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고 임 금
- 몽상, 그 너머를 꿈꾸는 최고임금에 관하여
/ 샘 피터개티 지음 / 허윤정 옮김/ 루아크
발제 : 김수정
[ 들어가는말 ] { 모든 것에는 중용이 필요하다 소득도 예외는 아니다 }
불평등, 과도한 부의 집중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삶의 만족감을 떨어뜨린다. 비도덕적 행위에 가담할 비율이 높아지고, 민주적 통치방식을 약화시킨다.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은 바람직한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그 방법은 첫째, 경제체제 내 최하위층의 소득을 상향 평준화(최저임금)하면 된다. 둘째, 최상위층의 소득을 하향 평준화(최고임금)하면 된다. 셋째, 둘 다 할 수도 있다.
[ 1장 과하다는 것의 정의 ]
최고임금은 궁극적으로 개인 ‘소득’의 상한을 추구한다. 우리는 최저임금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고, 그 이해를 기반으로 ‘최고임금’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으나, 이는 임금의 상한선으로만 제한하지는 않는다.
1880년 독일 철학자 펠릭스 애들러는 가파른 누진소득세를 제안했다. 이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법안으로 구체화 되었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20년 동안 미국의 최고 과세율은 94% 수준을 유지했고 이 기간에 대규모 중산층이 등장했다. 고소득에 대한 높은 과세율은 부자들의 정치적 압력으로 낮아졌으며, 즉각 개인적 이득으로 나타났다. 이런 양상을 바꾸려면 경제체제 내 최상위 소득을 최하위 소득과 연동시키면 된다.
덴마크 경제학자 ‘얀 펜의 퍼레이드(소득을 사람의 키로 표현한 후 최저 소득자부터 최고 소득자까지 모든 사람이 소득 순으로 줄지어 걷는 것)’에서, 소득격차가 10배가 넘는 사회에서는 부자와 그 외의 사람들의 인간적인 접촉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상황을 벗어나려면 최상위 경제층의 세후 소득을 최하층이 받는 최저 소득의 10배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2015년 미국의 경우에는 소득 격차가 무려 ‘2100배’ 가까운 금액이다. 과연 소득 격차를 10배로 제한할 수 있을까?
오랜 세월 기업들은 매우 불공평하게 분배했던 소득을 재분배하는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전통적으로 추구해왔다. 즉 사전분배가 불평등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문은 제기된다. 누진세율 적용보다 더 이전에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을까? ‘최고 임금’의 시작은 바로 사전분배에서 시작된다.
[ 2장 최고 배수의 마법 ]
우리는 불평등이 일으킨 혼란을 수습할 목적의 소득 재분배 조치가 아니라 불평등을 덜 초래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부의 재분배만큼이나 ‘사전분배’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부의 사전 분배와 재분배는 서로 보완제라고 했다. 금융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제안하나 이는 종래의 소득 재분배 접근법의 변형이라고 보았다.
좌파 비평가들은 기존 소득 재분배 접근법에 결함이 있다고 말한다. 불평등을 일으키는 경제를 주어진 상태로 간주하고 이런 경제가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귀결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인정했다. 이런 견지에서 평등주의자들은 결과를 균등하게 만들고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평등의 혼란을 수습할 소득 재분배 조치와 더불어 불평등을 덜 초래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부의 재분배만큼이나 ‘사전분배’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예 :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기업에 지원 금지, 임직원 간의 급여 차이가 가장 적은 기업에게 보상)
‘공공지갑’의 힘을 활용해 슈퍼리치가 줄어들고, 고립되면 엄청난 불로소득 문제를 다루는 계획을 더욱 폭넓게 추진할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된다. 사회는 최고임금 기준에 따른 소득세 개편을 시작할 수 있다. 최저임금의 대략 25배나 50배, 100배라는 구체적인 기준을 초과하는 소득에는 대단히 높은 세율이 적용될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머지않아 슈퍼리치가 없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 3장 슈퍼리치 없는 사회 ]
우리는 왜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 코넬대학교 로버트 프랭크 경제학 교수는 최상층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부자들이 소비의 기준을 정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부자들이 부유해질수록 모든 소득 계층은 바로 자기 위 계층이 정해놓은 더 높은 소비 기준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비의 폭포’ 효과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살 형편이 안 되는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물건이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강력한 표시가 된다. 불평등이 심한 행정구역에 사는 주민들이 평등한 지역의 주민들보다 명품 브랜드를 더 많이 검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영국 워릭대학교 소속 연구자들은 알아냈다.
불평등한 사회, 개인에게 엄청난 부가 집중되는 사회에서는 일상적인 상거래의 질을 떨어뜨린다. 부가 집중될수록 명품매장이 생겨난다. 공연에서 좋은 좌석은 엄청난 가격에 팔린다. 슈퍼리치들은 환경을 나쁜 쪽으로 변화시킨다. 영국의 사회비평가 조지 몬비엇은 슈퍼리치가 '없어야' 세상이 푸르게 바뀔 수 있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 4장 몽상, 아니면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 ]
큰 부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더 평등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죄다’ 어리석은 헛수고라고 여겼다. 실제로는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 <코리아헤럴드>의 계산에 따르면, 아시아 전역에서 ‘슈퍼리치의 돈을 사회 곳곳에 분배하면’ 빈곤층을 중산층으로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고임금사회는 기존 유산세와 상속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재산 평가를 둘러싼 꼼수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
국가가 최고임금을 채택하는 세상이 되면, 어떤 다른 국가는 부자난민을 환영한다. 그러나 부자들의 집단 이주는 아래 요인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첫째, ‘고정 자산 딜레마’다. 부유한 가구들은 고종자신에 자신의 돈을 투자했다. 부자들이 이들 자산을 처분하려면 그 가치가 폭락할 것이다. 역폭포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은 현재 시민권자들이 어디에 살던 그들의 소득에 세금을 메긴다. 순자산이 2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시민권 포기자에게 ‘국외전출세’를 부과한다. 몇몇은 모국을 떠나겠지만, 모든 지원이 끊기는 이주에 대해 심사숙고하며 한 발 물러날지도 모른다.
벤처투자가 닉 하나우어는 ‘중간 임금의 1000배를 벌지만, 1000배만큼 물건을 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탄탄하고 활발한 중산층만이 건전한 일자리 증대에 필요한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 부자들은 오히려 경제를 죽이고 있다. 하나우어는 돈이 ‘소수의 수중에만’ 들어가게 하는 사회는 ‘소비를 억누르고 수요를 떨어뜨리는 죽음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고 한다.
최고임금이 존재하는 사회는 엄청난 부자가 되는 기회를 제거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간단하고도 격조 높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삶은 큰 부를 쫓는 것 이상일 수 있고, 그 이상이어야만 한다고 말이다.(예:스페인 몬드라곤)
[ 5장 더 공평한 사회를 향한 진화 ]
공공지갑의 힘을 활용해 임원에게는 후하고 직원들에게는 박한 기업들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임직원 간 급여 차이가 작은 기업들은 정부 사업 계약이나 지원금, 세금 우대 측면에서 환영받을 것이다.
우리가 얻은 교훈은 추리는 최상위층에 집중된 부와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부와 소득이 집중되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 공공지갑의 힘을 활용해 기업 최상위층의 소득을 제한하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기업들이 창출하는 부를 더욱 공평하게 ‘사전분배’할 수만 있다면 개인 재산에 대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정치적 문이 열릴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신문 칼럼니스트 빌 맥클렌런은 “우리에게 최고 임금을 달라. 선한 임원이 악인이 되도록 거들지 말라.”고 했다.
국제 노조단체의 사무총장 필립 제닝스는 임원 소득을 중간 소득의 20배까지 제한해도 ‘임원들은 여전히 먹고살기에 넉넉하다’고 했다.
급여비율 정치는 풀뿌리 운동가들에게 의미 있는 참여 기회를 제공해 더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최상의 길이 될 것이다. 급여비율이 존재하면 거의 모든 사회적 상황이 평등주의자들의 투쟁의 장이 될 수 있다.
앞에서 다루어진 ‘얀 펜의 퍼레이드’는 소득에 대해 간단하게 이미지화해서 보여주었다. 각 계층이 서로 관계 맺기 어려운 점이 바로 인지되는 놀라운 퍼레이드였다. 책에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가 예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 역시 최고임금과 기본임금을 바라보는 입장차이도 존재하리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최고임금은 무엇이며, 내가 생각하는 최고임금과 최저임금은 무엇인지, 저자가 말하는 평등한 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다.