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나름대로 자신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학원 수강도 하지 않았고 스터디도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올해 점수를 받고 보니, 영어 점수가 예상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영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네요. 저의 경험으로도 볼 수 있듯이 외시 영어의 특성상 특히 작문과 에세이 부분은 학원 강사나 원어민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분들이 다 아시겠지만, ‘지속성’입니다. 언어는 꾸준히 말하고, 듣고, 쓰고, 읽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으며, 이미 있던 실력도 유지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수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어느 정도 외국어 실력은 바탕이 되어야 하며, 2차 준비 기간 동안 논문과목 공부 때문에 소홀히 하기 쉬운 이 외국어 공부는 의식적으로 충분히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IHT를 독해와 작문 교재로 사용하였고, 외시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여 공부하였습니다.
제 2외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제 2외국어는 영어에 비해 평이하기 때문에 (물론 선택한 외국어에 따라 난이도는 상이할 것입니다.) 꾸준히만 한다면 일정 부분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2외국어의 경우에도 자신의 실력을 자만하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선택하였고, 이를 위해 수험 시작 전에 학교에서 프랑스어 관련 수업을 수강하였고, 학원 강의는 듣지 못했으며, 교재는 이경자 선생님의 독해, 문법 교재, 시사 프랑스어 교재 2권, 인터넷 기사 등을 활용하였습니다.
2.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가장 쉬운 과목이기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과목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국제정치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흔한 문제들은 현재 국제 현상이나 문제들을 이론을 이용하여 분석,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이론의 중요 주장과 쟁점, 분석틀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단순한 암기를 통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 이론이 등장한 배경이 있고, 각 이론이 현생을 바라보는 특정한 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자재로 이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련 기본서들을 충실히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2차 시험 며칠 전에도 조셉 나이의 ‘국제 분쟁의 이해’ 를 읽었습니다. 물론 기본서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좋은 논문들을 읽고 이 논문들에서 주장을 전개해나가는 방식,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사례, 논거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합니다. 논문과목 가운데에서도 가장 논문을 다양하게 읽어야 하는 과목이 국제정치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논문을 섭렵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소위 기본서에서 제시되는 ‘분석의 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많은 논문을 취사선택, 그 선택한 논문들을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외교사의 경우,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은 그 방대한 양과 연도, 나라, 사건들을 접하고 적잖게 당황하고 힘들어 하실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외교 사건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고, 사건 간의 연관 관계를 중심으로 암기한다면 외교사가 그렇게 어려운 과목은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흑해를 자신의 영역으로 차지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나 조약을 시대 순으로 정리, 암기하신다면 골치 아픈 동방 지역의 역사도 같이 정리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외교사의 경우, 교재를 이것저것 보시지 말고 하나를 선택하여 그 교재를 자신의 것이 될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용구 선생님 책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험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버려야겠지요.
3. 국제법
국제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즉 법리의 이해와 조문의 암기, 또한 이를 얼마나 답안지에 잘 풀어낼 수 있느냐 하는 논리력입니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다면 국제법에서 고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저 또한 국제법은 크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제가 공부한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기본서는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김대순 선생님의 책을 보았습니다. 책 내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너무 힘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하루에 한 챕터 씩 (1달에 1회독), 1회독이 끝난 후에는 하루에 두 챕씩 (1달에 2회독), 나중에는 하루에 일곱 챕터 씩 등으로 해서 점점 속도를 붙였습니다. 김대순 선생님의 책은 처음에 읽기가 힘들지만, 계속 회독수를 늘려가다 보면, 각 챕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으며, 중요한 판례의 경우 여러 챕터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챕터가 동일한 중요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국가 책임, 조약, 국제 관습법, 해양법, 국가의 무력사용 등 좀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회독수를 늘려감에 따라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기본서 회독을 통해 법리를 이해하고 난 후에는 중요 조문을 암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 역시 처음에는 힘들지만, 조문 암기는 답안 작성에서 필요한 논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이며, 자신이 얼마나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느냐를 증명하는 증거가 됩니다. 특히 중요한 조문들은 말로도 술술 풀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야 하며, 이러한 조문들을 적시에 인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기본서 회독 시에도 조약집을 옆에 펼쳐놓고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은 당연히 필요하구요. 귀찮게 느껴지더라도 의식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논리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이 답안지를 써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학원 수강이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되시는 분들은 스터디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이 두 가지가 여의치 않았지만 마지막에 와서는 혼자서라도 하루에 50점 정도의 분량을 작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던 것이 시험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차 답안지는 주관식이고, 이 답안을 얼마나 밀도 있게 쓸 수 있는가는 답안을 쓰는 사람의 논리력과 구성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기본서 회독과 조문의 암기가 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답안지에 풀어내지 못하면 2차 점수는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국제경제법의 경우에는 최승환 선생님, 성재호 선생님, 김대순 선생님 이렇게 세 권을 보았습니다. 각각 기본서 마다 장점이 있고, 이를 선택하여 공부하는 것은 개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기본서만 볼 경우, 잘 다뤄지지 않는 부분 또는 어렵게 서술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다른 책을 보면서 이를 보충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기본적인 부분까지, 또한 일반 국제법과 연관된 부분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 최승환 선생님 책은 공부 초기에, 중요한 내용이 컴팩트하게 정리되어 있는 성재호, 김대순 선생님의 책은 어느 정도 실력이 되시는 분들이 이 과목을 리마인드 하기에 좋은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제 경제법은 워낙 내용이 까다롭고 암기할 내용이 많기 때문에 토픽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서브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일반 국제법 밖에 서브를 작성하지 못했는데, 만약 2차 시험에서 경제법이 큰 문제(40점)로 나온다면 정리하지 않은 내용일 경우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4. 경제학
수험기간 내내 저를 괴롭힌 과목은 바로 경제학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험 생활을 시작할 때 경제학을 제일 먼저 공부하였고, 경제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기본서는 최병권 선생님과 정운찬 선생님의 책을 바탕으로 하고, 서브는 김진욱 선생님의 2,3 순환 강의 자료로 작성하였습니다. 학원 강의를 듣거나 동영상 강좌를 듣게 되면 선생님들이 정리해 주시는 강의 자료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게 되는데 이것만으로는 경제학의 바탕이 다져지지 않습니다. 먼저 기본서를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올해 문제와 같이 기본을 묻는 문제가 출제될 경우 이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게 됩니다. 물론 경제학에서 쉬운 문제만이 출제되지는 않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역시 경제학적 서술을 익히기 위해 많은 답안을 써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경제학이 취약과목이었기 때문에 최고답안을 소위 모방하는 훈련을 많이 하였고, 답안의 구조나 그래프 그리는 것 등의 팁들을 그 답안들을 통해 익힐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순환 때에는 매일 모의고사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미시는 임봉욱 선생님의 연습문제집을 보았고, 거시는 정운찬 선생님 연습문제집을 보았습니다. 막바지에는 거의 학원에서 낸 모의고사 문제와 김진욱 선생님의 강의 자료 문제들을 풀어보는데 많은 시간을 기울였습니다.
국제 경제학은 경제학을 어느 정도 공부한 후에 하시기 바랍니다. 다 알고 계시겠지만, 국제 경제학은 경제학을 대외로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몇 가지 모형과 공식, 또 그래프들을 공부한다면 국제 경제학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저 또한 국제 경제학은 김인준 선생님 책과 김진욱 선생님 자료로 공부하였고, 따로 서브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서브 또한 개개인에 따라 정리하면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은 만드는 것이 좋고, 강의 자료를 정리하여 공부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따로 서브가 꼭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서브를 만들 때 너무 많은 내용을 집어넣게 되면 나중에 보기에도 부담스럽고, 그 내용을 다 볼 수도 없기 때문에 (2차 시험이 하루에 2과목이기 때문에, 다음날 볼 과목을 한 번씩 훑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내용, 꼭 암기해야 할 내용만 추려서 정리해야 합니다.
<글을 마치며>
이상이 제가 공부한 방법입니다. 저의 방법은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부족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가 학원 강의에 많이 의존하지 않았고 혼자 생각하고, 정리할 시간이 많았던 것만큼은 저의 수험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뿌듯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합격생마다 공부 방법이 다르고 도움을 얻은 부분도 다르겠지만, 수험 생활에 있어서 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선택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능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이 방법을 실천해 나가는 것도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2년간의 기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간이기도 했지만, 가장 보람된 기간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그 기쁨을 누리실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첫댓글 합격 축하드립니다^^ 저랑 상황이 비슷하신데 합격기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축하드립니다!
멋져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잘읽었구요 축하드립니다! ㅎ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도 감사드립니다.
글잘읽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축하드립니다.멋지시네요. 연수도 잘하시고 앞으로 초심 잃지 않고 외교관 생활 하시기를 ......
축하드리구요,축복합니다^^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여 즐기는게(가장어려운..^^;) 어떤건지 조금은 알것 같군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에 앞장서는 외교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용~^.^
잘 읽었습니다.. 축하드려요!!
좋은 후기 감사드리구요, 외교관 생활도 즐겁게 하시길 바래요~^^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안감을 승화시킨 점 너무 멋있어요 정말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