌓고 어느정도 띄운 다음 다시 삼각형으로 쌓은 후, 그 사이를 메꾸어 주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쌓으면 상당히 빨리 쌓을 수 있습니다. 단점은 벽면이 조금 단조로와 질 수 있으며 ,동그랗게 돌아가는 벽의 곡면을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방식2)
방식2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쌓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초보자도 하기 쉽고 모양도 어느정도 맞추기 쉽지만, 단점은 쌓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습니다. 나중에 황토가 마르고 나면 나무와 붙은 황토는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문/창틀과 만나는 곳의 벽쌓기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으니 닿는 면적은 최소화 시켜 줍니다. 황토를 둥그렇게 말아 최소한도로
문/창틀에 닿는 부분을 줄입니다.
그리고 문/창틀에는 대못(5인치 이상)을 박아 황토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심재의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문/창틀의 벽체쌓기가 잘못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황토가 붙어 있으면 마르고 난 후 떨어집니다.]
벽을 쌓아 올리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힘이 듭니다.
요즘 추세가 천장을 높게 하는 것이지만
황토집의 경우엔 높이에 따른 노력이 서로 비례한다고 보시면 맞을 겁니다.
1M쌓을때에 2명(안과 밖)이 필요하다면 2M를 쌓는데는 4명(안2,밖2), 3M의 높이라면 6명(안3,밖3)이 필요한 식이죠.
[B/T아시바를 놓고 또 그 위에 사다리 놓고 작업합니다.벽이 높아질수록 작업능률은 떨어집니다.]
맨 아래에 흙과 나무를 떠 줄 사람,
중간에서 맨 위의 쌓을 사람에게 전달해 줄 사람,
맨 위에 직접 쌓는 사람...
저희의 경우엔 다행히 인터넷을 보고 많은 분이 도우러 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이걸 둘이서 했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그림의 크기가 커서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양해 부탁드립니다.]
벽을 다 쌓아 올리면 지붕의 서까래와 벽을 연결할 처마도리를 돌려야 합니다.
처마도리로 쓰는 나무는 서까래와 같은 재질의 나무면 됩니다.
처마도리는 아래에 황토를 깔고 그위에 얹은 후 꺽쇠를 이용해 고정시킵니다.
[벽의 제일 높은 곳으로 지붕의 서까래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벽쌓기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앞의 [018. 벽쌓기]에서부터 [027. 처마도리 놓기]까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ㄹ)벽체미장(맥질하기)
황토를 쌓아 올린 벽은 마르면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부피만큼 갈라진 금(crack)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생긴 금을 메꾸어, 벽면을 곱게 만드는 것을 '맥질한다'라고 합니다.
(원래 사전적 의미는 초벽이나 재벽을 바른 다음, 고운 흙(매흙)을 이용하여 표면이 매끄러워지도록
바르는 것을 말합니다.)
황토벽의 두께가 20cm 이하라면 그렇게 갈라진 황토가 떨어져 나감을 걱정해야겠지만,
40cm 이상이다 보니 구조적으로 문제될 건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두께 30cm로 쌓은 후 한번도 손을 보지 않은 상태로
2년이 넘은 다용도실 외벽입니다.
보시다시피 손이 들어갈 정도의 커다란 금(crack)이 생겼지만 비바람에도 끄떡없고(?)
떨어져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미관상 보기가 좋질 않고, 생활에 불편하기 때문에 매끈한 벽면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수고가 때때로 벽체를 쌓는 것 이상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나 황토로만 금(crack)을 메꾸고, 벽체를 미장할 경우엔 몇배의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
(황토에 강회나 백시멘트를 섞어 메꾸면 단 한번으로 감쪽같이 끝날 일인데도요.)
황토로만 메꾸는 경우엔 우선 커다란 금(crack)이 생긴 사이에,
밀어 넣을 수 있을 만큼 황토를 밀어 넣습니다.
큰 금이라면 잘 들어갈 것이고,
작은 금(crack)이라면 뾰족한 도구(못등)을 이용해 밀어 넣을 수 있을 만큼 밀어 넣습니다.
못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작은 금(crack)이라면
고무망치(또는 우레탄망치)를 이용해 금(crack)주변을 천천히 두드려 줍니다.
[주변을 두드려주기만 하여도 작은 금(crack)정도는 쉽게 메꾸어 집니다..]
그리고 매끈하게 정리해 줍니다.
이렇게 해 놓아도 며칠 후면 다시 미세하게 금(crack)이 갈라집니다.
그럼 다시 반복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 지을때에는 이런 작업을 내벽의 경우 대략 10 여회 반복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반복하다 보면 표면이 마르면서 생기는 실금(crack)이외에는 모두 메꾸어 집니다.
황토벽의 마감처리는 황토에 점성이 있는 천연재료를 섞어서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점성이 있는 천연재료는,
조사한 바로 우뭇가사리등의 해초를 이용하는 것과
느릅나무 껍질등의 점성이 있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기,
천연접착제(아교나 부레풀,녹말풀,천연고무등)을 이용하는 방법,
조개껍데기등을 태워 만든 천연석회를 이용하는 방법등 다양합니다.
이중에 저희 집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우뭇가사리를 이용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여러가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며,
몇가지를 응용 한다면 보다 좋은 방법이 도출 되리라 봅니다.
(저 역시 몇가지를 실험중이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결과가 나오는대로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작업과정은 앞의 [044.벽에 생긴 크랙 메꾸는 방법] 부터 [046.창틀/문틀 정리]까지를 참조하세요
2.지붕
지붕은 벽체나 바닥과 더불어 건축공간을 구성하고, 외부로부터의 비·눈·이슬 등을 비롯해
온도·습도·음향·일광·바람·시선·외적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에 드러나 있기 때문에 집의 외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 바로 지붕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장마철 비가 많이 오는 경우엔 건물 외부로 연장되어 벽체·창·문 등을 보호해 주는 처마를 중요시하여,그 구조가 매우 발달하였으며, 습기에 약한 황토집에서 지붕, 특히 처마의 중요성이란 재론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ㄱ) 전병통 만들기 & 보걸기
전병통이란 벽체의 끝단인 처마도리와 연결되는 서까래를 지지하기 위해 중앙에 원통형으로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지은 황토집의 특징중 하나가 기둥을 비롯한 건물의 뼈대가 없다는 것인데,전병통은 그런 특징을 잘 나타내는
요소중 하나이며, 내부장식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말보다는 아래의 사진을 보는 편이 더 빠르리라고 봅니다.^^;;
[(1)처마도리,(2)서까래,(3)전병통]
전병통의 크기는 서까래를 끼워 넣어 고정시켜야 하므로 어느정도의 굵기 이상이어야 하며,
작을 경우엔 볼품이 없어 보이므로, 조금 큰 것을 권합니다.
실내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가정집이라면 대략 50~60cm정도면 적당합니다.
우리나라의 육송(또는 홍송)이 가장 좋으나, 직경 50cm이상 되는 것을 구하기 어렵다면,
수입미송(더글라스 훠등)도 상관 없을 듯 싶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026.전병통 깍기]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실내의 크기가 크다면 전병통 하나만으로는 불안해 보일 수도 있으므로(오로지 심리적,미적 요인일 뿐입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보를 겹쳐 걸거나, 전병통을 받치는 기둥을 둘 수도 있습니다.
단, 너무 좁은 곳에 그런 식으로 설치하면 자칫하면 집안이 짓눌려 보일 수도 있습니다.
천장의 높이가 높아져, 쌓아야 할 벽체의 높이도 그만큼 높아지구요.
(내부가 7평 이상일 경우 권장합니다)
[아래에서 본 사진: 보를 十자로 걸치고 동자기둥을 세워 그 위에 서까래를 얹습니다.]
[위에서 본 사진]
보를 거는 방법에 대하여는 [025.보걸기]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를 건 후 벽에 금(crack)이 생긴 모습]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보를 걸고 난 자리에서 좌우로 금(crack)이 생겼습니다.
지붕 하중이 보에 걸리며 힘의 분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보기 싫을뿐이지요.
보가 걸리는 아랫쪽에는 받침대를 세우던지,아니면 힘이 분산될 수 있도록 보가 걸리는 부분을 보강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고 넘어갈 부분이라 보여집니다.
ㄷ)개판치고 방수처리및 마무리
여러분이 흙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그건 아마도 사용되는 자재가 대부분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새집증후군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직접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아울러 건축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관심을 끄는
주요한 원인일 겁니다.
그러나 사실 직접 흙 집을 짓는 것이 경제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일반집을 짓는 것보다 오히려 더 드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1) 집을 지을 때 사용하는 자재입니다.
제가 하는 연재를 계속 읽으셨으니 아시겠지만, 저는 집을 지으며 집의 외장을 만드는 주재료인
황토,소나무,편백나무,낙엽송 등은 모두 직접 가공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직접 가공하는 것과 가공된 상품의 자재를 사용하는 것과는 단가적인 측면에서 최소 서너배에서
열배까지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인력및 시간의 절감이나 품질의 균일성등 모든 측면을 고려하면 상품화된 것이 비교우위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실제 화폐로 구입하는 단가만을 고려하여 이야기한 것입니다.)
만약 상품화된 자재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건축비 역시 그에 감안하여 예산을 짜셔야 합니다.
(2) 공정이 다소 복잡하고 공사 기간이 깁니다.
저의 경우에도 자재준비부터 일년여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요즈음 일반적인 집짓는 것이 대략 2~3개월이면 끝난다고 볼 때 흙집은 공사 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인건비및 기타 부대비용이 늘어 나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3) 기능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현대주택과 같이 만들기 위한 비용이 추가됩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도 언급하겠지만 난방문제,전기,화장실,부엌등 절충되는 정도에 따라
일반건축비 보다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4) 창호와 문, 도배, 장판, 마루, 전등, 신발장, 씽크대, 붙박이장, 벽난로 등 마감사양의
선택문제입니다.
흙집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규격화된 기성품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여 수제로 만들어야 할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기성품보다 단가측면에서 많이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집은 그 집을 짓는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완성된 집에는 집주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배어 있습니다.
서까래를 걸고 난 후 서까래 사이를 막기 위하여 까는 개판재질의 선택에서도 위의 말은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나무 판재가 아닌 싸리나무나 옥수숫대 등으로 엮어서 까는 경우(이를 산자라 합니다)와 같이 토속적인
방법에서부터 깔끔하고 깨끗하게 가공된 현대식 루바를 까는 경우까지 개판의 용도는 같으나 사용되는 재료 및
그에 따른 공사방식등이 달라지게 됩니다.
[(1)산자와 (2)루바]
저의 경우엔 직접 구한 편백나무를 판재로 켜서 사용했고, 일부 모자란 부분은 소나무를 이용하였습니다.
개판의 실제 시공은 [029.개판깔기(1)] 과 [033.둥근방 개판치기]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판 위에는 지붕단열재가 올려 집니다.
저는 '마른 황토 + 톱밥 + 소금'을 약 4cm 두께로 올렸는데, 그보다는 '황토 + 생석회 +소금'을 8cm이상
올리는 것이 좋았을거란 생각입니다.
지붕의 하중이 조금 더 늘어나겠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철에 혹여라도 지붕 날아갈 걱정 안해도 되고
(실제 2006년 초 초속 50m가 넘는 강풍에 하동에서는 여러 곳의 지붕이 날라 갔습니다.)단열도 더 확실하고,
벌레가 생기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벌레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벌레가 갉아 먹어 지붕에 구멍이...]
지붕의 방수는 공사의 편리를 위하여 아스팔트슁글을 이용하였습니다.
아스팔트 슁글을 이용하면 지붕의 마감재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짚이나 갈대를 엮어 올려도 좋고,굴피나 너와, 심지어 그냥 그 상태 그대로 지붕마감을 하여도 무리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엔 나무를 켜고 남는 피죽을 이용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제일 저렴해서입니다.
외관도 황토와 잘어울리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죠.
아스팔트슁글의 시공과 지붕마감과 관련한 글은 [035.지붕잇기]와 [036.너와얹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바닥은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 ㄷ)상,하수도 설치 , ㄹ)바닥미장,장판깔기
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ㄱ) 구들놓기
황토집 지을 준비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위에 흔하게 보이는 '돌'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집을 짓기 위해 터파기를 하다 보면 집 지을때 필요한 정도의
돌은 해결된다고 하던데, 어찌된 셈인지 집을 지으려고 터파기하는 내내 나오는 것은 진흙과 마사,
약간의 황토일뿐 정작 필요로 하는 돌은 자갈조차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터파기한 그 해 겨우내 어찌어찌하여 기초 놓을 돌을 구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구들장으로 쓸 돌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어찌어찌하여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양지해 주시길...) 우여곡절 끝에
몇 장의 쓸만할 것이라 생각되는 돌을 구했지만 방전체를 깔기는 턱없이 부족하여 함실아궁이에만
구해온 돌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구들을 놓기 전 가장 주안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1) 방을 고르게 덥힐 것.
(2) 온기가 오래가면서 연료인 나무를 적게 때도 괜찮을 것.
(3) 불이 잘 들어가 불때기가 쉬울 것.
등이었습니다.
위의 세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존 방식의 ' 재래식 구들 놓기'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요 근래는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건축에 관심이 많아지며 구들놓기가 난방의 주된 방식중 하나로 각광을
받아 [DAUM]이나 [NAVER]와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좋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제가 집을 지은 2002~2003년도에만 해도 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궁여지책 끝에 주변에 구들 놓는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직접 찾아가 일도 거들고, 여러가지 물어도
보며 실제로 익히고, 궁궐및 옛한옥의 건축과 관련된 책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채택한 방법이
바로 기존의 솥을 거는 아궁이를 없애고 난방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함실아궁이'를 두고, 깊게 땅을 파 구들과
바닥과의 높이 차를 가급적 크게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옛문헌에 따르면 2M이상까지도 높이의 차가 있었는데, 이미 기초가 끝난 뒤라 그렇게는 못하고 대략 80cm
정도의 차이만을 두었습니다.
이제 위에서 주안점으로 삼았던 세가지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하나는 아랫목은 따뜻하다 못해 방바닥이 탈 정도로 뜨거운데 비하여 윗목은
조금 과장하여 밤새 떠다놓은 물이 얼 정도로 추운,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이유가 무엇일까요?
재래식 구들은 아래와 같이 고임돌이 놓여지고 그 위에 구들돌이 놓여집니다.
그럼 아궁이에서 불을 땠을 때 연기(=열)는 어디로 갈까요?
대부분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대로라면 방은 골고루 따뜻해지겠죠.
그러나 실제 연기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이동합니다.
연기로서는 최대한 빨리 이곳을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아궁이와 굴뚝을 잇는 최단거리를
이동하여 밖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연기의 진로를 최대한 방해하여 오래도록 구들장 아래에 머물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니 이제 연기의 최단경로는 구들장 아래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아궁이
밖으로 나오는 경로가 됩니다.
즉, 불이 굴뚝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불을 때는 아궁이로 도로 내게 되는 것이죠.
(이는 재래식 구들이 막혔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구들을 놓을 때는 연기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구들의 고임돌은 그 반대되게 놓으면 되겠죠...
즉,
연기가 아궁이에서 굴뚝으로 바로 통과하는 최단지점을 장애물등으로 방해하여 가능한 한 구들장 밑에
오래 머물도록 하며, 이때 역류하지 않도록 들어 가는 구멍을 '좁게' 하고 나가는 구멍은 '넓게' 하여
흐름을 빨리 하며 굴뚝의 개자리와 불넘이를 깊게 하여 빨아 들이는 힘을 크게 합니다.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또 하나는 금방 식는다는 것입니다.
불을 아주 많이 때지 않고서는 (이렇게 하면 아랫목이 타버립니다.) 새벽녘이 되면 아랫목만 미적지근하게
식어 버립니다.
단순히 구들돌을 아주 두껍게 깔거나 구들돌 위에 황토를 두껍게 깔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럴 경우 연료인 나무의 소모량이 장난 아니게 많아집니다)
고임돌이 놓인 부분에 충분히 연기가 머물지 못하고 대부분의 열기가 연기와 함께 밖으로 빠져 나가
버리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축열장치라 할 수 있는 고임돌을 굳이 힘들게 돌과 황토를 이용하여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황토와 돌만으로는 높게 쌓기 어렵다는 점과 세월이 지나다보면 돌과 돌을 붙여 놓은 황토가
부셔지기 쉬워져 구들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험이 부족하여 돌과 황토만으로 쌓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
혹은 <벽돌(가능하면 내화벽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등 구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단, 중요한 것은 밑의 굄돌이 축열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깊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황토와 돌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 보여지며, 공사가 제일 쉬울 수 있는 블록
(시멘트는 물론이고 황토블록도 포함)은 비추천입니다.
저의 경우엔 3.5평 정도 되는 방 하나의 고임돌을 전부 놓는데 대략 9일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혼자서 작업한데도 이유가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황토가 마르는 동안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다 쌓은 고임돌은 직접 발로 밟고 다니며 튼튼한지 확인하였고 올해(2006년)겨울까지 네번의 겨울을
지내는동안 아직까지는 구들이 내려앉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아도 쌓는 방식에 따라 튼튼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구들한번 뜯고
다시 공사하기가 보통 일은 아니니 만사불여튼튼...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구들을 놓으며 나름의 심적 갈등을 제일 많이 겪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구들이 당시로서는 처음이다 보니,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결론은 '저거..분명히 다시 뜯고 다시 구들 놓거나 아니면 그 위에 보일러 깐다' 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구들을 놓아온 마을의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집을 수십채씩 지은 전문가 까지
한 목소리였으니, 초보중 초보인 제가 어찌 심적갈등이 없었겠습니까?
그래서 내린 타협이 내 생각대로 한 번 구들 놔보고 정히 못쓰겠거든 보일러를 깔자였습니다.
덕분에 구들을 놓은 방은 보일러를 깔기 위하여 대략 15cm정도 바닥이 꺼져 있습니다.
다행히 생각했던대로 불이 잘들고, 골고루 들고, 오래도록 따뜻하여 보일러를 까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방을 드나들 때는 바닥차이로 인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합니다.
실수담이 나온 김에 더 고백하자면, 구들을 깔기 시작한 때가 10월말이 다 돼서였습니다.
날은 추워지고 마음은 급해지고 하여 거의 날림,부실공사가 되다 보니, 아뿔사 제일 중요한 연기가
새어나오는 곳을 막는 공사를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구들돌을 놓고, 구들돌 사이사이를 메꾼 황토가 마르고 나면 신문지등을 태워 연기가 나오는 곳을
꼼꼼이 메꾸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구들이 채 마르기도 전에 미장공사부터 먼저 하였던 것입니다.
덕분에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 곳곳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불을 때고 나면 꼭 방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장점도 있습니다. 장작을 땔 때 나오는 연기로 인해 구들을 놓은
방은 벌레가 별로 없습니다.)
또 한가지, 함실 위에 올려 놓은 구들돌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한달정도가 지났을때 폭삭 깨져 버린
일입니다. 나름대로 불을 피워 실험도 하여 사용하였지만, 난생 처음 불을 때다 보니 갑자기 너무
급격하게 많이 불을 넣었고, 함실 부분이 가장 취약하여 잘 깨진다는 사실을 몰라 나름의 보강책을
세우지 못하였다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함실아궁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함실위의 구들돌이 잘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하여 두꺼운 철판등을 이용하여 보강해주면 문제는 해결될 듯한데,
아직은 그냥 깨진 채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 가을쯤 보강공사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
실수담은 이 정도에서 끝마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예전의 시골집에선 뭔지 모를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있었습니다.
특히 곰팡이 냄새가 심한 방은 불도 잘 들지 않고 눅눅했던 기억이 있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불이 들지 않아 눅눅해진 탓도 있겠지만, 사실은 방아래에 습기가 많아 불이 잘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연기는 습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을 방의 고임돌이 놓일 바닥층은 자갈+모래로 습기가 모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또 연기는 차가운 것도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은 방에 오랜 동안 불을 때지 않으면 불이 잘 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굴뚝 바깥을
쌓아 주는 이유도 조경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로 굴뚝의 보온에 신경을 써 연기가
잘 빨리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나 집이나 똑같습니다. 잘 나가야 잘 들어갑니다.)
그러기에 보온 덮개등으로 굴뚝을 감싸고, 굴뚝 바깥은 흙이나 돌등을 쌓아줍니다.
굴뚝의 높이는 보통 집의 지붕 위 30~60cm정도 뽑아 올려 바람의 영향을 덜 타도록 합니다.
바람의 방향에 잘 맞추어 아궁이와 굴뚝의 방향을 정하면 불이 잘 들어갑니다.
예전에 궁궐이나 절등 정성을 드려 집을 지을 때 집지을 땅에서 도편수나 대목장이 일년이상 그냥
살아 본 이유도 바로 이러한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름 장마철에 강수의 양과 물의 흐름을 보고, 겨울철 엄동설한의 매서운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
그 땅에서 살림할 사람을 생각해 필요 없는 부분은 깎아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보비하여 더하며
집이 앉을 방향과 모양새를 이리저리 궁리를 하지 않았었나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바로 진정한 '풍수(風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구들을 놓으며 정리했던 원리들을 풀어놓기는 하였는데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실제 시공모습은 [049.구들 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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